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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 단면, 입면을 만든다]
기본설계하기Ⅰ

계획설계가 숲을 보는 단계라고 하면, 기본설계는 각각의 나무를 보는 단계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 기본설계에서 고려해야 하는 기능과 디자인 요소들도 획일적인 사고보다는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기본설계에서 고려하고 결정하는 것들이 각각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되 전체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얼마나 자연스럽게 서로 조화를 이루게 하느냐는 것이다. 또한 기본설계에서 유의해야 하는 것은 한번 결정했다면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다. 설계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기본설계 전단계인 계획설계와 기본설계 뒤에 오는 실시설계를 계속 피드백하면서 수정하고 조정하여 보완할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집의 성격을 담은 평면계획

 

실제 지어진 건물을 보면 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상가주택은 규모는 작아도 기능이 복합되어 있는 건축으로 누구나 풀 수 있는 설계는 아니다. 상가주택은 상가라고 불리는 근린생활시설과 다가구주택으로 구성되는 임대주택, 그리고 주인세대가 거주하는 단독주택이 결합되어 있다.

 

근린생활시설은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아서, 한 건물에 수십 년 동안 거쳐 갈 수많은 세입자들의 기능을 모두 수용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다가구주택 또한 거쳐 가는 세입자들의 생활 패턴이나 가족구성, 그리고 연령별 차이가 천차만별일 것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기 또한 불가능할 것이다.

 

 















 




 

 

 


프로그램을 확정한다

그럼 평면계획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프로그램을 확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설혹 중간에 변경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선 방향을 설정하고 중요도를 파악하여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알아서 해 주는 설계자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 생각을 정리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가의 경우 어떤 종류의 상가를 원하는지, 그것이 시장의 요구와 부합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가장 수요가 많은 식당으로 임대를 줄 것인가. 아니면 커피전문점 등으로 한정지을 것인가. 임대만 된다면 뭐가 들어와도 괜찮다든가 등등 판단할 것이 많다.

 

1층에 어떤 상가가 들어오느냐 하는 것은 위에 사는 주택의 거주자와도 연관이 되는 문제이므로 신중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건물의 외관디자인이나 평면 형태와도 관계가 있으므로 용도를 너무 넓게 잡는 것 보다는 원하는 상가의 폭을 좁혀 잡되 그 기능에 특화가 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가에서 고려해 봐야 할 또 다른 하나는 규모다. 1층 전체를 하나의 상가로 임대할 것인가, 경우에 따라서 2~3개로 나누어 임대할 수도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다. 나누어 임대를 하려면 수도와 전기, 그리고 도시가스 계량기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임대주택의 경우에는 무엇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외관보다는 채광과 통풍이 원활하면서도 단열이 잘 되어 있어서 유지관리비가 덜 드는 것을 선호한다. 평면 내부의 구성이 컴팩트하면서도 사용에 편리한 구조면 더 좋겠다. 한 층에 두세대가 같이 사용하므로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설계면 좋다.

 

사소한 것으로 여길지는 몰라도 1층 출입구에 턱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를 하여 유모차나 휠체어가 드나들기에 편리하게 한다든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노약자가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하는 등의 배려도 필요하다. 이삿짐 나르기에 편리하게 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주인세대의 경우에는 구성원마다 원하는 특색이 있으므로 그 특색에 맞도록 몇 가지 방향을 설정해 놓고 계획을 해 보면 좋을 것이다.

 

기본설계에서는 동선과 크기, 그리고 형태가 정해지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각 실들 간의 밀접도에 따라 연결 동선은 어떻게 할 것이며, 그에 따라 각 실들의 배치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요구하는 내부 실들은 어느 정도 크기이며 필요한 기능은 무엇인가? 시원한 느낌이 나도록 높게 할 것인가 등이다.

 

 

풍요로움을 추구한다

소규모 주택을 계획하는 경우라면 통로나 불필요한 공용 공간이 짧거나 없을수록 좋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에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거실과 식당, 식당과 주방 등을 일방통행으로 다니는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동선보다는 마당이 보이는 통로나, 내 집에서 창을 건너 내 집이 보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든다면 공간이 훨씬 풍부해질 수 있다.

