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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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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농서동 상가주택]
생동하는 봄의 왈츠를 닮은 집

상가주택도 특별하게 지을 수 있다.

세입자의 삶의 질도 보장하고, 집주인의 취향도 십분 반영해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물론, 현실적인 수익성을 보장하는 비용 범위 내에서 말이다. 용인시 농서동 상가주택이 그런 집이다.

집주인은 이것을 가능하게 한 비법이 바로 설계에 숨어 있었다고 말한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주택과 상가로 들어서는 주출입구가 배치된 방향의 입면.

                                노란 꽃잎을 연상케 하는 구조들이 인상적이다.

 


“특별한 상가주택을 짓고 싶었어요.”

세 아이의 엄마 김정선(39) 씨는 언젠가부터 집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남편의 직장과 가까운 수원시 인근 지역에서 땅을 찾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가까운 터에 아담한 전원주택을 짓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친정엄마의 권유로 단독주택처럼 살면서 수익성도 볼 수 있는 상가주택으로 마음이 끌렸다.

 

김 씨가 찾은 점포주택용 부지는 수원시 영통과 가까운 용인의 외곽지역 택지지구 안에 자리해 한적한 느낌을 준다. 집 앞으로 택지지구로 들어서는 주도로가 있고, 도로 건너편에 야트막한 동산이 있어 시원한 경관도 누릴 수 있다. 주변으로는 중저층 공동주택과 점포주택단지가 분포되어 상권이 형성되기에도 적합하다. 더군다나 김 씨의 땅은 보행자도로와 만나는 모서리에 위치해 있어 건물의 3면이 모두 노출되어 있다.

 

▲ 건물 동쪽으로 주도로와 야트막한 동산이 위치해 있어 상권이 형성되기 좋은 입지다.

 

그녀가 의도했듯이, 산뜻한 외관의 상가주택은 멀리서도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4층 규모 주택 전체를 새하얀 스타코로 치장하고 군데군데 돌출시킨 입면에 다채로운 색을 입혔다. 집의 출입구가 있는 서쪽면에는 만개한 노란 꽃잎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을 붙여 놓았다. 건물 가까이 다가서서 바라보면 봄의 왈츠처럼 경쾌한 느낌도 선사한다.

 

동, 서, 남, 보는 방향마다 사선의 형태를 드러내는 지붕은 내부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새하얀 입면과 대비되는 짙은 회색의 징크를 덮어 전체적으로 모던하다. 천장 높이가 5.2m에 이르는 1층 상가는 콘크리트 기둥을 그대로 노출해 둔 것이 보인다. 입지적으로 카페 입점이 유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선택한 디자인이다.


 

                              ▲ 상가와 주택의 주출입구를 높고 기다란 오렌지 컬러 벽으로 분리했다.


컬러로 경쾌하게, 골목길 같은 공용공간

외관에서부터 특별한 인상을 풍기는 상가주택의 내부는 어떨까. 이 주택은 상가와 주택으로 진입하는 동선을 거대한 오렌지 컬러 벽으로 분리하고 있다. 벽 곳곳에는 구멍을 뚫어 주택 진입로까지 햇살이 들어오도록 장치한 것이 보인다.

 

주택은 길고 높게 형성된 오렌지 컬러 벽을 따라 걸으며 유리도어가 장착된 출입구에 가 닿는다. 출입구가 열리면 천장 높이가 4m가 넘는 아담한 로비로 들어서게 되는데, 로비와 계단 밑, 계단실 천장, 각 층 세대의 현관문에 적용한 컬러 포인트가 분위기를 돋운다. 

 

집집마다 다른 컬러로 주문제작한 현관문은 세입자에게도 집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갖게 만드는 요소다. 계단 옆에 형성된 벽에는 네모난 구멍을 뚫고 색을 칠한 아크릴을 덮어 외부의 햇살을 계단실 깊숙이까지 끌어들였다. 이 집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퇴근 후 즐겁게 걸어들어 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만든 경쾌한 골목길처럼 보인다.                                 

 

▲ 계단실 하부에 색을 칠해 경쾌함을 주고 있다. 세대의 현관문도 각각 다른 색을 적용해 특별함을 선사했다.

 

▲ 천장을 그대로 노출시킨 1층 상가. 5.2m에 이르는 높이를 온통 유리로 마감해 개방감을 주었다.

 

                                  ▲ 상가주택은 3면이 노출되어 있다.

                                 동쪽 주도로와의 사이에 녹지가 형성되어 있고, 남쪽은 보행자전용통로에

                                 접해 있어 상권 형성에 유리하다.

 

 

                                

다락방과 테라스가 있는, 전원주택 같은 주인세대

김 씨가 원했던 특별함은 최상층 주인세대에서 완결되고 있다. 그녀가 전원주택에 살고 싶었던 이유는 햇살 때문이었다는데, 현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햇살 가득한 거실과 테라스가 눈에 들어온다.

 

2층까지 오픈된 사선 모양의 천장에는 나무 서까래가 지나가며 전원풍 주택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현관 옆 계단실을 통해 오르내릴 수 있는 다락층은 거실이 내려다보이도록 창을 내 두었다.

