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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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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문주택]
프리미엄 주문주택의 루키와 베테랑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단독주택이 주택건설사들의 주요한 상품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문주택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크지 않은 회사이면서도 전통적으로 주문주택부문에서 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호소다 공무점같은 곳이 있는가 하면, 파나홈처럼 최근 뛰어들어 새로운 시스템으로 주목받는 업체도 있다.

글·사진 최승철(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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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은 아마도 보통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꿈일 것이다. 물론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야 그보다는 강남의 멋진 주상복합 아파트가 더 소망스럽겠지만.

 

그래도 나이가 들면 산 좋고 물 좋은 고향 마을 한 켠에 근사한 집을 짓고 살고 싶은 꿈을 다시 슬며시 끄집어 내기 마련인지 요즘은 전원주택, 목조주택 등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자금도 자금이려니와 내 맘에 맞는 집을 지어줄 믿을만한 업체를 찾는 것도 큰 일인 까닭이다.

 

손에 넉넉한 건축비를 쥐고 있다면 유명 건축가를 찾아가 내 맘에 맞는 집을 지어달라고 하면 되겠지만 보통 사람들에겐 어림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엔 아직 서민들이 믿고 맡길만한 맞춤형 단독주택 전문 건설사가 그리 많지 않다.

 

단독주택 비율이 높은 일본의 경우는 내 맘에 맞는 집 짓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미 분양주택과는 반대되는 개념인 주문주택이란 시스템이 널리 보급돼 있기 때문이다. 스미토모 부동산 같은 종합부동산회사는 물론 세키스이 건설, 노무라 부동산, 미사와 홈 등의 유명 주택건설사들도 대부분 주문주택을 취급한다.

 

일본에서는 단독주택이 대부분 주택건설사들의 가장 주요한 상품 가운데 하나이다. 그 중 주문주택 부문의 비중은 매년 커지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업계에서도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파나홈의 프리미엄 오더 하우스 ‘아티무’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파나소닉 계열의 주택건설업체 파나홈은 지난 8월 새로운 형태의 주문주택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그 주문주택은 ‘아티무(artim)’라는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인데 파나홈 최초의 목조주택 상품이기도 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주택상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또 고객의 조건과 기호에 유연하게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프리미엄 오더 하우스 아티무를 출시하게 됐다”며 “8월 22일에 코마자와 공원 하우징 갤러리에 모델하우스를 열었고 도쿄를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파나홈의 아티무

 

‘아티무’라는 브랜드는 예술(ART), 나 자신(I), 쌓아온 삶의 시간(TIME)을 조합한 신조어이다. 집 하나하나에 입주자들이 그들의 자신다운 삶을 담아갈 수 있는 보다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브랜드 작명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고객의 조건과 기호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게 ‘아티무’의 기본 목표이다. 이를 위해 건축기법은 설계 자유도가 높은 목조 공업화주택 공법을 선택했다. 파나홈의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모두 결집해 최고의 품질을 보장한다고 관계자는 장담하고 있다.

 

‘아티무’의 대상 고객은 도쿄도 내에 거주한 50~60대의 부유층이다. 파나홈은 자녀들이 모두 독립하고 이젠 시간도 돈도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전문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중장년들의 생각은 더 이상 ‘여생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가 아니라 ‘나는 평생 현역이다’라거나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싶다’라는 쪽으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같은 변화는 필연적으로 주거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1 파나홈 단독주택 내부 2 파나홈 주문주택

 

파나홈 자체 조사 결과를 보면 주문주택 수요자들 대부분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기초적인 구조계획부터 자신의 생활패턴을 반영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진 수요자의 비율이 무려 50%을 넘었다.

 

일본의 주문주택은 주택업체가 건설하고 판매하는 분양주택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고객의 주믄에 의해서 지어지는 주택을 말한다. 대부분의 건축 방식은 기업이 갖고 있는 여러 모델들 가운데 하나를 수요자가 선택한 후 그것을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주문하는 것이다.

 

공업화주택이기 때문에 상당 부분 개조가 가능하지만 그래도 구조 자체를 바꾼다거나 평면을 전반적으로 변형시키는 대공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다만 고객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 지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였다.

‘아티무’는 주문주택이 안고 있는 이런 아쉬움을 해결했다. 고객이 원하는 조건과 취향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부엌과 식당 중심, 야외에도 거실 마련

‘아티무’는 몇 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다.

그 첫번째는 자존감 높은 부유층 수요자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목조주택으로 짓되 디자인부터 소재, 공간 배치까지 최고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코미자와 공원 모델하우스를 보면 공간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걸 알 수 있다.

 

집의 중심을 부엌과 식당으로 잡았다는 것은 매우 신선한 시도이다. 부부도 손님도 주방에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편안한 동선을 짰고 이를 기본으로 평면을 앉혔다. 음식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 건강식은 중년 이후의 일본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라는 점에 착안한 것인데 이 시도는 많은 내방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야외에도 거실을 마련했다는 것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꼽힌다. 또 옥상에는 스카이 가든을 마련해 언제나 자연과 함께 하는 집이 되도록 했다. 침실엔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채택했다. 특히 외부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휴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구성에 신경을 썼다. 부부 침실 외에 손님방 등에도 개별 화장실을 설치했다.