 

그런 장치를 통하여 주변에 바라 볼 것도 있고, 상하에 개구부도 있어 아래위층이 바라다 보이기도 하는 다양한 공간을 갖춘 동선이 되도록 하여보자.

 

지난호의 배치도에서 이야기했던 내부 공간, 마당이나 옥상과 같은 외부 공간, 발코니나 중정 같은 경계 공간을 적극 활용한 디자인도 장소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고 공간을 풍부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내외부가 부드럽게 연결되고 아래위 층에서 모두 바라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온실을 둘 수 있다면 항상 즐거운 마음이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온실의 여건이 어렵다면 방과 방이 서로 건너다보이는 중정이나 데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는 것도 좋은 분위기와 쓰임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자신의 취미나 사회생활과 조화를 이루어 자기만의 이미지로 표현된다면 더 만족스럽고 편안한 생활이 될 것이다.

 

 

평면구성의 추세

가족이 항상 모일 수 있는 거실은 가급적 크게 계획을 하는 추세다. 집안의 중심에 올 수 있도록 배치하여 거실 중심의 현대 생활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식당도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식사만 하는 곳이라는 생각 보다는 온가족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가급적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가 되도록 향과 위치 그리고 공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에서 주방과 식당은 방과 방 사이에 위치하여 통로의 역할을 겸하거나, 채광이 충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집을 설계할 때는 이러한 주방의 위치를 벗어나서 동남쪽 밝은 곳에, 또는 아침햇살이 환한 곳에 배치를 해보자. 데크를 통해 외부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주방을 계획하면 가끔 야외에서 식사할 수 있는 멋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건축주 중에는 상가주택을 설계하면서 아파트 평면과 유사한 평면을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너무나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져서일 것이다. 아파트가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더 다양한, 더 좋은 공간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안목이 좁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1%의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평면을 거실, 방, 부엌, 화장실 등으로 풀어가다 보면 가장 많이 놓치는 곳이 수납공간이다. 욕심껏 방들을 배치하고 나면 항상 수납공간이 부족한데 실생활에서 수납공간은 그저 창고의 개념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주부의 가사노동 경감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구석구석 쓸모 있게 배려된 수납공간이 있을 때 집안정리, 청소, 빨래개기, 물건 찾고 넣기, 안 쓰는 물건을 치워두는 수고를 많이 경감할 수 있으며 항상 집안에서 생활하는 주부에게 가사노동이라는 과중한 임무를 간편하게 만들어 준다.

 

가사노동의 절감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집안의 설비를 주방으로 모아 그 집의 사령실화 하는 것도 현대 주택의 추세다. 전자레인지, 식기 세척기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폰과 전화, 주방용 라디오와 TV, 보일러 온도조절기, 드럼 세탁기, 중앙 집중식 청소설비 등도 주방에 배치하여 한 발짝이라도 가사 노동력을 아끼려 고려하고 있다.

 

몇 가지 더 고려한다면 모든 사람이 출입하는 현관은 단순하고 깨끗하게 하겠다든지, 귀가 길의 가족이 편안히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하게 처리하겠다든지 하는 개념 설정이 된다면 더 좋겠다.

 

기능이나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한껏 멋을 부릴 수 있는 계단도 하부를 수납공간으로 쓴다든지, 책꽂이로 병용한다든지, 화분을 놓을 수 있도록 한다든지, 걸터앉아 책을 본다든지 하는 복합개념으로 접근해도 좋을 것이다. 나아가 계단난간이나 조명, 계단벽면은 매력 있는 포인트 공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평면계획에는 생활 뿐 아니라 철학과 시대 상황이 반영되는 것이다. 추후 분가나 자녀의 성장, 노년 등을 고려하여 구조 벽을 최소화하고 가변형으로 벽을 설계하여 향후 융통성 있게 평면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도 잊지 말자.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이 ‘홈 스위트 홈’에서 ‘24시간 활동지’로 바뀔 가능성도 크다. 나나 가족이 재택근무를 한다면 주거의 모든 개념이 바뀌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것까지 고려한다면 집짓기가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될 것이다.

