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신청 광고문의
  • 주택저널 E-BOOK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수익형 주택 하우징
·Home > 인사이드뷰 > 인사이드뷰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관리]
부동산을 살 때도 흥정하라

“재래시장에 가서 5만 원짜리 옷 한 벌을 살 때도, 혹은 3만 원짜리 운동화 한 켤레를 살 때도 값을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흥정하는 게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한테는 일생일대의 가장 큰 거래라고 말할 수 있는 부동산을 살 때 별다른 흥정의 과정 없이 제 값을 다 주고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의 경우 거래금액이 큰 만큼 제대로 흥정을 한다면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여러 채의 빌딩과 고가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자영업자 D씨(여·58세). 어떻게 해야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는지를 물어본 필자에게 그녀가 들려준 투자 노하우다.

   

통상 부동산을 사고 팔 때 거래되는 가격은 매도자(공급자)가 제시하는 가격과 매수자(수요자)가 희망하는 가격이 합의점에 도달할 때 비로소 결정된다. 문제는 부동산 매매도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의 일종이라는 속성상 매도자의 입장과 매수자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매도자는 제값받기를 원하는 반면, 매수자는 조금이라도 값싸게 사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야말로 동상이몽이다.

 

부동산 부자의 뒷심은 흥정의 힘

며칠 전 필자는 지인의 소개로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거액자산가 D씨를 만났던 적이 있었다. 독신인 그녀는 강남 도산대로변에 소재한 상가빌딩 2채와 서초동 대로변에 위치한 오피스빌딩 1채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성수동에 입지한 대한민국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20대 후반이라는 젊은 나이 때부터 가업으로 물려받은 유명 곰탕집을 운영해온 D씨. 곰탕집에서 벌어들인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큰돈을 모을 수 있었고 모아들인 거액의 자금으로 강남권 소재 빌딩 3채를 매입해 지금은 내로라는 빌딩부자로 거듭난 그녀였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D씨가 3차례에 걸쳐 빌딩을 사들일 때의 거래가격을 꼼꼼히 살펴보니 언제나 주변시세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왔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D씨는 부동산을 매입할 때 반드시 가격흥정의 과정을 거쳤는데, 성사된 거래 모두 D씨의 흥정이 매도자에게 잘 먹혀들어갔던 셈이었다.

 

최근 D씨는 상속이슈 때문에 급매물로 나온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대로변에 입지한 7층짜리 오피스빌딩(담보감정가 240억원)을 시세 280억원(3.3㎡당 1억원)보다 훨씬 저렴한 230억원(3.3㎡당 8200만원)에 매입하는 부동산계약을 체결했다. 시세(280억원)보다 무려 50억 원이나 값싸게 매입한 셈이다. 그녀가 해당 빌딩을 이처럼 값싸게 매입할 수 있었던 데는 이른바 ‘흥정의 힘’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시세보다 10~20%씩 싸게 매입한 부동산이 효자노릇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 D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공인중개사 A씨로부터 강남구 삼성동 소재 오피스빌딩을 급매물이라며 소개받았다. 건축물관리대장을 통해 물건내역을 살펴보니, 대지면적 925㎡(280평), 건물연면적 3801㎡(1150평),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1988년 5월에 지어진 오피스빌딩이었다.

 

비록 준공된 지 오래됐고 용도지역이 오피스빌딩 자리로서는 다소 아쉬운 제3종일반주거지역이었지만(참고로, 오피스빌딩 자리로는 용적률이 높은 준주거지역이나 일반상업지역이 선호됨) 대로변에 연접해있고,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과 가까워 향후 재건축을 감안하더라도 빌딩 활용도는 충분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인근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각에 따라 현대차그룹 부동산 개발사업(2021년까지 105층짜리 신사옥 및 컨벤션센터 준공 예정)이 한창 진행 중에 있어 이에 따른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였다.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 이득보다는 10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를 결심한 D씨였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언제나 흥정을 통해 시세보다 10~20%씩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해왔던 그녀였기에 더욱 그랬다.

 

D씨가 공인중개사 A씨로부터 6개월 전 해당 빌딩을 처음 소개받았을 때 가격은 매도호가였지만 310억원(3.3㎡당 1억1070만원선)이었다. 그런데 그 가격에 빌딩을 사겠다고 선뜻 나서는 투자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를 살펴보니, 해당 빌딩의 경우 공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료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임대수익률이 매우 낮았다. 시장요구수익률(연 4~5%)에 크게 못 미치는 연 2.5%대에 머물렀기에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따라서 토지가격 상승은 덤으로 하되, 법인 투자자가 사옥용으로 매입해서 직접사용하거나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해서 리모델링한 후 임대료를 올려 받으려는 투자자만이 접근 가능해 보였다. 물론 D씨는 현대차그룹 개발사업에 따른 토지가격 상승과 리모델링 후 임대료 개선을 노린 후자 쪽이었다.

 

원하는 부동산 매물 있다면 시간 두고 협상하는 게 유리

2개월 전(2016년 11월 초) D씨가 공인중개사 A씨를 통해 매도자에게 제안한 가격은 담보감정가 240억 원보다 살짝 높은 245억원이었다. 하지만 매도자 측(일가족 4인 공동소유)에서는 고심 끝에 지나치게 헐값이라는 이유로 D씨의 매수제안을 거부했다.

 

1차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뒤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국내외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해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정국마저 불안해지자 많은 투자자들이 당분간 부동산 매입 자체를 보류시키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매도자 측에서는 매우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었다. D씨의 흥정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었다.

 

결국 D씨는 상대방의 조급증(상속이슈로 서둘러 매각하려는 매도자 측의 심리상태)과 급변하는 시장분위기(미국의 금리인상 및 국내외 정세불안 등으로 부동산시장 약세 전환)를 가격흥정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시세(280억원)는 물론, 심지어 담보감정가(240억원)보다 더 저렴한 가격인 230억원에 매입할 수 있게 됐다.

 

거래가 깨질만한 몇 차례의 고비도 있었지만 흥정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D씨는 자신이 원하는 매물을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매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동현

서강대 법학과와 성균관대 경영대학원(부동산전공) 석사를 졸업하고, 단국대에서 도시계획학(부동산학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금융연수원 강의교수, 부동산TV 뉴스해설위원, 한화생명 부동산전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하나은행 PB본부 부동산센터장 및 부동산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부동산컨설팅 및 세미나강연, 대언론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으로 이동
오른쪽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