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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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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人3色 제주 정착기 01]
지속가능한 삶을 찾아 제주도에서 펼치는 인생 제2막

도시에선 은퇴를 걱정해야 하는 40대.

인생의 2막을 펼치기 위해 제주에 온 곽국배, 박경남 씨 부부를 만났다.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는 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산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서귀포시 안덕면 해발 200m 지점. 제주 서쪽 내륙을 도는 1135번 도로변에 ‘덕수산방’이라는 간판 하나가 우뚝 서 있다. 40대를 기점으로 새 인생을 살아보자고 의기투합한 곽국배(45)·박경남(45) 부부가 지난 2011년 제주로 이주하면서 가꾸어낸 화덕피자전문점과 아담한 한옥게스트하우스가 자리한 곳이다.

 

20~30대에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며 3대륙 50개국을 여행했다는 남편 곽국배 씨는 자신을 ‘지구별 시간여행자’라고 소개한다. 제주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시간을 간접적으로 여행하고 있다는 것. 이런 여행개념은 덕수산방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덕수산방을 자녀세대에까지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키워 이곳을 다녀간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곳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가족들도 그의 생각에 동참하고 있다. 부인 경남 씨는 남편과 함께 피자요리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 덕수산방 경영을 함께 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들도 벌써부터 가게 일을 도와가며 체험에 나서고 있다.

 

국배 씨는 제주에 내려와 일 년간 1000시간에 이르는 다양한 교육을 받으면서 창업을 위한 자기계발에 몰입했다. 아내 경남 씨는 공인중개사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등 쉴 새 없이 공부하며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워냈다. 제주에서의 시간여행을 위해 부부는 남다른 인고의 시간과 노력을 정주해온 것이다. 그럼에도 부부에게 제주는 인생의 종착지는 아니라고 말한다.

 

“지역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지요. 환경의 새로움도 오래가지 않고요.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어느 곳에 가서 살던 결국 똑같은 일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제주 정착의 비결이요? 도시에서의 생활패턴을 완전히 버리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죠.”

 

 

▲덕수산방 레스토랑 내부. 한옥에서 즐기는 피자요리가 제주도 풍광과 어울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편 곽국배 씨

제주 이주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서울에서는 나이 마흔이면 슬슬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인데, 나는 그 나이에 거꾸로 새로운 인생 계획을 세웠다. 더 이상 쳇바퀴 도는 회사생활에 얽매이지 말고 더 늦기 전에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인생은 2막이 아니라, 3막이다. 40~50대에 은퇴하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 길다. 인생을 3단계로 나누어 플랜을 세우고 새로운 터전을 찾다보니 제주도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인들과 교류가 많은 제주도가 인생 2막을 여는데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도시에서 살아온 시간이 인생 1막(플랜A)이었다면, 제주에서 인생 2막(플랜B)를 실천하고, 인생 3막(플랜C)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 덕수산방 주인장 곽국배 씨와 박경남 씨.

                                 동갑내기 부부인 두 사람은 성공적인 제주정착을 위해 가족들의 

                                 동의와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플랜B와 C의 내용이 궁금하다

제주에서 실천할 플랜B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삶’이다. 여기서 100년 기업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덕수산방이 제주도에서 탄탄히 자리 잡게 하는 게 우선이다.

플랜C는 ‘세계인으로 살아보기’다. 우리가족이 제주에서 일군 덕수산방을 들고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제주도가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유네스코 유산도시다. 이곳에서 시작한 덕수산방이 앞으로 다른 유네스코 유산 도시로 뻗어나가 제주와 세계를 이어주는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로 일하고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한 10년 정도 걸릴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플랜B와 C는 자녀들에게도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도 국경없이 살아갈 준비를 제주에서 하게 될 것이다.

 

 

준비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결혼하기 전부터 여행과 아웃도어라이프를 좋아했다. 구체적으로 제주도생활을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가족들과 함께 끊임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준비해왔다.

아이들과 한강대교 밑에서 텐트를 치고 살았던 적도 있고, 전국을 누비며 트레일러 생활을 한 적도 있다. 경기도 가평 전원주택에 살면서 본격적으로 귀촌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런 시간들이 제주정착에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1 아내 박경남 씨는 덕수산방의 요리사이자 바리스타, 또 공인중개사이다.
2 한옥 양식을 고집해 지은 덕수산방의 주 메뉴는 가장 세계적인 음식, 피자다. 곽국배 씨는 메뉴 하나도 그의 철학을 담아 결정했다. 3 가게 한 켠에 늘어서 있는 자격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부부는 1년간 1000시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자격증까지 획득하며 지속가능한 삶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4 ‘지속가능한 삶’이라는 제주생활의 주제를 덕수산방 천장에 새겼다.

 

 

화덕피자 전문점을 창업한 이유는

창업을 모색하면서 제주에 내려와 제주관광대학에서 제공하는 각종 직업교육을 받았다. 아내와 함께 총 10개 과목을 공부했는데, 목공, 피자, 와인, 슬로우푸드, 커피, 천연염색, 마케팅, 부동산 등 매우 폭넓고 다양하게 접근해 보았다.

