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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쇼트’를 바라보는]
부자들의 시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연일 치솟는 강남 재건축시장, 적게는 수십 대 일에서 많게는 수백 대 일까지 투기적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아파트 및 오피스텔 분양시장, 수천 대 일은 기본이고 당첨되는 것 자체가 바로 로또당첨이라는 점포겸용 단독택지 청약열풍 등은 이미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없을 만큼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조만간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가 현실화될지도 모릅니다.”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얼마 전 필자가 자문 상담을 위해 만나본 강남부자 K씨(남/69세)는 빅쇼트가 조만간 현실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감을 갖고 있었다. 참고로 빅쇼트는 주로 주식시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가격이 하락하는 쪽에 베팅하는 것’을 말하며 흔히 ‘공매도’라고 불린다.

 

미국 영화 빅쇼트와 우리나라 부동산 이상과열현상

영화 ‘빅쇼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2007년)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당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비록 국내에서는 올 초 상영돼 대중적으로는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경제분야, 특히 부동산경제를 주제로 해 적지 않은 반향을 가져온 영화였다.

 

실제로 필자가 자문 상담을 통해 만나본 몇몇 부자들은 영화 ‘빅쇼트’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이상과열현상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었다. 

 

여기서 영화 ‘빅쇼트’를 잠시 들여다보자. 2005년 미국의 주택시장이 거품논란 속에 위험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4명의 주인공들은 다가올 부동산 폭락장을 예견하면서 부동산가격이 폭락하면 큰 수익을 내는 신용부도스와프상품에 베팅을 하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주택시장의 폭락을 나름 자신있게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미국 정부의 저금리정책과 서브프라임모기지 때문이었다.

 

사실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는 미국 정부의 저금리정책과 관련이 깊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2000년 IT버블, 2001년 911테러, 2003년 이라크전쟁 등으로 자국의 내수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지자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역사상 최저금리수준인 1%까지 내렸는데 이로 인해 저금리가 지속되고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실물인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하위신용등급인 서브프라임등급의 사람들에게 집값의 100% 수준까지 담보대출을 허용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미국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훗날 주택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을 무서운 줄 모르고 만들어냈던 셈이었다.

 

영화와 같은 현실, 2008년 금융위기

결국 영화 속 주인공들의 예상대로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는 빠르게 현실화 됐다. 주택시장 붕괴를 가져온 시한폭탄의 뇌관을 건드린 것이다. 미국 정부가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고 경기가 과열되자 이를 진정시키려는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2004년부터 끌어올리기 시작해 2006년도에는 최고 5.25%까지 올렸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금리인상은 당시 변동금리로 집값의 100% 내외로 대출을 받아 집을 매입했던 서브프라임등급의 사람들에게는 잔혹한 공포영화 그 자체였다. 안타깝게도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자 2007년도부터 대출이자를 연체하고 대출원금을 갚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이모든 불행은 부동산가격 폭등과 가계대출 급증에서 출발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영화 속 주인공들의 예상대로 2007년 4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가 발발하게 됐고,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물론 영화 속 주인공들은 2005년경 이미 폭락장을 예견하고 있었고 실제로 2007년 4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발하면서 빅쇼트를 통해 큰돈을 벌 수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의 부동산 투자자들은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재산적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분양시장 과열양상 대다수 우려감

최근 반포동, 개포동, 서초동, 압구정동, 잠원동 등 강남 재건축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위례, 마곡, 미사, 동탄 등 서울 근접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분양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강남부자 K씨처럼 영화 ‘빅쇼트’를 언급하는 부자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일부 부동산부자들로서는 빅쇼트를 반길만한 이벤트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로서는 우려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비정상적인 과열로 치달리면서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사태를 촉발시킨 만큼 영화 ‘빅쇼트’를 바라보는 부자들의 시선이 무언가 부담스러운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동현

서강대 법학과와 성균관대 경영대학원(부동산전공) 석사를 졸업하고, 단국대에서 도시계획학(부동산학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금융연수원 강의교수, 부동산TV 뉴스해설위원, 한화생명 부동산전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하나은행 PB본부 부동산센터장 및 부동산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부동산컨설팅 및 세미나강연, 대언론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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