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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변신하는 집]
Transformer APT

벽이 움직여 방이 넓어지고 TV가 이 방 저 방으로 옮겨진다면, 요리할 때만 주방이 나타난다면.

작은 집이니까, 로봇처럼 변신하라.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트렌스포밍 블록을 일자로 굳게 닫으면 실내는 정확히 공동영역과 개인공간으로 나눠진다.

 

영화 <트렌스포머>가 있다. 평소에는 로봇으로 있다가 필요에 따라 자동차, 비행기 따위로 모습을 자유롭게 바꾸는 변신로봇이다. 공상 만화영화에나 나왔던 변신로봇은 어린 소년들을 홀렸다. 어른이 된 다음에도 로망같은 것으로 남은 걸 보면 말이다.

변신하는 집을 디자인한 러시아 건축가 블라드 미신(Vlad Mishin)도 이런 소년 가운데 한명일 터다. 벽이 움직여 좁았던 방이 넓어지고 주방이 나타나며, TV가 이 방 저 방으로 옮겨지는 변신로봇 같은 집을 디자인했다. 이름마저도 ‘Transformer APT’다.

 

▲ 주방쪽 트렌스포밍 블록은 주방가구 옆으로 접어서 숨길 수 있게 했다. 냉장고도 분리해서 배치해 평소 깔끔한 리빙 스페이스를 유지되도록 했다.


 

움직이는 벽

실내면적이 60㎡에 달하는 아파트는 변신로봇의 바디 일부를 가져다 놓은 것 같은 독특한 모양새의 구조물에 의해 세로로 나눠진다. 구조물은 일종의 벽과 같으며 날카롭게 각이 살아 있는 가운데 굽어져 있고, 블랙 메탈 프레임에 합판이 씌어져 있다.

건축가는 “이 구조물은 우연의 결과가 아닌 트렌스포밍 블록(Transforming block)을 실현시키는 기술적 특징에서 얻어진 것”이라며 “거주자는 블록의 변형에 따라 방이 순식간에 재배열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눈에 시선을 확실하게 사로잡는 이 구조물 즉, 트렌스포밍 블록은 제 몸을 자유자재로 변신시킨다는 말이다. 트렌스포밍 블록을 한 일자로 굳게 닫으면 집은 정확히 공동영역과 개인공간으로 나눠진다.

 

입구를 기준점으로 왼편에 홀과 다이닝룸, 거실 등 공동영역이 그리고 오른편에 작업실을 겸한 침실, 욕실 등 개인영역이 배정돼 있다. 거실과 작업실을 겸한 침실, 다이닝룸과 주방, 욕실이 서로 또 대칭을 이루고 있다.

 

▲ 트렌스포밍 블록을 얼마만큼 여느냐에 따라 침실과 거실이 통합되기도, 완전히 분리되기도 한다.

 


360도 회전되는 TV

기하학적 형태의 노란 소파가 놓인 거실과 침실 부분의 트렌스포밍 블록은 꽤나 디테일하다. 총 세 개의 트렌스포밍 블록을 구축했는데, 축을 중심으로 360도 회전하는 가운데 블록에 TV를 설치했다. TV가 360도로 자유롭게 회전하기 때문에 거실과 거실 반대편의 침실, 다이닝룸, 주방 등 욕실을 제외한 집안 곳곳에서 TV를 볼 수 있다. 폴딩방식으로 제작된 나머지 두 개 블록은 침실의 오프닝 도어로 쓰인다. 

 

 


▲ 세 개의 트렌스포밍 블록이 모두 닫힌 침실은 마치 다른 집처럼 새로운 분위기를 낸다. 작업실이 딸려 제법 널찍한 데다 블록 앞에 거실용 안락의자가 배치돼 작은 거실이 있는 방 풍경을 연출해낸다.

 

세 개의 트렌스포밍 블록이 모두 닫힌 침실은 또 다른 집을 보듯 분위기가 새롭다. 작업실이 딸려 제법 널찍한 데다 블록 앞에 거실용 안락의자를 배치한 덕에 작은 거실이 있는 방 풍경을 그린다. 아울러 붙박이 침대 단은 바로 이웃하는 욕실의 욕조와 같은 높이를 유지하며 이어진다. 침실에 난 계단을 올라 문열 열면 욕조가 곧바로 나오는데, 그 경계의 벽에 붙박이 옷장을 설치했다. 높이감을 갖는 침실과 깊이감을 욕조를 하나의 영역으로 묶음으로써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편리한 동선을 확보했다.

 

  붙박이 침대 단상은 바로 이웃하는 욕실의 욕조와 같은 높이를 유지하며 이어진다. 침실에 난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욕조가 곧바로 나오는데, 그 경계의 벽에 붙박이 옷장을 설치해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편리한 동선을 확보했다. 

 

한편 주방쪽 트렌스포밍 블록은 주방가구 옆으로 숨겨지도록 했다. 힌지 파티션 월로 제작해 접히는 동시에 구석으로 밀어넣을 수 있게 했으며, 냉장고도 분리해서 배치했다. 평소에는 블록을 닫아 깔끔한 리빙 스페이스를 연출할 수 있다.

 

면적 60㎡의 아파트. 좁은 집에 살면 가끔 버튼 하나로 방이 순식간에 재배치되는 상상에 빠져들곤 한다. 건축가는 좁은 집을 넓게 쓰는 방법으로 가변성과 유연성을 공간에 삽입했다.

 

 

 

Vlad Mishin는 러시아 산업 디자이너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1983년생이며 러시아 국립대 Tula State University를 졸업했다. 전공을 살려 현재 인테리어에서부터 제품까지 폭넓게 작업하고 있다. Transformer APT는 국제디자인대회 수상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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