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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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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02 금천구 보린주택▶홀몸 어르신의 신바람 나는 셰어하우스]
“함께라서 외롭지 않아요”

서울시와 금천구가 공급한 보린주택은 홀몸 어르신만을 위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이다. 비슷한 처지의 어르신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간다.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 돌보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족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보린주택 옥상에 입주자들이 직접 돌보는 텃밭이 꾸며져 있다. 며칠 전엔 파를 수확해 입주자들끼리 나눠 먹었다. 요즘은 겨울 배추를 기르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저층 다세대주택이 즐비한 금천구 시흥동 주택가에 검정색 벽돌로 멋을 낸 건물이 들어섰다. 4층 규모의 건물 입구에는 ‘보린두레주택’이라는 간판이 붙었다.

 

이곳 보린주택은 서울시의 수요자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중 하나다. 금천구의 정책제안을 서울시가 받아들여 지금까지 총 4개의 보린주택이 공급됐다. 민간사업자를 대상으로 설계공모를 진행해 노인입주자 특성에 맞는 집이 건축되면, 서울시가 이를 매입해 홀몸 어르신에게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건물 공급은 서울시가, 주택 및 입주자 관리는 금천구가 맡아 보다 직접적이고 신속하게 입주자 생활을 관리한다.

 

 

▲검정색 벽돌로 멋을 낸 보린두레주택. 총 4층 건물 중 1~2층은 지역 경로당으로, 3~4층은 10명의 홀몸 어르신을 위한 보린주택으로 사용한다.

 

현재 보린주택의 입주대상은 금천구에 사는 어르신 중 지하·반지하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는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임대계약은 2년마다 이뤄지며, 최대 9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1 여성 어르신 5분이 함께 사는 집의 거실 전경. 평소 이곳에 모여 함께 TV를 보고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2 건물 2층에는 경로당이 있다. 입주자들은 이곳에서 지역주민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면서 즐거운 사회생활을 이어간다.

3 1층에 마련된 다목적실. 주로 보린주택 입주자와 경로당 어르신을 위한 노래교실, 영화감상회가 열린다.

 

지난 2014년 11월, 독산동에 1호 보린주택 공급을 시작으로 현재 금천구 내에 4호가 공급됐다. 이중 4호 보린함께주택은 홀몸 어르신과 더불어 한부모 가정이 함께 산다.

보린주택을 통해 총 56가구가 안전하고 쾌적한 보금자리를 꾸려나가고 있다.

 

 ▲입주자에게 주어진 개인방. 2면에 창문이 나 있어 하루 종일 햇살이 깊숙이 들어와 쾌적하다.

 

 

어르신들, 셰어하우스 적응 빨라

지금까지 공급된 보린주택 4곳 중에서도 시흥동에 위치한 2호 보린주택이 특히 눈길을 끈다. 원룸형으로 공급된 다른 곳과 달리, 셰어하우스 형태로 공급됐기 때문이다. 4층 건물 중 3~4층을 보린주택으로 사용하는데 각각 남성 5명, 여성 5명이 함께 산다. 주거비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임대료 9만2000원선. 시세 대비 30%로 저렴하다.

 

집안에 들어서면 일반 주택과 비슷한 모습이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방 5개가 위치한다. 각자 방에는 간이 주방과 화장실이 딸려있어 독립적인 생활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최근 등장한 셰어하우스 못지않게 공유생활과 사생활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구조다.

 

 1 깔끔하게 정리된 방안 모습. 방마다 붙박이장이 설치돼있어 수납이 편리하다.

2, 3 개인 방 안에는 간단하게 조리를 할 수 있는 간이 주방과 개인 화장실이 딸려있다. 셰어하우스임에도 독립적이고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셰어하우스 생활을 낯설어 하지는 않을까? 입주자를 돌보는 관리자 진용애씨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빨리 셰어하우스에 적응했다고 말한다.

 

“입주 초기에는 입주자끼리 갈등이 있었어요. 모두 오랫동안 혼자 사신 분들이잖아요. 자주 부딪치고 다양한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이해심이나 배려심이 커지더라고요. 지금은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산다고 생각하시면서 친하게 지낸답니다.”

 

건물 1~층은 지역 경로당으로 사용한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노인프로그램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과의 만남이 수시로 이뤄져 입주민이 느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크다.

 

 ▲입주자가 다 같이 사용하는 공용 주방. 공간이 넓고 싱크대가 2개 설치돼있어 여럿이 동시에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입주민끼리 서로 돌보며 노노(老老)케어 실현

보린(保隣)주택 한자풀이를 살펴보면 ‘이웃들끼리 서로 지킨다’는 뜻이다. 그동안 혼자 살았던 노인들이 모여 살면서 서로 돌보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실제로 우리나라 1인 노인가구의 증가세는 매우 가파르다. 사회와 단절된 1인 노인가구는 고독사 등의 사회문제로 이어지곤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린주택의 가치는 홀몸 어르신들이 외로움을 어루만지면서 소통하는데 있다.

 

보린주택에 사는 노운영(80세) 할머니는 “여럿이 모여 사니까 외롭지 않아서 좋아요. 덕분에 좋은 말벗이 생겼죠. 가끔 거실에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방안을 들여다보곤 해요.”

 

 ▲금천구에 보급된 보린주택

금천구 내에 공급된 1·3·4호 보린주택. 이곳에서 총 46세대의 홀몸 어르신과 한모자 가정이 서로 돌보며 함께 살아간다.

 

입주민들은 시시때때로 서로의 방을 들여다보면서 안부를 묻는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연계된 보건소에 연락해 처치를 받는다. 보린주택은 지역보건소뿐만 아니라 여러 복지센터와 연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달까지 보건소가 운영한 ‘걷기동아리’는 특히 인기가 좋았다.

 

임점덕(90세) 할머니는 이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바쁘다.

“노래교실, 텃밭가꾸기, 걷기대회 같은 활동이 많아서 좋아요. 혼자 살았으면 집에만 있었을텐데 친구들하고 함께 놀 수 있어서 귀찮더라도 자주 참여하지요.”

 

보린주택 입주자들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에 친밀감이 남다르다. 함께 살면서 외로움을 보듬고 서로 위하는 모습이 흐뭇하다. 끈끈한 정과 배려가 넘치는 가족 같은 공동체주택이다.

 

 

<이어진 기사보기>

case01 성북구 배우의 집

case02 금천구 보린주택

case03 부천 소행주 산뜰

Information 서울시 공동체주택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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