 

이 중에서 우리 부부는 소믈리에와 바리스타, 피자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세 가지 모두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이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인생 플랜C의 목표가 세계인과 살아보기이지 않나. 게다가 화덕에서 한판씩 구워내는 이태리식 피자를 비롯해 와인, 커피는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로, 덕수산방이 지향하는 가치인 지속가능한 삶과도 맞아 떨어진다.

목공 과정을 들은 것도 집짓기에 큰 도움이 됐다. 게스트하우스를 지으면서 한옥을 고집한 것도 지속가능한 건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살림집 위에 얹은 식당도 한옥 양식으로 지었다.

 

 

도시생활과 가장 달라진 점은

삶의 주제가 달라졌다는 점이 아닐까.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니 하는 일의 범위도 달라졌다. 땅 고르기부터 집짓기,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운영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밑바닥부터 하나씩 가족들이 참여해서 스스로 해나갔다. 덕수산방을 짓는데도 아이들이 함께 참여했다.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할지라도 스스로 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지속가능하기 힘들다고 보았다.

이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플랜C는 좀 더 멋지게 수월하게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또, 이곳에 이주해오려는 많은 도시사람들에게 컨설팅을 해줄 수 있을만한 경험도 축적이 됐으니 1석3조다.

 

 

제주이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제주생활의 새로움은 얼마 가지 않는다. 결국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이곳도 도시생활과 똑같은 쳇바퀴 일상이 된다. 도시의 삶을 버리고 완전히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서울에서는 돈만 있으면 쉽게 다 할 수 있는데, 제주도생활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을 체득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제주도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제주라는 지역에 목적을 집중하기 보다는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한옥의 온돌방. 제주에서는 전통한옥에 온돌 구들까지 들여놓은

                                 게스트하우스를 만나기 어렵다. 바람 많고 습기 많은 제주 여행의 

                                 여독을 풀어낼 수 있는 잠자리로 제격이다. 

 

 

아내 박경남 씨

제주이민은 남편과 함께 계획했나

남편이 세운 인생의 플랜B와 플랜C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제주이민도 남편의 제안이었다. 그런데 나 역시 도시생활에 대해 그리 큰 미련이 없었고 자연과 어울리는 삶이 싫지 않았다. 이전에 캠핑카 생활이나 전원생활에 대한 경험이 있어 제주도행이 두렵게 느껴지지 않기도 했다. 장소만 달라졌을 뿐 그전 생활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제주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삶을 완전히 뒤바꾸는 일이니 가족들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 게스트하우스 내부에서 잔디마당이 내다보인다. 건너편 2층 건물에서 1층이 부부와 두 자녀의 살림집이고, 2층이 음식점이다.

 

 

제주생활은 만족하나

만족보다는 이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이 목표다. 피자 만드는 일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일 모두 제주에서 처음 시작한 일이니 몸에 완전히 체득되려면 숙련 기간이 필요하지 않겠나. 아직은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았다.

레스토랑 수익은 1년 만에 우리가 설정한 목표액에 근접해 가고 있어서 보람이 있다. 그렇지만 게스트하우스는 아직 목표한 수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좀 더 홍보에 나서야 할 듯싶다. 차츰 알려지면서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 덕수산방에서 만난 독채 한옥 게스트하우스. 목공 공부를 한 남편이 목수를 부리며 직영시공했다. 제주 화산석과 어우러진 다소곳한 한옥이 멋스럽다.

 

 

아이들 교육은 어떤가

제주도가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다. 초등학교 학업성취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공부를 시켜 육지로 나가려는 것 때문인 듯싶다. 그런데 그것도 도심의 이야기지 서귀포는 그리 교육열이 높지 않다. 나는 아이들이 학업보다는 자연과 즐기고 자신의 일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제주도에서의 교육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땄다던데

제주생활의 목표가 지속가능한 삶이니, 나도 나만의 지속가능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앞서 제주에 정착한 사람으로서 이제 막 건너온 제주이주민들을 돕고 싶었다. 최근 제주 이주 열풍이 불면서 땅과 집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졌다. 매물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관련 정보나 땅과 집을 보는 눈이 없어 곤혹을 치르는 경우도 많이 봤다. 직접 사업도 하면서 부동산에 관한 전문성까지 있으면 제주이민의 전반에 대해 컨설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주이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즐거움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어찌 쉬울 수 있겠나. 그렇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즐거움이 숨어있다. 나는 이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로 즐거움을 찾는다. 매순간이 소중하다고 느끼고 사는 게 행복이지 않을까.

 

▲ 부부는 덕수산방 뒤쪽에 마련한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로 샐러드를 정성껏 만들어낸다. 점차 수확량을 늘려나가며 자급자족에 도전 중이다.

 

 <이어진 기사>

[3人3色 제주 정착기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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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지금! 제주 부동산개발지역 현장르포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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