 

 

풍요로운 공간을 위한 단면계획

 

단면계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연결·흐름·차단’이다. 단면도를 통해 오픈된 공간을 활용한 상하부 공간의 연결이나, 주방과 거실, 방과 방 등 수평 바닥 레벨의 연결과 차단이 결정된다.

 

이뿐 아니라 외부로 향한 시야 뿐 아니라 집 내부에서 내부로 향하는 시야의 연결과 차단, 공기의 순환과 흐름에 대한 고려, 소리의 연결과 차단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내부 마감 재료의 연결을 통한 이미지의 연결 등도 단면 설계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디자인 개념이 된다.

 

 

좋은 집은 단면이 예쁘다

단면도란 건물을 수직으로 잘랐다고 가정 했을 때 그 잘린 면을 그린 도면이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세상 사람들은 쓰임새 없는 쓰임새는 알지만 쓰임새 있는 쓰임새는 모른다.’고 말하였다. 이 말의 뜻은, 수레바퀴가 쓰임새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정작 그 쓰임은 바퀴가 아니라 바퀴중심의 빈 구멍에 있다는 것은 모르고, 그릇이 쓰임새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쓰임새는 그릇이 아니라 그릇이 만들어 내는 빈 공간에 있다는 것은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집과 창문을 뚫고 만든 방이 쓰임새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는 그 안의 텅 빈 공간이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기원전에 살았던 사람의 통찰력이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우리가 그토록 열심히 짓는 집에서도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집 자체의 구조물 보다는 그 구조물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공간인 것이다. 그 공간의 생김새를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것이 단면도다. 따라서 구조물은 공간을 감싸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단면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외부가 부드럽게 연결되고 아래위 층에서 모두 바라 볼 수 있는 곳, 방과 방이 서로 건너다보이는 중정이나 데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는 것, 풍요로운 평면을 위해서 필요한 이런 조치들도 사실은 단면도와 같이 검토되어야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 환기와 냉난방을 위한 공기의 흐름에 대한 고려, 의사소통을 위한 소리의 연결이나 불필요한 소음의 차단 여부, 내부 마감 재료의 연결을 통한 이미지의 연결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도 단면도에 의해 정확히 판단될 수 있다. 그래서 ‘단면이 좋은 집 = 좋은 집’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공간을 검증해 본다

일반 건축주들이 이차원으로 표현된 평면도를 보면서 그 평면이 구성할 삼차원의 공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공간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흐름을 갖을지에 대한 이해는 설계를 일로 삼는 건축사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건축사들도 모형을 만들어 보고, 투시도를 그려보는 것이다.

 

솔직히 단면 개념이 제대로 반영된 설계를 구사하는 건축사들도 많지는 않다고 해야 정확한 말일 것이다. 우선은 설계자의 능력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너무 촉박한 시간과 현실적으로 너무 싼 설계비 때문에 제대로 된 단면까지 고민할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는 공사비에 비하면 작은 금액인 설계비에 왜 그리 인색할까? 우리 집에 직접 붙이는 재료의 비용은 아깝지 않아도, 컴퓨터에 있는 도면 몇 장 뽑아내는 것으로 보이는 설계비는 아까운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인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몇 장의 도면 속에는 수많은 고뇌와 수십 년간의 경험이 응축되어 표현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갈수록 물질의 성장 속도와 문화의 성장 속도의 차이에 따른 격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요즈음에는 설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건축주들이 많아졌고, 상가주택 설계에 대한 성과품이 물질적으로는 하잘 것 없는 도면 한 권으로 표현되어도 그 가치에 걸 맞는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려는 건축주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소한 공사비의 5% 이상을 설계에 투자해 보자. 시간을 가지고 모형도 만들어 보고, 투시도도 그려보고, 확인에 확인을 해 보자. 그러면 투자비 대비 수 십 배의 가치로 돌아 올 것이다.

 

 

단면공간도 풍요로움이 최고

집의 내부 단면은 바닥과 벽, 천장으로 구획되어진다. 이때 각 실의 천장높이는 일반적인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침실은 2.3m, 좁은 욕실은 2.1m, 넓은 거실은 2.4m 등으로 면적에 따라 조정 된다.

