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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최은완 한경희 부부의 집짓기]
루마루가 있는 ㄱ자집

사람들은 집짓기 행위를 통해 다양한 희망사항을 표출한다. 전주 루마루 ㄱ자집의 주인장이 된 30대 젊은 맞벌이 부부도집짓기를 통해 특별한 소망을 이루고자 했다. 바로 부부와 딸아이의 관계를 단란하게 회복하는 것이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리슈건축 02-790-6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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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가족’은 더 이상 함께 사는 단위의 의미를 포괄하기 힘들 듯싶다. 여러 연유로 흩어져 사는 가족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결혼 5년차 최은완(38)·한경희(37) 부부의 사정도 그러했다. 밤낮없이 바쁜 맞벌이로 인해 딸 수린(5)이를 갓난아기 때부터 친정에 맡겨 키워야 했다. 퇴근 후 아이를 들여다보고 부부만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이 수년간 이어졌다. 문제는 아이의 변화였다. 자랄수록 조부모에게만 애착을 보이고 부모를 따르지 않았다.

 

마침내 부부는 짐을 싸들고 친정집으로 들어갔고 아내는 육아휴직을 하면서까지 노력했지만 아이와의 관계가 쉬이 회복되지 않았다. 너무 어려서부터 엄마와 떨어져 지내 생긴 분리불안이 원인이었다.

 

보다 못한 남편은, “더 늦기 전에 우리만의 집을 짓고 아이와 함께 사는 단란한 가정을 꾸리자”며 나섰다. 때마침 친정집이 전주혁신도시 내 아파트로 이사하자, 가까운 단독주택지를 뒤져 땅부터 구입했다. 그리고 올해 봄 공사를 시작해 8월에 입주했다.

 

“새 집 지어서 우리 가족만 이사 간다고 했을 때 아이가 조부모와 떨어지는 걸 불안해해서 온 식구가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웬걸요. 새 집에서 3일쯤 자고 난 다음날, 이젠 할머니 집에 안간대요. 우리 집이 좋다고요. 순간 얼마나 안도했던지요.”

 

 

▲ 거실에서 계단실과 2층은 물론이고, 마당 건너 보이는 2층 테라스까지 막힘없이 소통하는 집이다.

 

  

▲ 거실 전경. 맞벌이 부부의 특성상 주방은 작게 계획했다.

거실은 넓게 만들어 세 가족이 뒹굴며 보낸다.

주방 윗부분에 아이 놀이방을 배치하고 창을 내어 거실과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아내 한 씨는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를 눕히고 나란히 잠드는 요즘 밤이 꿈결 같다. 결혼 5년 만에 이제야 아이와 부부가 온전히 하나로 연결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고. 남편도 아이와 함께 해 줄 일이 많아졌다. 남편에게도 마당과 집안 곳곳이 놀이터다.

“행복하려고 지은 집이니까, 많이 활용해야죠!”

젊은 가족의 단란한 일상을 찾아준 이 집, 그 매력이 궁금하다.

 

 

▲ 필로티로 들어올린 2층으로 인해 마당이 더욱 확장되어 보인다.

 

 

 


ㄱ자 마당집과 풍경이 있는 루마루

부부가 바람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넓게 뚫린 시원스러운 마당이다. 아이와 함께 집을 놀이터 삼아 즐겁고 여유로운 일상을 꾸려가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건축가는 비슷한 규모의 필지들이 좌우로 붙어 있는 택지 구조에서 마당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땅을 감싸는 ㄱ자 건물을 선택했다. 도로와 평행하게 거실을 두고 2층에서 다시 도로와 직각 방향으로 필로티로 된 안방을 앉혔다.

 

이렇게 안방을 2층으로 들어 올리자 지붕 있는 아늑한 마당이 만들어졌다. 가족들은 이곳에 너른 평상을 가져다 놓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해서 해가 뜨면 해를 피해서 다채로운 활동을 영위하는 제3의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필로티로 들어 올린 안방에는 마당 쪽으로 열린 루마루가 있다. 가까이는 마당을 내려 볼 수도 있고, 멀리는 주변 산과 동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거실과도 소통된다.

 

 

1 필로티 밑 공간에 넓은 평상을 마련해 두고 드나든다. 비와 햇빛을 가려주는 이곳은 사계절 전천후로 이용할 수 있는 제2의 마당이다. 2 2층 안방에서 나갈 수 있는 테라스를 마련해 두었다. ㄱ자로 꺾인 구조 덕에 마당과 거실이 속속들이 내려다 보인다. 먼 산의 전망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3 루마루처럼 돌출된 2층의 안방에서 주변 신도시 경관이 한눈에 조망된다.

 

 

 

 

개성을 주는 삼각 지붕

이 집은 독특한 두 개의 삼각지붕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멀리서도 시선을 끈다. 택지개발지구의 법규로 도로직각 방향으로 경사지붕을 만드는 지침이 있다. ㄱ자집이기에 필로티로 들어 올린 안방이 경사지붕 지침에 해당된다. 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게끔 거실의 지붕을 계획한 것이 결과적으로 개성있는 실내 공간으로 이어졌다.

 

경사지붕은 밖으로는 독특한 조형적 모습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실내에서는 안방과 거실, 자녀방에 독특한 형태의 천장을 만들면서 방마다 다른 공간을 느끼게 해준다.

이 집을 설계한 홍만식(리슈건축) 소장은 “집이 단순한 기능을 넘어 자녀에게 꿈과 추억을 담는 놀이터 같은 집으로 느낄 것”을 의도했다.

 

 

▲계단실 안쪽 공간에 오픈된 세면실이 자리한다.

좀더 깊숙한 곳엔 손님용 화장실을 배치했다.

 

▲ 지붕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공간감을 준

2층의 자녀방이다. 자녀방을 제외한 모든 방문에 미닫이 도어를 채용해

아이가 손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 슬라이딩 유리도어를 설치한 2층 놀이방은 개방감이 좋다.

 

▲현관에서 실내로 들어서면 마주하는 벽면을

따뜻한 질감의 자작나무로 꾸몄다.

깊숙이 파낸 선반에 가족사진과 부부가 아끼는 소품들을 전시해 두었다.

 

 

홍만식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후, 원도시건축과 구간건축, 에이텍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2006년 개발기획 파트너를 만나 디자인과 디벨럽(Design&Develop)이 합쳐진 (주)리슈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겸임교수로도 역임 중이다. 2013년 대한민국 신인건축사 대상 최우수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주요작품으로는 청라커낼큐브(근린생활시설), 순천제일대학교 학생생활관, 망원동 모퉁이집(상가주택), 가평아침고요마을(전원주택단지), 용인/거제 네모정자집 외 다수가 있다. 블로그 ‘리슈건축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02-790-6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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