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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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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01 성북구 배우의 집▶빌린 땅에 지은 준공공임대주택]
청년연극예술인의 보금자리이자 협업의 무대가 되다

예술적 기운이 감도는 대학로 뒷동네, 성북구 삼선동에 색다른 공동체주택이 들어섰다. 청년연극예술인을 위한 배우의 집, ‘with SOME Hous'(윗썸하우스)다. 7명의 청년들은 기꺼이 함께 살면서 주거와 일, 예술적 영감을 공유한다. 서울시와 민간건축사사무소가 협업해 지은 성북구 배우의 집을 찾았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성북구 삼선동에 위치한 배우의 집. 3층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리모델링해 감각적인 주택으로 재탄생시켰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세난에 가장 고통 받는 이들 중 하나가 바로 청년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일하는 청년예술인의 주거문제가 심각하다. 서울시는 이러한 청년예술인의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동체주택을 선보였다. 올해 1월, 대학로 인근 성북구 삼선동에 문을 연 ‘배우의 집’이다.

 

 

 


1 1층 일부를 필로티 구조로 설계했다. 본래는 주차장 자리지만 , 입주자가 협의해 비워두고 자유롭게 사용한다.

2 1층은 입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오픈 스페이스다. 폴딩 도어를 활짝 열면 스무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확보돼 커뮤니티공간으로 쓰기 충분하다. 입주자들이 참여한 연극 포스터가 벽면에 붙어있는 모습이 배우의 집다운 모습이다.

 

배우의 집은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협력해 지은 민관협력형 공동체주택이다. 시가 소유한 토지를 민간사업자에게 40년간 저렴하게 임대해주면 민간사업자는 해당 땅에 주택을 지어 시세의 80% 수준으로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일종의 토지임대부 준공공임대주택이다. 시는 여기에 ‘공동체주거’라는 개념을 더해 새로운 형식의 집을 만들었다.

 

 ▲1층 안쪽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동 주방이 있다.

 

서울시와 짝을 이뤄 배우의 집을 공급한 곳은 민간건축사사무소, 더블유하우징. 연면적 254㎡, 3층 규모의 오래된 다세대주택을 10가구를 위한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했다. 낡고 오래된 건물을 산뜻한 외관을 갖춘 감각적인 집, 위드썸하우스로 재탄생시켰다.

 

 1 3인이 함께 쓰는 셰어하우스다. 주방과 거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각자 독립적으로 침실을 사용한다.

2 3인실의 3개 방을 제외하고는 모든 셰어하우스 입주자에게는 각각 개인 방과 욕실이 제공된다. 사생활도 충분히 누릴 수 있어 셰어하우스 생활에 부담이 적다.

 

공동체주택이란 이름에 걸맞게 1층은 입주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커뮤니티공간이다. 공동주방을 조성하고 오픈스페이스를 만들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한다. 이곳은 때때로 반상회가 열리거나 입주자의 작업실로 변신한다. 시원하게 뻥 뚫린 옥상도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공간으로 요긴하다. 얼마 전엔 옥상에서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한데 모여 영화제와 바비큐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1 지난 9월, 배우의 집 옥상에서 열린 옥상달빛영화제.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어울려 시간을 보냈다.

2 1층 스튜디오에 입주한 보통현상이 참여해 만든 옥상달빛영화제 포스터. 배우의 집 입주자들끼리 주거를 넘어 일에서도 남다른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3 옥상은 입주자들을 위한 커뮤니티공간으로 조성했다.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두 달 전엔 무료영화상영회 ‘옥상달빛영화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주거뿐 아니라 일에서도 교류 가능해

배우의 집에 입주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로 39세 미만의 1인거주 청년연극예술인일 것, 둘째로 ‘공동체주거 규약’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 배우의 집에 마련된 4호실 중 3호실이 2~3인가구 셰어하우스로 구성돼있다보니(1인가구 원룸형 1호실), 함께 사는 것에 대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현재는 10명의 최초 입주자 중 개인사정으로 3명이 퇴거하고 총 7명이서 생활하고 있다. 빈자리는 상시모집을 통해 채워질 예정이다. 월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방에 따라 38~45만원 정도다.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데다 관리비가 따로 없어 부담이 적다.