 

두번째는 내진성과 단열성이 모두 보장되는 고기능의 철골 주택으로 지어진다는 것이다. 고층 건물에서 사용되는 내진 기술을 그대로 채용해 최고의 안전도를 보장한다. 환기와 공조, 그리고 단열성면에서도 일본 정부가 정한 표준 규격 이상의 고효율성을 장담하고 있다. 여기에 중장년층이 주수요층인 까닭에 배리어 프리 설비는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파나홈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세번째 특징이다. 프리미엄 오더 하우스인 ‘아티무’에 적합한 전담 팀을 구성해 지원하는 것이다. 모든 고객을 주택의 품격에 맞게 최고 수준으로 응대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컨설팅부터 영업, 설계, 시공에 이르기까지 전문지식을 갖춘 전담 팀을 꾸려 상시 지원체제를 갖췄다. 이들은 고객들의 어떤 요구사항도 그들이 주문한 주택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와 함께 애프터서비스 또한 특별하다. 기본 초기 보증기간은 10년. 그러나 건물의 구조내력 상 주요한 부분과 방수 부분 등은 소정의 조건에 따라 인도 후 최장 30년까지 연장 보증을 실시한다. 여기에 60년 장기 유지보수 지원도 준비중이다.

 

파나홈의 새로운 주문주택 사업은 초기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도쿄의 중장년 가구주 사이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상담과 주문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문주택시장의 백전노장 호소다 공무점

파나홈이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중장년 고소득층을 타겟으로 하는 주문주택 시장을 만들고 뛰어든 겁 없는 신예라면 오랫동안 전통적인 주문주택을 공급해온 백전노장도 많다. 호소다 공무점(細田工務店)은 그 대표적인 회사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주문주택의 소리 없는 강자이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매년 목조주택 건설부문 톱3에서 밀려나본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전문기업이다. 호소다 공무점은 1947년 창립 이래 60여 년 동안 고품질의 목조주택을 공급해왔다. 맨션 등 공동주택 공급량도 3만5000여 가구에 이른다.

 

이 회사가 주문주택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82년. 그후 주문주택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호소다 공무점의 주문주택 시스템은 일본 주택건설회사 대부분이 채용하는 가장 스탠다드한 것이다.

 

호소다 공무점은 주문주택이야말로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모델의 분양주택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주택수요자들이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을 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고객의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생각,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하루하루의 일정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한 주문주택을 짓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호소다의 주문주택은 고객의 방문 상담으로부터 시작된다. 영업 담당이 상담을 마치면 설계, 공사 전문가들과 함께 전담팀을 꾸린다. 이 팀은 입지 선택, 금융은 물론 주택의 설계와 시공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각자 전문가의 입장에서 꼼꼼하게 확인하고 기획한다.

 

“내가 납득할 수 없는 것은 고객도 납득하지 못한다”라는 게 이 팀의 모토이다. 고객을 위한 팀이라는 강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어 고객과의 상담기간이 길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한다.

 

주택을 지어 인도한 후에도 고객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다른 주택건설회사와의 차별점이다. 사후관리를 외부 용역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호소다는 주문주택의 강자가 될 수 있었다.

 

 

1 호소다 공무점 주문주택의 옥상 정원 2, 3 호소다 공무점의 주문주택

 

 

“내가 납득할 수 없는 것은 고객도 납득하지 못한다”

호소다 공무점의 주문주택 브랜드는 ‘키코코치 프리미엄’이다. 나무를 기본으로 하는 주택이라는 뜻이다. 브랜드처럼 최고의 목조주택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소재 선택부터 심혈을 기울인다. 장인의 높은 식견으로 선택된 하나의 원목에 첨단 기법을 적용, 고급 재료로 다듬는다.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나무는 노송이다. 아름답고 강하고 향기로운 나무로 흰색 바탕에 연분홍색 나뭇결이 특징이며 특유의 광택도 있다.

 

나무가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나이테가 치밀하고 강도도 뛰어날 뿐 아니라 향기의 주성분인 테르 피네올이 힐링 효과와 살균, 살충 작용도 갖고 있다. 이 같은 특성으로 ‘호류지’를 비롯해 일본의 유명한 목조 건축물에는 노송나무가 많이 사용되었다. 호소다 공무점은 JAS 규격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노송나무를 소재로 신뢰성 높은 주문주택을 짓고 있다.

 

키코코치 프리미엄의 기술적인 특징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것들이다. 먼저 내진성능이다. 골조 외에도 외벽과 바닥, 천장에 구조용 패널을 단단히 고정한 육면체 구조를 채용했다. 그 결과 지진의 큰 흔들림을 측면에서 상쇄함으로써 건물의 파괴 또는 붕괴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에너지 절약 사양도 최고 등급이다. 고성능 단열재와 복층 유리 새시 등을 채용해 주택성능 표시제도의 ‘에너지 절약 대책 등급’ 최고인 4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냉난방 효율이 크게 높아졌고 주거비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내구성은 기본이다. 기본적으로 외벽과 단열재 사이에 공기가 흐르는 공간을 만들어 벽체내의 결로를 방지하고 구조물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외벽통기공법’을 채용하고 있다. 이로써 주택성능 표시제도의 ‘열화 대책 등급’에서 3등급을 확보했다. 또한 건물의 유지관리 및 업데이트에 대한 배려를 나타내는 ‘유지관리 대책 등급’에서도 3등급을 실현했다.

 

호소다 공무점은 이 시스템으로 일본에서 가장 뛰어난 주문주택을 공급하는 전문회사로 자리를 잡았고 이는 다른 주택건설사에도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파나홈과 호소다 공무점은 일본의 프리미엄 주문주택 시장의 오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주문주택은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이라는 주택의 의미를 가장 잘 구현한 형태의 주거일 것이다. 여전히 주택 대량공급의 시대를 살고 있고 아파트만이 우리 주거의 대안인 지금 주문주택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주택건설업체로서도 이런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외의 다른 주택상품을 내놓는다는 것도 커다란 모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도 주문주택에 대한 잠재수요는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중장년층이 자신의 삶과 주거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프리미엄 주문주택 시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군가 조금 먼저 생각하는 사람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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