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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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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노후주택 재생보고서 ①]
70년 세월의 고택 햇살과 나무향 가득한 집으로 다시 태어나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조성된 지 70년이 경과한 주택단지가 있다. 두부모 자르듯 구획한 대지에는

쌍둥이 같은 낡은 집이 즐비하다.

이 동네에 들어가 살기로 결심한 젊은 가족이 리모델링에 나섰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듯

위태하던 70살 고택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이현욱좋은집연구소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685-64. 차 한 대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길을 돌아 돌아 들어가 만난 모퉁이 이층집은 노란 스타코로 한껏 치장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불과 두 달여 전만해도 언제 무너질지 모를 만큼 허름한 상태였던 집이다.

 

아직도 이층집 주변에는 쌍둥이처럼 비슷한 모양을 한 낡은 집들이 수두룩하다. 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미로 같은 골목길이 존재하는 이곳은 70년 전 정부가 토지를 분할하고 똑같은 집을 지어서 분양한 주택단지다. 군데군데 개발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여전히 많은 집들이 70년 전 모습 그대로 서 있다.

 

집주인 강은희(40) 씨는 결혼 후 10년간 지속해온 아파트 생활을 접고 두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으로 건축연령 70살의 이 고택을 선택했다. 그리고 50일 만에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해 새로운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

 

그녀의 가족들은 실내 구석구석 들어서는 햇살과 그윽한 나무 향에 매료되어 있다. 실내의 벽과 지붕에 서양식 경량목구조 공법을 적용했기 때문에 목조주택에 들어와 사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느끼고 있다.

 

강 씨가 신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새로 태어난 집의 안팎과 공사과정을 비롯해, 리모델링 공사비 내역까지 세세히 공개한다.

 

 

 

 ▲ 기존 벽체를 제거하고 거실을 넓게 계획했다. 계단실 아래 부분에 공간을 비워 여유를 주었다.

 

 ▲ 뒷마당으로 창을 낸 안방. 햇살과 마당의 풍경을 다양하게 누릴 수 있다.

 

                                      ▲ 화장실 위치를 변경하고 쾌적하게 조성했다.

 

                                        ▲ 좁은 계단이 답답하지 않도록 오픈형으로 설계했다.

 

 

 

 ▲ 뒷마당과 소통되는 구조로 리모델링한 주방. 햇살과 바람이 주방을 거쳐 거실까지 들이친다.

 

 ▲ 주방과 연계된 남향받이의 데크에는 야외 식탁을 두었다. 가족들의 사적인 모임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제격이다.

 

                                          ▲ 대문으로 들어서면 만나는 마당.

                                          데크를 설치해 아이들의 놀이공간이자 다양한 가사 행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 통으로 비어져있던 2층을 구획해 방과 화장실까지 마련했다.

 

                                         ▲ 2층에서 바라본 동네 풍경. 70년 전 지어진 주택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조적조 집에서 나무집으로 탈바꿈, 공간도 현대화

리모델링을 통해 70년 세월의 때를 벗고 새로 태어난 강은희 씨의 집은 넓은 공간감을 자랑한다. 기존 구옥은 실이 많은 겹집구조여서 실내도 답답하고 방도 작아 쓸모가 적었다. 그런 것을 넓은 거실과 햇살 가득한 주방으로 변화시켰다.

리모델링은 건축가의 구조보강 설계를 거쳤다. 시멘트벽돌을 쌓아올려 지은 조적조 벽체 가운데 불필요한 부분은 제거하고, 필요한 벽은 목구조로 새로 만들었다. 살아남은 조적조 벽체 안쪽에도 경량목구조와 똑같은 벽체를 세우고 단열재를 충전해 집 전체의 단열성능을 높였다. 지붕과 바닥공사에도 목구조공법을 적용했다.

 

▲ 남향받이의 안마당. 주방과 연계되어 사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기 좋다.

 

또한 강 씨의 구옥은 옆집과 하나의 벽을 공유하고 있었다. 공사과정에서 목구조 벽체를 새로 만들어 분리시켰다. 이렇게 해서 전체적으로 목구조주택이나 다름없는 성능을 갖추게 되었다.

짐이 가득 쌓여있던 마당도 쓸모 있게 살려냈다. 특히 주방과 뒷마당을 연계해 아늑한 사적마당을 조성했다. 6m도로와 접한 앞마당에도 데크를 깔아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유도했다.

집의 성능과 공간은 현대적으로 탈바꿈했지만, 모양은 옛 상태를 그대로 살렸다. 리모델링이 끝난 지금도 옆집들과 이질감없이 나란히 어울리고 있는 이유다.

 

                                        ▲ 주택 뒤편은 폭이 4m에 불과한 골목길에 접해 있다.

                                       마당으로 들어가는 작은 나무문을 만들어 두었다.

 

 

리모델링과 신축, 공사비 차이 없다. 그런데 왜?

대지면적 99㎡. 건물면적(1층) 71.16㎡. 강은희 씨의 집은 건폐율이 71.8%에 이른다. 작은 땅에서 많은 면적을 건물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법이 등장한 80년대 이전에 지어진 집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행 건축법에 따르면, 이 동네의 건폐율은 60%이하, 용적률은 200% 이하를 적용받는다. 또한 주차장법과 이격거리, 조경공간, 대지안의 공지 조항까지 적용하면 지금처럼 1층에 거실과 주방, 안방까지 두는 게 불가능해진다. 강은희 씨가 신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계를 맡은 이현욱 건축가의 조언도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오래된 구옥의 경우는 신축과 리모델링의 공사비만 비교하면 유의미한 차이가 없습니다. 리모델링은 철거비용이나 제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죠. 공사비에는 큰 차이가 없으면서 1층 바닥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좋지 않아요.”

그밖에도 신축시에는 추가되는 비용들이 많아진다. 전기 인입비나 취득세도 내야 한다. 신축공사비의 2%가 세금이다. 리모델링에 비해 민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어진 기사>

[도심 노후주택 재생보고서 01]70년 세월의 고택 햇살과 나무향 가득한 집으로 다시 태어나다
[도심 노후주택 재생보고서 02] 내가 70살 노후주택을 고쳐서 사는 이유 

[도심 노후주택 재생보고서 03] 리모델링 공사과정과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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