 

이와 같이 바닥면적과 적절한 비례를 갖도록 천장높이를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때로는 의도적으로 이런 비례보다 더 높거나 또는 낮게 계획하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그 내부의 공간감을 풍부하게 하거나, 편안하게 만드는 등의 의도하는 느낌의 공간이 되도록 한다. 낮은 공간과 높은 공간을 연속하여 배치하여 그 느낌을 극대화시키기도 하고, 한 개의 층을 오픈시킴으로써 상하의 공간이 겹치도록 계획하기도 한다.

 

천장이 낮은 곳은 차분해 질수 있는 공간, 편안한 정적인 공간이며 그와 대비되는 높은 천장은 고양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 동적인 공간이라는 등의 심리적인 느낌과 연관하여 다양한 높이를 그 각각의 기능과 위치에 맞게 제공한다. 이런 유형의 공간이 적절히 배치된 주택의 경우 자신의 삶과 철학을 반영하는 삶의 처소로서 그 기능이 더욱 빛나게 된다.

 

 

단면의 높이는 신중히 결정한다

단면 높이를 높게 할 것인가 낮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열손실과 냉·난방 비용과도 관련이 될 뿐 아니라 건물의 높낮이에도 관련이 되어 공사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상·하부 층을 오픈 시킨다든지 할 경우에는 공간상의 장점이 있는 반면에 그 공간을 통하여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가 위로 빠져나가 아래층이 춥고 여름에는 더운 공기가 상부로 몰려 상부가 더워지는 등의 단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소리가 차단되지 않아 시끄러울 수도 있으며, 시각적인 프라이버시가 침해 될 수도 있다.

 

오픈부위의 경우 모양내기 보다는 높이와 넓이, 빛의 유입 방법 등을 명확히 설정하고 공기나 냄새, 소리 등의 이동을 상상해 보고, 무엇을 위한 오픈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한 후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설계해야 만들어 놓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외부 단면의 경우 도로와 현관의 높이 차이는 빗물처리, 집에 들어서는 느낌 등과 관련하여 얼마로 할 것인가, 정원과 거실의 높이를 맞추면 공간감과 시각적으로는 좋지만 벌레의 침입과 빗물의 유입은 없을 것인가 등을 고민하게 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반면 습하고 환기가 안 되는 지하실에는 썬큰가든을 두어 채광과 환기가 되게 함으로써 그 단점을 극복하여 훌륭한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한다든가, 밤에도 별을 볼 수 있는 천창을 두면 특히 채광이 부족한 집일 경우 아주 좋을 것이라는 상상과 그 상상들이 이루어졌을 경우의 느낌을 정확히 표현할 수만 있다면 아주 좋은 설계가 될 것이다.

 

반면 지하 썬큰가든의 배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 여름에 내리쬐는 직사광선과 열손실을 천창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과 상상을 해보자. 즐겁지 않겠는가 

 

 

 

 

 

 

집의 품위 결정짓는 입면계획

 

입면의 또 다른 성격, 공공성

건축에는 다른 예술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공공성이다. 개인 소유의 상가주택도 예외는 아니다.

소유권 등의 권리를 나누고 재산세 등의 의무를 공동으로 가지지는 않지만 건축물의 이미지 즉, 외부 모양은 누구나 보고 즐거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내 상가주택을 주어진 법규의 테두리 안에서 내 마음대로 지을 수 있지만, 바라보는 것을 내 마음대로 제지할 수는 없다. 또 임대차계약이야 내 마음대로 한다고 하여도 불특정 다수가 상가에 드나드는 것을 내 마음대로 제지할 수도 없다. 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임대주택까지도 당연히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상가주택을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가장 많이 공유하는 것은 입면일 것이다. 평면이나 단면보다는 외부에 노출되는 입면이 집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입면의 외부 형태와 칼라, 재료 등을 선택할 때는 이러한 속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잘된 입면이란 

입면 계획이 잘 된 집이란 어떤 집인가? 또한 입면 계획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 번째로, 주변 및 환경과의 조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선 좋은 풍경을 제공해 주는 집이라면 좋을 것이다.

