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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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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활용한 창업 도시민박_case01]
빈방으로 연금을 만들다 ‘김여사의 홈스테이’

다세대주택의 남은 방을 활용해 도시민박업에 뛰어든 김향금 씨는 1년여 만에 에어비앤비 한국을 대표하는 인기 호스트가 되었다. 그녀는 도시민박과의 인연으로 노후의 연금을 확보하고 접었다던 세계여행의 꿈까지 다시 펼쳐 들었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김여사의 홈스테이 070-7633-3891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병풍과 나무테이블이 놓인 옥탑방. 이곳에서 김 씨는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차를 내주기도 한다.

 

“내 꿈은 메이저리그 관람이에요. 그 꿈을 위해 오랫동안 적금도 들었죠. 그렇지만 몇해 전 남편과 사별하고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이 닥치면서 적금을 깨 버렸어요. 내 꿈도 깨졌고요.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시 꿈꾸고 있어요. 아니, 이제는 실현 가능해졌어요. 모두 도시민박 덕분이죠.”

 

다세대연립주택이 즐비한 잠실동의 연립주택 꼭대기층에서 만난 도시민박업자 김향금(56) 씨에게서 의외의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녀는 남편을 내조하며 두 아들을 키우면서, 언젠가는 메이저리그를 관람하러 미국으로 날아가리라 꿈꾸며 적금을 붓던 소박한 가정주부였다. 남편과의 이별 이후, 그녀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을 뿐만 아니라 세상과도 담을 쌓고 지냈다.

 

 1 김향금 씨의 집이 위치한 잠실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나무가 보이는 최상층에 김 씨 집이 있다. 2 김향금 씨가 직접 가드닝한 옥상공간. 도심 속 힐링장소로 외국인 방문객들이 좋아한다.

 

그런 그녀를 일으켜 세워 세상 밖으로 불러낸 것이 바로 도시민박이다. 먼저 도시민박업을 하던 지인의 권유로 2015년 2월, 그녀는 호주 시드니에서 날아 온 첫 손님을 받았다.

 

마침 두 아들이 독립해서 집이 텅텅 비었고, 아직 남아있는 주택담보대출이자를 내는 것이 벅차서 빈 방에 세입자를 들일까 하는 고민이 한창이던 때였다. 김 씨가 선택한 것은 세입자 대신 외국인 여행객이었다. 옥탑방과 정원도 있어 경쟁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거나, 머물고 싶은 집을 꾸미고, 청결하게 집을 유지하고, 손님을 대하는 것 등 엄마 역할은 누구보다도 잘 할 자신이 있었다.

 

 

시니어를 대표하는 슈퍼 호스트가 되다

도시민박업자로 지정받은 지 1년 만에 그녀는 에어비앤비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 호스트가 되었다. 지난 7월23일, 김향금 씨는 에어비앤비의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빈 방을 열었더니, 새 삶이 시작됐다’는 주제로 평생 모아온 돈으로 마련한 집을 노후의 연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씨가 도시민박을 시작한 지난 한해 수입은 1500만원.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200%의 성장을 거뒀고, 지금도 예약이 가득 차 있다.

 

 1 김 씨의 도시민박을 소개하는 팜플렛으로 지원을 받아 만든 것이다. ‘마음이 머무는 김여사의 사랑채’라고 쓰여 있다. 2 거실은 나무와 화초, 패브릭을 이용해 편안하게 꾸몄다.

 

그런데 그녀가 메이저리그 관람의 꿈을 다시 꾸게 된 것은 비단 수입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의 집에 손님으로 왔다가 가까운 인연을 맺은 세계 각지의 친구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해외에 나가면 찾아가서 머물 수 있을 만큼 친분이 쌓인 친구들이 많이 생겼어요. 나를 한국 엄마라고 부르는 친구도 있고요. 메이저리그만 보는 게 아니라, 생전 가보지 못했던 해외여행도 가볼 수 있게 됐으니,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할 수밖에요.”

 

 1 거실과 주방 사이의 복도. 전통 가구로 인테리어 했다. 주방에서 아침마다 조식을 제공한다. 2 조각보와 자수를 놓은 침구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침실의 풍경이다.

