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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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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03 부천 소행주 산뜰▶육아고민, 함께 살면서 함께 해결해요!]
3.3㎡씩 내놓자 집이 더 커졌다

부천 송내동 주택가에 마당을 품은 공동체주택이 들어섰다. 또래 아이들을 기르면서 비슷한 육아고민을 나누던 여섯 집이 함께 지은 집이다. 집 곳곳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커뮤니티공간이 펼쳐진다. 언제나 문을 활짝 열어둔 여섯 집의 함께 살이를 엿본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TV와 소파가 있는 일반적인 거실과 다른 301호 거실. 벽면에 큰 책장을 세우고 바닥에는 놀이매트를 깔아 아이들이 놀기 좋은 모습을 갖췄다.

 

 

부천 송내동에 위치한 산어린이집 학부모 여섯 가구가 모여 공동주거에 나섰다. 어린이집과 가까운 곳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공동주택을 지었다. 지난해 3월, 공동체주택을 짓기로 결정하자마자 일사천리로 땅을 사고 설계를 시작해 집을 완성했다.

 

입주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꼭 1년. 공동체주택 건설 컨설팅을 맡은 코하우징 협동조합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사례 중에서도 꽤 빨리 결실을 본 경우다.

‘집 한 채를 짓는데 10년 늙는다’라는 말이 있다지만, 이들에게는 예외다. 여섯 집 모두가 만족할만한 집을 짓고 6개월째 행복한 공동주거를 실현해 나간다.

 

 ▲‘산뜰’. 부천 송내동 자투리땅에 지은 공동체주택 ‘산뜰’. 산어린이집에서 만난 여섯 가족이 의기투합해 지하1층, 지상4층 건물을 지어 함께 산다.

 

건물개요

주택명 소행주 산뜰  

지위치 부천 소사구 송내동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지면적 653㎡

건축면적 130㎡ 연면적 628㎡ 

건폐율 19.96% 용적율 76.29%

주용도 공동주택(다세대주택), 2종근린생활시설(사무소)

건물규모 지하 1층, 지상4층 

세대수 6세대

 

이들이 물 흐르듯 막힘없이 집을 지을 수 있었던 데는 여섯 집의 끈끈한 신뢰와 양보 덕분이다. 여기에 입주자대표로서 총대를 메고 일을 도맡아온 최일룡씨의 추진력이 있었다. 17년간 주택건설회사에 근무하면서 쌓은 집짓기 관련 실무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일을 해나갔다.

공동육아를 위해 만났다가 공동주거까지 실현하고 있는 여섯 집의 사는 이야기 속으로.

 

▲지하 1층은 입주자들이 함께 쓰는 커뮤니티공간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놀이방과 북카페로 조성했다. 한켠에는 대형 냉장고를 두어 입주자들이 공용으로 사용한다.

 

 

지하 1층에 아이들 놀이터 만들어

공동체주택 ‘산뜰’은 동네사람들에게 한동안 관심거리였다. 저층 다세대주택이 복닥복닥 모여있는 송내동에서 너른 마당을 품은 집을 만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뜰은 부천 송내동 주택가 끝자락의 세모난 자투리땅 위에 세워졌다. 653㎡땅은 8억5000만원을 들여 여섯 집이 공동으로 구입하고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건물을 짓는데 3.3㎡당 약 550만원의 건축비를 들였다.

 

▲부천 송내동 주택가에서 마당을 품은 집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초록색 잔디가 싱그러운 마당은 산뜰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각 세대는 각자의 예산과 생활에 맞게 53㎡에서 69㎡로 면적과 구조를 달리 했다. 이들이 집을 짓는데 쓴 돈은 평균적으로 3.3㎡당 1000만원 정도. 부천 인근 주택시세가 3.3㎡당 13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시세 대비 25% 저렴한 편이다.

 

▲지하 1층 놀이방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아파트에선 누릴 수 없었던 시간이다.

 

▲여섯 집이 각각 3.3㎡씩 기부해 만든 2층의 다목적실. 산뜰 반상회나 아이들 영화감상회 등 다양한 활동이 이곳에서 펼쳐진다. 다 같이 모여 저녁을 함께 만들어 먹기도 한다.

 

전용 53㎡ 101호에 사는 김은재씨는 이전에 살던 아파트의 전셋값으로 내집을 마련했다.

“예전엔 30년된 아파트에 전세로 살았어요. 계약 때만 다가오면 불안했죠. 전셋값은 오르는데 어디로 이사해야 하나 걱정이었거든요. 지금은 그때 보다 면적은 작지만, 내 집이 있어서 든든해요.”

 

 102호 5 세 가족이 사는 102호는 53㎡규모. 주방에 대형 아일랜드를 두어 거실과 대면하는 11자형 구조를 꾸몄다. 엄마의 요구에 따라 거실을 바라보면서 일할 수 있는 주방이다. 주방 앞에는 마당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다.

 

 ▲평범치 않은 구조의 안방.

