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5일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도회 총회에서 조태성 일신건영 대표가 새 경기도회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은 1200여개에 이르는 도내 회원사들의 단합과 함께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회원사들이 좀더 좋은 여건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개선을 이루는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취재 권혁거 사진 왕규태 기자
“경기도회는 모두 1200여개의 회원사가 있습니다. 이들 회원사들이 주택사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회장으로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이와함께 회원사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니다.”
조태성 신임 경기도 회장의 얘기다. 조 회장은 신임 회장으로서 회원사들에 대한 권익보호가 최우선적인 업무라는 점을 밝힌다. 그것은 곧 협회의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자칫 주택경기가 어려워지기라도 하면 업체로서는 생존문제와 직결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협회에서 제도개선이나 규제완화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시장변화는 오히려 중소업체에 유리”
“아마도 내년부터는 주택시장도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1·3대책을 비롯한 규제강화와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또 나라사정이 혼란해지면서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점도 주택시장에는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 회장은 주택시장이 정국의 혼란과 함께 앞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점이 못내 걱정스럽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수도권의 주택시장도 결코 낙관할 수 없다. 이미 정부에서 내놓은 11·3대책의 경우 그 위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인구수의 감소와 고령화, 1~2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주택시장의 틀 자체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대량공급을 위한 대규모 주택건설보다는 소규모 복합개발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 인구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전체적인 주택시장의 규모가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 회장의 생각은 이런 변화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이다.
“정치나 사회적인 측면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시장 전체적인 면에서 보면 앞으로의 변화는 오히려 주택사업에 전문화된 중소업체나 중견업체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덩치가 큰 대형업체들은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는 반면 중소업체들은 순발력있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회장은 그간 경기도회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중앙회 부회장 등 중앙회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그런만큼 도회의 사정과 중앙회의 사정을 두루 알고 있어 도회의 어려움을 해소해줄 적임자로 꼽히기도 한다. 기실 도내 회원사들의 경우 도내 정책뿐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개선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앞으로의 시장변화가 여러 상황에 순발력있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업체나 중견업체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위기때 어려움 겪으며 내실위주로 경영”
조 회장은 회사의 경영방침으로 ‘내실’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1989년 선친이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참여한 그는 1996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꼬박 20년동안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황과 맞닥뜨리기도 했고, 그 상황들을 타개해오면서 느낀 점도 적지 않았다.
“한때는 회사를 키워보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고, 해외진출도 생각했습니다. 주위에서 사업다각화를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실을 다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덩치를 키우거나 다른 데 눈을 돌리기보다 전문화가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느 면에서 그것이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데도 더 효과적일 것으로 봅니다.”
창업 이후 일신건영이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당시 중견업체들은 물론 내로라하는 대형업체들도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던 상황이었다. 일신도 김포와 동탄신도시 등에 보유하고 있던 택지를 되팔았다. PF대출 등 금융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300억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지만 회사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조 회장으로 하여금 안정적인 회사운영에 중점을 두도록 만든 셈이다. 도시개발사업 등의 경우 추진기간이 길어 그 사이에 어떤 정책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중소업체로서는 참여가 쉽지 않다. 사업다각화 또한 쓸데없이 다른 분야에 눈을 돌리는 것보다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일신건영은 평택 도시개발사업지구를 비롯해 천안, 진주, 부산 등지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11·3대책 등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아 상황을 보아가며 진행할 생각이다. 천안의 경우만 해도 최근 시장이 침체돼 분양을 저울질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우선은 안정적인 사업추진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입주자들이 자신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어 고맙다며 감사패를 만들어줄 때 주택사업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또 더러 대형업체들보다 우리 회사의 브랜드를 더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도 열심히 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일신건영의 브랜드는 ‘휴먼빌’이다. ‘휴먼’이라는 말속에 담긴 뜻처럼 ‘사람이 살기에 좋은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이다. 조 회장은 친숙하게 다가오는 브랜드의 의미처럼 ‘사람이 살기에 편안한 공간’을 짓는 건설업체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