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5일 대한주택건설협회 서울시회 총회에서 박영호 순영건설 대표가 새로운 시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으로 3년간 서울시회를 이끌어갈 박 신임회장은 회원들간 정보 공유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서울시와 맺은 업무협약의 구체적 실천, 하자 및 감리 등 제도적인 개선의 적극 추진 등을 다짐했다.
취재 권혁거 사진 왕규태 기자
“먼저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회장을 맡게 되어 실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다행히 전임 회장 여러분들께서 애써 오신 덕분에 서울시회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고, 서울시와의 업무협약 등을 통해 사업여건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전임 회장들이 닦아놓은 토대위에서 회원사 여러분들이 좀더 원활하게 주택사업을 영위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영호 신임 서울시회장이 밝히는 소감이자 각오다. 박 회장은 올해 10월5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있었던 대한주택건설협회 서울시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간 중앙회 이사를 비롯해 서울시회 감사와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맡으며 활발하게 활동해온 터여서 중앙회와 시회의 사정에 두루 밝다.
박 회장은 앞으로 시회의 운영과 관련, 그간 전임 회장들이 이뤄놓은 성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힌다. 특히 그는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바 있는 ‘특별위원회’ 구성과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의 구체적 실천을 통한 성과 확보, 제도개선의 적극 추진 등을 통해 회원사들의 사업여건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우리 회원사들은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업체들이다보니 큰 업체들처럼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자신이 사업하던 지역의 정보는 잘 알지만, 다른 지역의 정보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경제 전체의 흐름과 함께 주택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주고, 다른 지역의 정보도 회원사들이 공유하도록 하면 그만큼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별위원회는 회원들에게 주택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를 지원하는 기구이다. 박 회장은 서울지역 구청의 국장급 인원을 포함해서 전문가와 회원사 등 10명 안팎의 인원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다. 이들이 전국적인 부동산시장의 흐름이나 국토개발계획 및 정책방향, 기술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지역별로도 시장이나 공사발주, 지역여건 등에 관한 정보를 취합해 회원사들에게 제공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전임 박성래 회장 시절 서울시와 맺은 업무협약이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실질적인 개발제한효과가 없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서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에도 참여폭을 확대시켜 나가도록 할 생각이다.
“이제 서울시에서 재건축을 제외하고 일반택지를 구입해서 집을 짓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땅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에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통해 우리 회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와함께 용도가 다한 그린벨트에 임대료가 저렴한 임대주택 등의 공급에 나서도록 하면 서민주거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될 겁니다.”
박 회장은 감리 및 하자문제와 관련해서도 책임감리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택업체 관계자들을 비롯해 정부와 관련 전문가, 언론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공청회 등을 통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관해 진지한 토론을 벌여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해내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별위원회 구성, 제도개선 등 적극 추진”
박 회장이 주택사업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이다. 당초 그는 대형 출판사의 임원으로 있다 독립해 출판업을 했다. 언론통폐합 등으로 출판시장이 어려워지던 즈음에 마침 친구가 몸담고 있던 부동산업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 눈을 돌리게 됐다. 땅을 사고 팔면서 부동산에 눈을 떠 집을 지어 팔기 시작한 것이 주택사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주택사업을 시작할 당시 다가구주택 붐이 일었고, 이어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그의 사업도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으며 성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어렵사리 이를 극복하고 최근에는 거제에 200여세대의 빌라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주택시장은 주택공급의 증가와 인구감소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전체적인 시장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시장의 움직임도 대도시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중소 주택업체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별위원회도 바로 그런 의미에서 필요합니다. 이는 우리 회원사들이 모두 공생하기 위한 길입니다.”
평생 선거는 처음 치러보는 것이라는 박 회장은 처음부터 경선의 움직임이 있었으면 선거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힌다. 화합의 축제가 돼야 할 총회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총회가 끝난 만큼 이제는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경선을 함께 치른 상대 후보에게도 협회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그또한 공생의 일환일 터다.
박 회장이 인터뷰에서 강조한 화두는 ‘공생’과 ‘변화’이다.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나만 살기 보다는 회원사가 모두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자면 회원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박 회장은 회원들과 힘을 합쳐 변화를 헤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