 

                                       ▲ 4층 주인세대에 들어서면 햇살 가득한 거실이 드러난다.

                                             서까래를 댄 천장이 멋스럽다.

 

                              ▲ 전원주택에서의 생활을 동경하던 아내는 상가주택 최상층에 벽난로를

                                  설치하고 서까래가 있는 박공지붕을 만들어 꿈을 실현했다.

                                      ▲ 거실에서 드나들 수 있는 남향의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거실과 계단실 옆에는 깊숙한 복도가 자리한다. 복도 끝에는 건너편 동산을 볼 수 있는 창을 두어 어둡지 않다. 복도를 따라 남향으로 자리한 방들은 세 아이의 침실로 내 주었다. 반대편은 부부의 공간이다. 부부의 방은 4층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높은 천장의 방이 있고 작은 계단이 있어 다락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두 딸 아이가 함께 사용하는 방이다. 훗날 방을 분리할 수 있도록 문과 창을 두 개씩 마련해 두었다.


 아래층에는 큰 책상을 두어 서재로 쓰고 다락층에는 침대를 두고 침실로 사용하고 있다. 다락층 밑에는 부부욕실과 붙박이장이 자리한다.

다시 부부의 방을 나와 거실쪽으로 걸어나오면 다락층으로 올라가는 큰 계단실이 있다. 다락층은 계단실을 중심으로 두 개의 구역으로 나눴다. 그 중 큰 규모의 다락층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이다. 지붕의 모양을 다채롭게 계획하고 천창을 두어 아이들의 동심을 깨우고 있다.

집안 곳곳에 다채로운 창을 두어 채광을 확보하되 전체적인 창 면적은 줄여서 에너지효율에 대비한 점이 엿보인다.

 

                                  ▲ 부부의 생활공간이다. 2층에 다락공간을 마련해 침실로 사용하고,

                                 아래층은 부부의 서재로 꾸몄다. 다락층 아래에 욕실과 붙방이장을 배치하는 등

                                 공간을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다.

 

 

건축가와의 협업으로 세 마리 토끼를 잡다

상가주택이지만 특별한 공간을 원했던 집주인. 그녀의 바람이 실현된 데는 건축가의 역할이 컸다. 건축가는 건축물의 심미성과 건물 사용자 입장에서의 효율성, 여기에 건축주의 수익성까지 두루 담아내는 설계안을 도출해야 했다. 결국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못한 집주인은 한 번의 설계변경을 거치면서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기에 이른다.

                                 

첫째, 이 집은 최대의 용적률과 건폐율을 확보하면서도 차별화된 외관으로 집주인을 만족시킨 것은 물론이고 세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둘째, 투룸을 선호하는 지역성을 반영한 임대세대 평면에는 외기와 접할 수 있는 베란다와 침실별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채광 좋은 방과 거실을 계획하는 등 세입자도 만족하는 집이 되도록 디자인했다. 동시에 최상층에는 전원주택의 장점을 십분 적용해 건축주 가족에게도 만족감을 주었다.

 

 

 

 

 

 

셋째, 이러한 설계로 집주인은 수익성을 확보했다. 모든 세입자가 단 한번 집을 보고 계약서를 쓰겠다고 나섰고, 건축주는 빠른 시간에 건축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이외에 한 가지를 더하자면 저렴한 가격으로 시공의 품질을 확보한 것이다.

설계자인 건축가는 건축주가 잘 모르는 내구성을 챙기기 위해 단열설계와 내진설계, 구조설계에 공을 들였고, 대신 인테리어나 마감재는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계획해 주었다. 그 결과 시공비는 3.3㎡당 370만원에 해결됐다.

 

건축가는 시공 단계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시공사는 집주인이 정했지만, 시공의 중요 단계마다 설계자가 문제 해결에 나서 주었다. 결국 집의 품질은 시공에서 결정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상가주택도 반드시 전문적인 설계를 해야 해요. 그리고 설계대로 품질을 실현할 수 있는 시공사를 잘 골라야 하고요. 그렇게만 한다면 ‘집짓다 10년 늙는다’는 말은 남의 얘기가 될 거예요.”

 

가을 오후 테라스에서 뽀송하게 말라가는 이불을 걷어 들이는 김 씨의 움직임이 봄의 왈츠를 닮은 이 집처럼 경쾌하다.


 

김동희

건축사사무소 KDDH대표. 사리현동 타운하우스, 카톡으로 집짓기 이보재, 익산티하우스(전라북도 건축문화상 준공부분 은상수상), 원주DNA주택 등 목조주택을 다수 디자인 했다. 통영RCE(지속가능한 발전센터)생태관 건축추진위원이며, 상도동 도시형 생활주택, 홍천 다나치과, 홍천펜션 등을 건축했다. ‘원 부기우기 행성탐험’, ‘붉은 미친’, ‘욕망채집장치’ 등의 드로잉 및 설치작품 전시를 통해 창조적인 공간창출을 또 다른 건축적 은유로 표현하기도 했다. http://www.kdd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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