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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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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창고 집 one home

리노베이션 비용을 줄이는 방법 하나는 기존 레이아웃 위에 새로운 필요를 더하는 것일 테다. 때때로 이것은 시간을 기록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스웨덴의 이 집처럼.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데드 스페이스로 남겨지는 침실 아래 공간에 관한 새로운 활용법을 보여준다. 간단한 수납장 개념에서 더 나아가 낮은 높이의 워크 인 클로젯으로 구상했다.

 

 

 

 

30년간 가구창고로 쓰던 곳


30여년이라는 긴 시간이 이곳에서 만큼은 정지됐다. 2012년 매매되기 전까지 아파트는 가구창고로 이용되고 있었다. 이전 소유자가 1980년도에 리노베이션을 시도했지만 병석에 눕는 바람에 숨을 거둘 때까지 손보지 못한 채 남겨졌다고. 군데군데 벽지가 떨어져 나가고 몇 개의 타일과 주방 수도꼭지만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쥐들의 흔적이 유일한 거주자 마냥 욕실에 남아 있었다.

 

 

▲ 욕실 타일과 거실의 포인트 컬러를 산뜻한 녹색으로 선택해서 정크 스타일의 단점을 보완했다.

 

수리 없이 가구 창고로만 오래 사용되던 집을 저렴한 비용에서 리노베이션하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야말로 건축가의 반짝이는 창의력과 노하우가 필요한데, 건축가는 건축물의 역사성에서 실마리를 풀어갔다. 이전 레이아웃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한 대신, 지금부터 거주할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로 채움으로써 공간의 이야기를 계속 살리기로 했다.

 

 

거실에서 바라본 침실과 미니 워크 인 클로젯. 상단에 블라인드를 설치해서 언제든 공간을 나눌 수 있게 했다.

 


▲ 단면도

 

인형의 집 같은 워크 인 클로젯


36㎡ 남짓한 면적이지만 넉넉한 공간, 환기성, 워크 인 클로젯(Walk in closet), 가전제품, 샤워부스가 딸린 화장실, 유연한 공간 활용성 등을 모두 충족시키는 집이 전제조건이 됐다. 결과적으로 두 개 파트로 나눠지는 아파트가 탄생했는데 애당초 계획처럼 큰 공사 없이 얻어졌다는 점이 시선을 끈다.

 

 

                                ▲ 미니 워크 인 클로젯 바로 옆에는 실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옷방을 마련했다.

                                평소 자주 입는 옷이나 자주 사용하는 가방, 신발 등을 놓아두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파트 원은 올 인원(all in one) 타입이다. 이케아의 키친 유닛을 기초로 완성한 파트 원은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구조이지 않을까 싶다. 침실과 워크 인 클로젯이 아파트처럼 일직선으로 층을 이루며 주방 옆에 자리하고 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 주방과의 관계를 유리 파티션 하나로 구분한 침실, 그 아래로 워크인 클로젯이 있는 것.

 

 

▲ 주방과의 관계는 유리 파티션 하나로 구분했다. 이케아의 키친 유닛이 기초가 된 이 부분(파트 원)은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구조일 것이다.

 

높이가 낮은 워크 인 클로젯 바로 옆으로 실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옷방을 마련했는데 이 공간은 자주 입는 옷이나 자주 사용하는 가방, 신발 등을 놓아두는 곳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롤 스크린을 설치해서 상황에 따라 공간을 편리하게 분리할 수 있게 했다. 또 파트 원은 완전히 화이트로만 페인팅해서 집안을 화사하고 깨끗한 느낌이 들게 했다. 유리상자 같은 침실 그리고 인형의 집같은 워크 인 클로젯은 소녀 감성을 간직하는 여성들에게 달콤한 일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

 

 

1, 2 짙은 녹색 타일이 인상적인 욕실은 구조 또한 독특하다. 일직선으로 배치된 샤워실과 화장실, 다용도 수납공간을 게이트로 나눴다. 거실 방향으로 길게 난 도어같은 창문이 샤워실 창문인데 이만한 크기의 게이트로 샤워실과 화장실이 분리돼 있다.

3 욕실 단면도

 

비밀스러운 욕실 출입문

 

파트 투는 공간의 역사성에 중점을 뒀다. 최소 20년 정도의 시간을 머금었을 표면들을 그대로 뒀다. 벽의 구멍을 메우고 헐거워진 벽지와 페인트를 정리했으며 케이블 전선과 배관은 밖으로 빼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컬러감이 좋은 가구와 소품들로 매치해 상반된 두 요소가 주는 극적인 조화로움을 이끌어 냈다.

 

테이블이나 쿠션, 거실의 포인트 컬러로서 녹색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기도 하다. 거실에서 긴 세로 대형 창문 사이로 강렬한 색을 내뿜는 것은 다름 아닌 욕실의 타일. 산뜻한 녹색을 욕실컬러로 써서 정크 스타일의 단점을 커버하고자 했다.

 

 

 욕실 도어를 닫았을 때와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욕실 방향으로는 유리를 붙여 전신거울로 활용하고 반대면은 코르크 보드를 붙여서 대형 메모판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일직선 동선의 욕실에는 대형 창문과 같은 게이트가 두개나 되는데, 샤워실과 화장실(세면대, 양변기) 그리고 다용도실 사이다. 샤워실 맞은 편에는 전신거울이 설치되어 욕실이 더욱 넓어 보인다. 전신거울을 밀고 나가면 현관과 침실, 주방 등을 만나게 된다. 욕실의 주출입는 바로 이 전신거울이었던 것. 욕실 방향으로는 거울을 그 반대면은 코르크 보드로 마감해서 대형 메모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낡은 창고가 살고 싶은 1인 가구의 집으로 변모했다. 헬레네보그스가탄의 멋진 자연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틀에 편안하게 발을 걸친 거주자는 지금, 감미로운 커피를 마시며 싱글 라이프를 만끽한다.

 


카린 마츠(Karin Matz)는 1981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젊은 여성 건축가다. 2009년 Karin Matz Arkitekt로 개업한 이후 스웨덴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다수의 건축작업을 선보이고 전시회도 가졌다. 스코틀랜드 Edimburgh College of Art 재학시절에는 2년 연속 최고의 학생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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