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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상희의 도시여행]
"시트지로 밤풍경 그려요"

시트지와 페인팅, 조각의 3자 대면이라고 해야 할까. 박상희 작가의 ‘도시풍경’ 연작은 비빔밥처럼 여러 재료를 하나의 손맛으로 섞어낸다. “시트지로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표현기법은 도시의 밤을 더욱 화려하고 강렬하게 꽃피우고 있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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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장소라도 더 인상적으로, 마치 잘 꾸며진 세트장처럼 보이게 만드는 박상희 작가. 시트지와 페인팅, 부조를 결합한 그녀만의 표현기법이 있었기에 가능해 보인다.

 

박상희 작가는 도시 풍경, 유독 밤 풍경에 빠져있다. 십수년 전 도시의 간판을 탐닉하던 그녀는 어느새 여행자가 되어 도시풍경 속으로 성큼 들어서게 된다.

사실 도시의 야경만큼 흔한 풍경이 또 있을까마는, 박상희 작가가 건져 올린 밤 풍경은 마치 테마파크처럼 화려하고 강렬하고 매혹적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라고는 낯익은 북촌이나 삼청동, 홍콩의 네온사인 가득한 소호거리가 고작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밤 풍경이 특별한 느낌을 주는 이유, 평면회화인데 평면적이지 않고 늘 봐온 곳인데 어딘가 새로워 보이는 이유가 따로 있다.

 

▲ 여행객 91x72.7cm 아크릴과 시트지 컷팅 2014

 

“예전부터 책이나 물건을 낡게 만드는 기술이 있었어요(웃음). 집요하게 물건을 다룬다고 얘기하면 맞을 거예요. 어떤 물건이든 사물이든 그냥 곁을 스쳐 가는 게 싫어서 그림도 그려 넣고 꾸미고 그랬죠. 도시 풍경도 마찬가지에요. 자주 보는 장소인데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죠. 복잡한 작업과정도 그런 성격에서 비롯된 것 같고요. 캔버스 위에 간판재료로나 쓰이는 플라스틱 시트지를 오려 붙이고 그 위에 다시 물감을 칠한 다음 칼로 도려내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내 존재감을 표현하는 거죠.”

 

보는 이들에게는 아름다움을 주는 도시의 밤 풍경이 작가에게는 세팅된 정물처럼 빛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소재로 간택된 셈이다. 물감옷을 입은 플라스틱 시트지를 부조처럼 커팅하는 표현기법은 매끈하면서도 반짝이는 질감과 기하학적인 격자무늬 시트지의 경쾌함을 바탕으로 ‘박상희표 밤 풍경’을 완성한다. “시트지로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시트지 표현법은 능숙하다.

 

▲ 자갈치 시장 91x72.7cm 아크릴과 시트지 컷팅 2012

 

박 작가가 시트지를 사용한지도 어언 20여년. 1998년 첫 전시회 ‘우리들의 얼굴전’에서 그녀는 베트맨을 비롯해 유명 가수들의 얼굴을 시트지로 표현해 주목받았다. 그 후로 ‘간판은 아트다’라는 작업에서도 시트지를 선보였다. 유명인의 얼굴, 간판, 도시야경 등은 한결같이 도시의 욕망을 드러내기 위한 소재였고, 플라스틱 시트지는 우리 안의 욕망을 반추하는 거울로 역할했다.

“작품 맨 위에 유광 바니쉬를 발라요. 반짝이긴 하지만 동시에 공허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죠. 사실 도시라는 게 화려함 뒤에 허무함이 도사리고 있는 그런 곳이잖아요. 화면 부분 부분을 오래내서 시트지를 드러내는 것도 그런 화려함 뒤에 숨은 뻥 뚫린 민낯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죠.”

 


▲ 북촌 세탁소 91x72.7cm 아크릴과 시트지 컷팅 2014

 

보는 이들에게는 아름다움을 주는 도시의 밤 풍경이 작가에게는 세팅된 정물처럼 빛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소재로 간택된 셈이다. 물감옷을 입은 플라스틱 시트지를 부조처럼 커팅하는 표현기법은 매끈하면서도 반짝이는 질감과 기하학적인 격자무늬 시트지의 경쾌함을 바탕으로 ‘박상희표 밤 풍경’을 완성한다. “시트지로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시트지 표현법은 능숙하다.

 

▲ 정독 도서관 91x72.7cm 아크릴과 시트지 컷팅 2014

 

▲ 삼청동 길 밤 130x30cm 아크릴과 시트지 컷팅 2014

 

박 작가가 시트지를 사용한지도 어언 20여년. 1998년 첫 전시회 ‘우리들의 얼굴전’에서 그녀는 베트맨을 비롯해 유명 가수들의 얼굴을 시트지로 표현해 주목받았다. 그 후로 ‘간판은 아트다’라는 작업에서도 시트지를 선보였다. 유명인의 얼굴, 간판, 도시야경 등은 한결같이 도시의 욕망을 드러내기 위한 소재였고, 플라스틱 시트지는 우리 안의 욕망을 반추하는 거울로 역할했다.

“작품 맨 위에 유광 바니쉬를 발라요. 반짝이긴 하지만 동시에 공허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죠. 사실 도시라는 게 화려함 뒤에 허무함이 도사리고 있는 그런 곳이잖아요. 화면 부분 부분을 오래내서 시트지를 드러내는 것도 그런 화려함 뒤에 숨은 뻥 뚫린 민낯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죠.”

 

▲ 지난해 11월15일부터 12월3일까지 서울 방배동 소재 갤러리토스트에서 박상희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다. 작가는 ‘도시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도시 공간을 마치 테마파크처럼 화려하고 강렬한 매혹의 공간으로 변주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아도 배어있는 도시의 내면 보아야

도시여행을 오래 하다 보니 그녀에게도 새로운 깨달음이 생겼다. 도시가 우리의 사회적 욕망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역사도 자연스레 품고 있는 장소라는 것. 그런 체감이 뒤따르자 그녀의 도시여행은 한결 맛깔스럽게 변모하고 있다.

 

▲ 홍콩 소호 street 162x130cm 아크릴과 시트지 컷팅 2014

 

“도시를 만들면서 의도하지 않아도 배어있는 것, 그걸 들여다보는 게 도시여행의 재미 같아요. 여행이란 게 껍데기만 보고 오기 쉽잖아요. 여행이라기보다는 이미지만 소비하고 오는 경우가 많고요. 정형화된 도시의 이미지를 깨고 도시의 내면을 찾아가는 여행이 중요한데 말이죠.”

 

▲ 북촌 골목 130x30cm 아크릴과 시트지 컷팅 2014

 

박상희 작가의 도시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방식은 다채로워진다. 2015년 3월말경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랜드기획전에서 그녀는 도시와 기계가 만나는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일 예정. “패션, 기계, IT 등등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페인팅과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박상희 작가에게, 도시는 자신의 욕망을 흡수하는 동시에 성장의 동력을 제공하는 버라이어티한 실존의 삶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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