 

배우의 집은 대부분 두세 명이 함께 사는 구조이다 보니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모이고 소통하는 시간이 많다. 같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친목을 다지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이나 오디션정보를 서로 나누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곳의 공동체 생활이 보다 빠르게 안정화된 데는 서울시의 공동체주택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 입주자 이새윤씨의 공이 크다. 다양한 커뮤니티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공동체주택 살림을 이끄는 코디네이터로서 새윤씨는 한창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앞장서서 반상회를 열고 입주자를 위한 문화행사를 벌이면서 입주자 관계를 친밀하게 다졌다. 얼마 전 이곳 옥상에서 개최된 옥상달빛영화제가 새윤씨가 발로 뛰어 연 행사다. 입주자들의 장기를 살려 다양한 독립영화와 예술콘텐츠를 무료로 상영했다. 행사포스터는 1층 스튜디오에 입주한 포스터디자인회사 ‘보통현상’의 도움을 받았다. 같은 업계 사람들이 모인 덕분에 다양한 방식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같은 업계의 종사자들이 모인 배우의 집은 공동체주택으로서 공유의 범위와 깊이가 남다르다. 단순히 주거공간을 함께 나누는 것을 넘어, 일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이뤄내고 있다. 공동체주택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배우의 집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배우의 집 입주자 겸 서울시 공동체주택코디네이터 이새윤

“공동체주택 이끄는 중심 역할 중요해…

열린 마음 있으면 누구나 적응할 수 있어”

 

▲옥상에 마련된 텃밭에 물을 주는 입주자 이새윤씨. 입주자들은 바쁜 생활 틈틈이 텃밭을 가꾸면서 여가를 보낸다.

 

배우이자 공연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이새윤씨는 저렴하고 쾌적한 주택을 찾아 배우의 집에 들어왔다. 공동체주택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관련 정책과 소식을 접하게 됐고 이어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동체주택코디네이터 프로그램까지 참여하게 됐다. 공동체주택의 입주자로서, 공동체주택을 만들어가는 코디네이터로서 두 가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Q. 배우의 집에 입주하게 된 계기는

A. 처음 배우의 집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저렴한 주거비 때문이었다. 혼자서는 1층 마당과 옥상이 있는 집에 살기가 쉽지 않다. 셰어하우스이긴 하지만 1인실과 독립화장실을 쓸 수 있어 부담이 적었다. 그런데 살다보니 공동체주택의 장점이 크다고 느껴진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외로움도 줄고 도움이나 정보도 많이 얻는다. 그렇게 공동체주택에 관심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서울시의 공동체주택코디네이터에도 도전하게 됐다. 직접 살고 있는 입주자로서, 다양한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공동체주택코디네이터로서 하는 일은

A. 서울시와 협업하는 여러 민간업체로부터 다양한 공동체주택 컨설팅 교육을 받는다. 주로 입주자 공동체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 교육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9월에 배우의 집에서 문화행사를 벌였다. ‘옥상달빛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입주자들과 인근 지역주민을 초대해 함께 영화를 감상했다.

 

연극영화예술에 종사하는 입주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행사로, 반응이 무척 좋았다. 행사 덕분에 입주자는 물론, 지역주민과의 사이도 꽤 가까워진 듯하다.

 

Q. 공동체주택 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

A. 공동체주택이 아직은 낯선 개념이다. 입주 초기만 해도 입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교류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생활패턴이 달라 정기적인 반상회를 갖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데 생각을 바꿔 내가 먼저 나서서 말을 걸고, 일을 벌이니 다들 따라오더라. 행사를 기획하고 알리면 기꺼이 참여하고 칭찬해준다. 공동체주택에 살면서 적극적으로 만남을 기획하고 입주자 사이를 조정하는 공동체주택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옥상달빛영화제’가 2, 3회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 외에도 입주자들이 함께 하는 다양한 행사를 만들 계획이다. 나아가, 지역주민과의 관계도 돈독하게 다지고 싶다. 영화제 때 이웃 건물 주민들을 초대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더라. 공동체주택의 범위를 같은 동네 주민까지 넓히고 싶다.

<이어진 기사보기>

case01 성북구 배우의 집

case02 금천구 보린주택

case03 부천 소행주 산뜰

Information 서울시 공동체주택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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