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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M기술원 대표이사 회장 황효수]
“CM과 VE를 주택업계의 필수전략으로 삼아야”

주택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갈수록 수요자의 요구는 높아지고, 사업환경은 까다로워진다. 이럴 때 필요한 전략이 무엇일까. (주)한국CM기술원 황효수 회장은 바로 ‘가치혁신’이라고 말한다. 70년대 이후 줄곧 건설현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고수의 해법에 귀기울여 보자.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주택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한층 전문화되어야 합니다. 옛날 내수시절 때처럼 사장이 맘대로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다양한 분야와의 파트너십과 스마트그리드를 접목한 토탈솔루션 그리고 글로벌마인드까지, 이 3박자를 모두 갖춘 사업자에게 비로소 밝은 미래가 있는 것입니다.”

자신을 ‘건설 업무쟁이’ 출신이라고 소개하는 (주)한국CM기술원 황효수(67) 회장은 누구보다 국내 주택건설업계 사정에 능통하다. 1971년 성일건설을 형과 함께 창업한 이후, 2004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은퇴하기까지 줄곧 국내외 건설업에 몸담아 왔다. 그의 말대로, ‘건설은 실컷 했으니 이제 연구소를 만들어 지식과 경험을 나눠보자’는 결심으로 2004년 (주)한국CM기술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CM, VE의 필요성 커져…주택업계 분발해야”

“우리나라 주택건설업은 여전히 취약한 부분이 많아요. 시행사는 기술을 모르고, 시공사는 사업계획을 짜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건설 전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관리하는 CM(건설사업관리)의 개입이 필요한 것이죠.”

황 회장은 98년 건설사업관리전문가(CMP)자격과 미국 국제공인VE 전문가자격(C.V.S)을 취득했다. IMF가 계기였다. 국내 건설업의 체질 변화 필요성을 직감한 그는 새로운 건설사업 기법인 CM을 일찍이 받아들인 것이다. 30년 넘게 현장에서 경험한 시공 및 시행상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CM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 맡은 CM은 서울 잠실3단지 소재 영동일고등학교의 기획, 설계, 시공, 감리 수행이었다. 이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적의 건물을 완성한 성공사례로 전해진다. 이후 공장, 아파트, 도시환경정비사업, 국방부 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CM 활동을 펼쳐왔다.

황 회장은 아파트 재건축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올봄 입주한 왕십리 2구역 역시 그의 작품이다. 재건축조합원들에게 건설사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교육하고 건설사업수행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민원을 비롯한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시킴으로써 불협화음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결과 왕십리 2구역은 1,3구역 보다 빠른 입주로 조합원들의 손해와 불편을 최소화했다. 현재는 고덕4단지, 개포3단지 등의 재건축조합에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주택사업에 CM이 개입됐을 때 거둘 수 있는 효과는 매우 큽니다. 무엇보다 분양성을 향상시키고 원가를 절감하는데 크게 기여하죠. 이제 주택건설업체들도 단순한 대지 매입방식으로 건설하고 분양만 할 것이 아니라, 기능에 적합한 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CM은 둘째 치더라도 VE만큼은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VE, 같은 비용으로 기능 높이는 가치혁신 작업”

황 회장이 강조하는 VE(Value Engineering)란 무엇인가.

“VE를 단순히 비용을 깎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같은 비용 안에서도 기능을 상승시켜 ‘가치혁신’을 이뤄내는 것이 바로 VE죠.”

VE는 CM의 한 요소기술이다. CM 과정 중에서 설계단계를 보다 전문화해서 건축물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작업을 VE로 칭한다. VE 팀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게 된다. 만약 유치원을 짓는다면 설계자와 시공자와 CM관리자는 물론, 유치원 학부모와 선생들까지도 참여해서 의견을 조율한다.

 

이렇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 중 가치있는 것들을 골라내 최적의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도록 이끄는 사람이 바로 VE전문가다.

몇 해 전 진행한 ‘서교스마트홈’은 작은 건축물이 VE를 통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허름해서 좀처럼 매도가 되지 않던 오래된 단독주택을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개발해 수익성을 극대화한 케이스다.

 

“누군가에게 팔거나 임대하기 위한 주택이라면 반드시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서교스마트홈은 기존 도시형생활주택에는 없던 스마트그리드 기능을 접목시켜서 단 하나뿐인 임대주택으로 만들었어요.”

 

차별화란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통상 원룸은 특성상 환기가 잘 안 되서 곰팡이가 나기 쉽다. 곰팡이가 나면 집의 내구성이 떨어지고 주거환경도 나빠진다. 서교스마트홈은 습도에 반응해서 자동으로 작동되게 하는 화장실 팬을 설치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서교스마트홈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집밖에서 조명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은 관리비 절감으로 이어져 세입자들의 환호를 받는다. 남이 하지 못하는 스마트기능을 접목하고도 임대수익성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VE 전문가의 몫이다.

 

황 회장은 서교스마트홈 외에도 지금껏 30여건이 넘는 VE설계를 통해 그 진가를 확인했다. 급기야는 건설VE연구원까지 설립해서 VE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CM과 VE를 제대로 하려면 역량과 실력, 윤리가 두루 필요합니다. 개념있는 전문가는 클라이언트를 대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주택업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나설 생각입니다.”

 

황 회장의 의지는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를 무색케 한다. 그는 공부벌레로도 소문이 나 있다. 지금도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고 40km씩 내달리는 바이크 마니아기도 하다. ‘신의 한 수’ 같은 노련함과 여유를 갖춘 노장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게 새삼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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