방 가운데 붙박이장이 매립된 가벽을 세워 공간을 분할했다.

 

 

각 세대는 면적뿐 아니라 구조도 제각각이다. 모든 입주민이 자신의 집을 직접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맞춤집이 완성됐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공동 공간. 육아에 관해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입주민이었기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지하 1층이 바로 고민의 결과물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놀이터를 만들었다. 때때로 엄마, 아빠가 모여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1층 두 집은 전용면적이 53㎡로 산뜰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데, 집 밖에 수납공간을 추가로 부여해 집을 더 여유롭게 쓴다. 입주자들은 각자 별명을 지어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른다. 101호에 사는 파랑(남편 이재식씨)과 살구(아내 이지연씨), 그리고 아이 다인이의 이름을 문에 붙였다.

 

2층에 마련된 다목적실은 여섯 집이 각각 3.3㎡씩 기부해서 만들었다. 이곳에서 반성회도 하고 아이들 영화감상회도 열린다. 또 손님을 위한 게스트룸이 되기도 한다. 다목적실은 비어있을 틈이 없을 정도로 이용률이 높다. 김은재씨는 더 크게 만들지 못해 아쉽다고 할 정도다.

 

301호 9 디자인보다는 사용하기 편리한 구조로 조성한 주방이다. 싱크대 앞으로 창을 내어 환기가 원활히 이뤄진다. 주방 뒤는 안방이다.

 

“집을 지을 때 소행주 측에서 ‘공용공간에 신경쓰라’고 조언했어요. 그 때는 듣지 않았죠. 내 집에 신경 쓰기 바빴거든요. 그런데 살아보니 공용공간을 정말 많이 이용해요. 아이들 짐도 두고, 친구들도 이곳에서 맞아요. 다목적실 덕분에 내 집을 더 여유롭게 사용한답니다. 좀 더 크게 만들 걸 아쉬울 정도에요.”

 

401호 10 아늑하게 꾸민 주방. 벤치를 벽면에 붙여 설치했다. 테이블이 있는 안쪽에 창이 난 모습이 귀엽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서 이어진 공동주거

금요일 저녁이 되자 지하 1층 놀이방으로 아이들이 우르르 내려온다. 너나 할 것 없이 웃고 떠들고 뛰어논다. 그러다 불쑥 101호집에 들어가 한바탕 집안을 휘젓는다. 다시 201호로 들어가 거실 책장의 책을 꺼내 읽는다. 어느 집이든 모두가 제집인양 거침없는 모습이다.

 

“아내와 제가 퇴근이 늦어도 걱정이 없어요. 말하지 않아도 이웃집에서 저녁을 챙겨주고 아이들을 돌봐주거든요.”

201호에 사는 김정서씨는 산뜰에 입주하고 육아고민을 크게 덜어냈다. 다른 집도 마찬가지다. 맞벌이 가정에서 육아는 늘 고민거리인데 이곳은 여섯 집이 모두 한 가족같이 아이들을 돌본다. 아이들도 또래 친구와 언니, 오빠가 생겨 기쁘단다.

 

산뜰 입주자들은 공동육아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에서 만난 학부모 사이라서 공동육아에 익숙하다. 또 교육관도 비슷하다.

 

▲401호는 전용면적 69㎡, 복층구조로 지었다. 층고가 높은점을 이용해 거실창을 위아래 두 곳에 냈다. 복층에도 햇살이 하루종일 충분하게 들어온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이견이나 갈등은 수시로 대화하여 푼다. 한 달에 한 번 반상회를 열고, 일 년에 한 번 여행을 다니면서 관계를 다진다. 남달리 이웃사이가 끈끈하다보니 별다른 자치규약도 없다. 다만 건물 내에서 금연할 것을 정해두었다.

 

언제나 현관문을 활짝 열어두어야 하는 공동체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과 이해라고 102호 입주민 이지연씨는 말한다.

 

“산뜰이라고 층간소음이 왜 없겠어요. 그렇지만 윗집에서 소음이 들릴 때면 윗집에 사는 민준이가 신나게 노는구나 싶어서 오히려 흐뭇해요. 여기 사는 아이들이 모두 내 아이의 친구잖아요. 이해의 폭이 다르죠.”

주택관리는 입주자들이 자체적으로 한다. 한 달에 7~8만원의 관리비를 거둬 주택보안, 청소, 입주민행사에 사용하고 일부를 충당금으로 적립한다.

 

“공동체주택에 살려면 양보와 배려는 필수에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고요. 서로 가족같이 살고 있잖아요. 모든 아이들은 내 아이처럼 돌보고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꼭 필요해요.”

 

입주자대표 최일룡씨는 행복한 공동체주택 살이를 위해선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의 말처럼 신뢰로 똘똘 뭉쳐 주거와 육아를 즐겁게 함께 하고 있는 산뜰이다.

 

 

<이어진 기사보기>

case01 성북구 배우의 집

case02 금천구 보린주택

case03 부천 소행주 산뜰

Information 서울시 공동체주택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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