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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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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9m2 대지에 지은 집]
길고 가는 집 ImaI

새로 지어진 집의 면적은 고작 중대형 아파트의 거실만하다. 

 그러나 공간을 쓰는 관점을 달리한 덕에 세 식구가 살기에는 충분히 넓다.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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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토록 작은 땅에 2층 집을 지을 수 있었을까. 허락된 대지는 71.19㎡다. 게다가 땅의 모양은 너비 3m 길이 21m로 매우 좁고 가늘다. 아무 것도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땅은 거의 주택가의 작은 주차장처럼 보일 정도다.

 

건축가는 너무 길고 가는 이 땅을 놓고 하나의 콘셉트를 세우는 대신 스케일과 자연광 그리고 각 룸의 용도를 새롭게 해석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렇게 해서 지어진 집의 바닥면적은 42.64㎡. 좀 더 우리에게 익숙한 평으로 계산하자면 13평 정도다.

 

 

 


▲ 대지 모양을 따라 집은 길고 좁게 앉혀졌다. 주차장을 지나 집으로 들어서면 주방과 안마당이 일직선상에서 순서대로 나타난다.

 

집은 대지의 모양을 따라 길다. 주차장을 지나 집으로 들어서면 일직선의 주방이 나타난다. 식물 몇 그루가 보이는 그 끝은 안마당이다. 다시 입구에서 왼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커다란 창으로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오는 하얀 공간이 계단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길게 뻗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집은 구조와 공간을 쓰는 방식이 일반적인 집과는 완전히 다르다. 욕실과 거실, 안방과 아이방 등이 모여 있는 2층은 특히 더 그러하다. 2층은 거실을 중심으로 한쪽은 욕실이 반대쪽은 개방형의 아이방과 안방이 자리 잡고 있는데 게이트로 인해 내부가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 아이방과 주방, 식탁, 거실은 ‘해체 또는 분리’ 개념을 적용했다. 아이방은 육면체의 독립된 방이 아닌 절반은 오픈된 복도식 방에 마련했다. 또 주방과 식당, 거실을 1~2층으로 나눠 배치했다.

 

스케일과 빛의 균형

건축에서 스케일이란 상대적 비율이다. 한옥을 예로 들자면 대청의 천장은 높고 방의 천장은 낮은데 대청은 넓고 방은 대청보다 좁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임석재 건축학과 교수는 스케일에 대해 ‘x-y-z’ 축의 세 방향 크기가 정비례를 기본 법칙으로 상식적 범위 내에서 적절한 비율로 어울리는 범위나 그렇게 정해진 상대적 치수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집은 방마다 천장 높이가 다르다. 건축가는 가족 구성원과 방의 용도를 기준으로 스케일을 조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곳이 거실과 아이방 침실이다. 거실 층고는 4.4m인 반면 아이방 침실은 1.3m인 것.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실면적을 되도록 확보하면서 비례적으로 층고도 높였다. 반면 아이방 침실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아이가 쓰기 때문에 층고를 낮출 수 있었는데, 로프트 타입으로 설계해서 하단을 수납공간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빛도 방의 용도에 따라 다르게 들어오게 했다. 스터디룸이나 침실은 창을 작게 내서 자연빛을 한정시킨 반면 거실은 건물 양옆으로 큰 창을 내서 훨씬 밝게 했다. 이런 결과로 2층은 마치 심플한 하나의 공간처럼 보인다.

 

 

▲ 개인 공간은 작은 창을 내서 빛을 한정시킨 반면 거실은 건물 양옆으로 큰 창을 내 밝게 했다.

 

해체 그리고 다목적성

대개 집 가운데에 있으면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거실과 주방을 이 집에서는 각각 2층과 1층에 배치하며 해체했다. 해체는 아이방에도 적용되었다. 책상과 책장, 침대, 옷장과 같은 아이방에 필요한 요소들을 독립된 별도의 아이방이 아닌 절반은 오픈된 복도식 방안에서 세팅했다.

건축가는 “거실과 주방이 위아래층으로 분리됨에 따라 집의 흐름은 매우 자연스러워졌다”며 “아이방 또한 책상과 책상, 수납장 등을 가족 전체가 사용하는 관점으로 접근함으로써 아이방에 필요한 면적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대지가 매우 비좁아서 일반적인 정원을 따로 만들기 어려웠지만, 건축가는 1층 남쪽 끝에 안마당을 그리고 2층 북쪽 끝에 테라스를 설계해 정원으로 꾸밀 수 있게 했다.

 

한편 주방이나 욕실 등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게 했다. 비어 있는 거실은 때로 침실이 될 수 있고 테라스나 안마당은 때로 만찬이나 게스트룸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은 방의 명칭을 용도가 아닌 위치로 정함으로써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공간을 활용했던 한옥의 유연성과도 그 개념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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