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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행렬이 있는 집]
Apartment 37

현관에서 보여지던 것과 달리, 주방에선 창 밖 메타세콰이아 나무가 하늘을 더 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주방은 현관보다 한 계단 아래에 있었다.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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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건축 atelier mearc 위치 중국 상해시 담당 건축가 Zhou Wei

디자인팀 Xu Xiwen, Du Mili 면적 37㎡ 사진 Lu Haha 

 

 

 

도시의 작은 집들이 대개 그렇다. 비좁은 데다 평면마저 단조로워 삶의 질이 사실상 떨어지기 마련이다. 상하이에 있는 오래된 이 집을 리노베이션 하기로 결정했을 때 건축가의 눈에 비춰진 문제점도 다름 아닌 이것이었다.

atelier mearc의 책임 건축가 Zhou Wei는 “초기 건축은 단지 사람이 지낼만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그쳤다”며 “이 집 또한 마찬가지였으니, 우리는 실내생활이 보다 풍요롭고 활동적일 수 있는 그 어떤 것에 대해 궁리했다”고 운을 뗐다.

 

 

▲북쪽으로 긴 형태의 세장형 원룸에서 전망을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했다. 따라서 발코니 앞에 위치한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침실이나 주방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직사각형의 넓은 창을 냈다. 나무를 제대로 조망하기 위해 주방의 바닥높이를 현관보다 낮춰서 시공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40㎡가 채 되지 않는 꼭대기층 집

집은 그 모양이 길고 좁았으며 방향은 북쪽을 향하고 있었다. 북쪽의 출입구에서부터 최남단의 발코니까지 걸어서 11~12초 정도면 충분할 만치 크기가 작았다. 또 집은 40㎡가 채 되지 않는 7층 건물 맨 꼭대기 층에 자리 잡았다. atelier mearc 측은 집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실마리를 찾고자 건물 입구에서부터 집에 이르기까지의 경로를 되짚었는데, 그 동선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와 외부에 난 좁은 계단을 따라가면 두 번째 층에 다다른다. 그런 다음 건물을 열 번 돌면 7층에 당도하게 된다. 숨을 몰아쉬면서 문을 열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창문 밖 메타세콰이아 행렬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쪽으로 완전히 접히는 폴딩식 도어를 설치해 창 밖 전망을 시원스럽게 내다볼 수 있다. 창을 닫고 커튼을 치면 침실과 주방은 매우 아늑한 공간으로 변한다.

 

 

창 문 넘어 메타세콰이아 행렬

메타세콰이아가 이번 리노베이션에 영감을 주었다고 말하는 건축가 Zhou Wei. 그는 “만약 집이 꼭대기 층이 아니고 누구나 선호하는 3~4층이었다면 건물 앞 메타세콰이아는 그렇게 완벽해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무 끝은 아름답게 하늘과 이어지면서 유니크한 장면을 만들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동할 때마다 바닥의 높낮이가 달라진다. 식사 공간 옆에 보이는 유리 박스 안에는 욕조가 자리해 있다.

 

리노베이션의 첫 번째 콘셉트는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아를 그대로 실내로 관입하는 것이었다. 남쪽으로 면하는 좁은 창문은 한쪽으로 말끔히 접혀지는 폴딩 타입의 창문을 달았다. 창문을 열어젖히면 넓은 직사각형이 완전히 드러나는데 창문 틀은 그대로 액자가 되어 메타세콰이아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낸다.

 

 

▲콤팩트한 주방 시설. 오븐과 가스레인지를 빌트인했다.

 

 

오르락 내리락, 안마당 같은 집

두 번째 콘셉트는 공간의 확장성에 무게를 실었다. 집은 파티션이나 벽으로 공간을 분할하는 기능주의 기법을 따르지 않았다. 남쪽을 기준으로 발코니, 침실, 주방 및 다이닝, 그리고 욕실 및 현관으로 공간을 배분한 뒤 천장과 바닥 높이를 바꾸고 다른 소재를 적용해 공간 별 특성이 충분히 나타나도록 했다.

 

 

▲현관에서 주방으로 이동하는 통로에 세면대를 설치하고, 세면대 뒤쪽에 화장실을 배치하고 있다. 유리부스와 거울을 적극 활용해 공간을 확장하는 효과를 노렸다.

 

이를 테면 가운데 위치한 주방 및 다이닝 영역은 욕실 및 현관보다 낮고 침대처럼 높은 침실은 또한 욕실 및 현관보다 높다. 이와 함께 침실과 욕실 및 현관 영역은 주로 나무소재가 사용돼 아늑하다면 가운데 주방 및 다이닝 영역은 대리석과 타일이 시공되어 모던하다. 이동할 때마다 바닥층의 높낮이가 변화되고 소재가 달라지는 덕분에 거주자가 느끼는 공간적 거리감은 실제보다 더 연장된다.

 

 

▲40㎡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원룸이지만 수납공간은 똑똑하게 갖췄다.

 

 

공간의 다각화를 위해 건축화한 가구

건축가는 “오르락 내리락 리듬감이 있는 바닥면에 메타세콰이아 나무의 아름다움까지 더해져 거주자는 마치 안마당을 걷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은 집안에 대리석, 유리, 목재 등 다채로운 자재가 쓰였다. 각각의 영역을 분명히 해주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가구 또한 일반적인 가구 디자인 콘셉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건축물처럼 만들어진 테이블, 의자, 침대, 캐비닛 등의 식별은 사용된 자재에 의해 특징지어지도록 했다. 가령 침대에 나무를 썼다면 주방 캐비닛은 페인팅 된 마감재를 선택한 식이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변경이 불가능한 한정된 공간의 다각화였기 때문에 가구의 모양과 위치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는 게 건축가의 마무리 설명이다.

 

 

Zhou Wei는 atelier mearc의 책임 건축가로 1982년 상해에서 태어났다. 2005년 상해 미술대학교를 졸업했고 2012년 atelier mearc를 설립했다. atelier mearc는 개인적 행동과 리빙 스페이스 사이의 관계성을 연구하는 젊고 혁신적인 건축설계그룹으로, 전통건축기법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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