 

도심이면 도심인대로, 전원이면 전원인대로, 주변의 경관이나 자연환경에 거슬리지 않게 지어지는 집이면 좋겠다.

의도적으로 주변의 경관을 주도하기 위하여 색채나 형태에 개성을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도가 지나쳐 너무 튀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주변과 어울리면서도 개성이 있다면 최고의 입면 디자인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내 집의 뒷면은 뒷집의 전면 풍경이 된다는 것, 그리고 갈수록 고층화가 되면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까지 배려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집이라 하겠다.

 

둘째, 집 자체의 균형과 비례다. 집의 입면요소로는 크게 벽과 창, 지붕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처마나 개구부, 캐노피 등이 추가 된다. 그 각각의 크기와 형태가 고유기능 뿐 아니라 외부에 나타났을 때 얼마나 안정되고 적정한 통일감을 형성하는가, 얼마나 조화로운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집의 입면은 무궁무진하게 많을 수 있으며 형태 또한 다양하다.

 

그 많은 건축의 표현법을 무조건 많이 사용한다고 좋은 건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절제되고 단순화시켜 처리되었을 때, 적절히 조화롭게 사용하였을 때 좋은 입면처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낮 동안의 느낌을 고려할 때 꼭 짚어봐야 할 것이 밤의 풍경, 즉 야경이다. 태양 아래서의 입면 보다 인공조명 아래서의 야경은 설계자나 건축주의 의도를 반영하기가 좋다. 낮에 보이는 입면과 더불어 야경도 한번쯤 고려해 보면 재미있는 구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부위별 자재의 선택과 디테일이다. 부위별 자재의 선택은 집 전체의 이미지와 맞아야 함은 물론이고 내구성, 유지관리의 편리함도 고루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자신이 투입할 수 있는 공사비를 감안하여 결정하여야 하는데 공사비가 넉넉하지 못할 경우에는 모두 저렴하게 비슷한 수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현관, 창호, 외벽들 중 일부를 선택하여 다른 곳 보다 고급스럽게 강조를 할 것인지 하는 방향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디테일은 세부 마감 처리를 의미하는데 전체 이미지에 어울리되, 고유의 기능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전체 형태나 이미지는 신경을 쓰지 않아 별로인 반면, 부분적으로 아주 고가의 재료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투입한 공사비에 비하여 효과는 반감되는 사례로, 돈을 들이고도 좋지 않은 소리를 듣게 된다.

 

고급 주택이면 고급 주택다운 품격으로 처리해야 하는 방법이 있고, 경제적으로 지어야 하는 집도 그 나름대로 품위를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안목을 갖추지 못하면 얻기 어려운 것으로, 그 판가름은 입면에서 결정된다.

 

 

입면에서 더 고려해야 할 것들

입면 계획을 할 때 쉽게 넘어간 것들이 나중에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담장과 대문처럼 외부에 추가되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도시가스 배관이나 홈통, 환기구, 에어콘 실외기 등 건물에 붙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것들은 입면도를 그릴 때는 어렵사리 만들어 놓은 예쁜 모양을 해치는 것 같아서 표현하지 않고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무척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들이다. 어쩔 수 없이 나중에 입면에 그려 넣거나, 도면에 없어서 현장에서 알아서 설치를 하게 되면 그야말로 입면에 덕지덕지 붙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

 

멋지게 만들어 놓은 입면을 망칠 것 같아 그리고 싶지 않더라도 나중에 실제로 설치될 수밖에 없는 것들은 과감하게 그려 넣자. 이들도 중요한 입면 요소들이다. 기본설계에서 이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시설계나 시공단계에서는 이미 다른 많은 설비들이 자리를 차지해버려서 자리 찾기가 더 힘들다. 그리고 억지로 설치한 홈통 등은 두고두고 하자의 원인이 되고, 관리하는데 불편을 준다.

 

 

유훈조 ㈜유림피엔씨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전통건축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대건축에 전통건축의 개념을 적용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상업시설, 종교건축 등 다채로운 건축물을 설계하고 있으며, 최근 많이 대두되고 있는 상가주택의 사업성과 관련된 다양한 해법에 관심을 갖고 작업 중이다.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한국환경공단 VE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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