 

그녀가 여행으로 집을 비우게 되면 손님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이것도 걱정할 일이 아니다. 집주인이 해야 할 일들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세탁이나 청소는 물론, 예약과 상담, 손님맞이도 대행한다. 그래서 김 씨는 시니어들의 창업을 적극 권장하고 나선다.

 

“시니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저 역시 영어를 못하지만 잘 해내고 있잖아요. 지금 시작한다면 도움을 받을 곳이 더 많이 있답니다. 무엇보다 내 생활을 즐기면서 일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에요. 나는 여행하고 있지만, 손님이 집에 와서 머물고 숙박비가 들어오는 거죠. 이것이 실제 가능한 세상이에요.”

 

 ▲가장 넓은 안방. 김 씨는 방문하는 손님의 지역적 특색에 맞춰 침대보를 바꾸는 센스를 발휘한다.

 

 

외국인들, 옥상 시크릿가든에 깊은 인상

김 씨의 집을 둘러보면 성공 비결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4층짜리 다세대주택의 꼭대기층에 자리한 김 씨의 집은 거실과 방3개, 주방이 딸려 있는 평범한 구조다. 가죽소파가 놓인 넓은 거실은 일반적인 가정집이나 다름없이 편안하다. 차이가 있다면 나뭇가지를 이용해 벽과 천장을 멋스럽게 꾸몄다는 점이다.

 

 1 집안 곳곳에서 조각보와 나무로 만든 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다. 2 도시민박업 지정 증서와 한복을 입고 찍은 김 씨의 사진액자가 진열되어 있다.

 

그렇지만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그녀의 집은 달라진다. 군데군데 놓인 우리의 전통 가구와 전통 소품들은 한국적인 감성을 전하고도 남는다. 한국식으로 꾸며 놓은 침실도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커튼을 대신해 창가에 걸어놓은 전통 조각보가 햇살에 하늘거리며 분위기를 돋운다. 꽃무늬 자수를 새긴 베개와 이불, 원목가구가 어우러진 침실은 단아하면서도 청결한 이미지다.

 

 ▲침대 2개가 놓인 침실. 하룻밤 숙박비가 8만원이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손님을 받을때는 1만원의 청소비가 별도로 붙는다.

 

방문자들이 좋아하는 또 다른 공간은 바로 옥상의 시크릿가든이다. 실내 계단실을 통해 이어지는 옥상은 이 집의 백미. 방문자들은 건물이 빼곡한 잠실의 주택가에 숨어있는 이 힐링 쉼터에 큰 매력을 느낀다.

 

김 씨는 가드닝에도 소질이 뛰어나다. 먼저 살던 집에서도 플라스틱통에 채소를 기르고 화분에 꽃을 키웠다. 그녀가 이 집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도 넓은 옥상을 통째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옥탑방에 전면 개방이 가능한 접이식유리도어를 설치하고, 방 앞에 물을 채워 수변공간을 만들었다.

 

 ▲흔들의자와 나무테이블이 놓인 시크릿가든. 나무가 울창해 숲에 들어앉은 듯한 기분이 든다.

 

물 주변으로는 디딤석을 놓아 정원을 거닐 수 있게 했고, 가장 울창한 정원 안쪽에는 흔들의자와 벤치를 두어 오랜 시간 머물 수 있게 했다. 정원 한켠에는 야외 식사나 휴식이 가능한 대규모 정자를 만들고, 텃밭도 두었다.

지금 그녀의 옥상은 가장 아름다운 절정기를 맞았다. 슈퍼 호스트로 우뚝 선 김향금 씨 역시 인생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듯 보인다.

 

 ▲옥상정원 한켠에 커다란 나무 지붕을 덮어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

 

 

 

<이어진 기사보기>

prologue 도시민박·공유민박업 시니어세대의 연금으로 각광

case01 빈방으로 연금을 만들다  ‘김여사의 홈스테이’

case02 외국인 취향저격 신축 게스트하우스 ‘바우하우스’

case03 도시민박으로 되살아난 적산가옥  ‘소설여행’

case04 DIY 구옥 리모델링한 시간 여행자의 집  ‘다락(多樂)’

Issue 국내 첫 도시민박 마을기업  ‘펀빌리지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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