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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작은집]
몽마르트르 언덕이 보이는 집 Hike

여기는 프랑스 파리다. 집은 몽마르트르 언덕에 둘러싸여 있다.

인테리어도 남다르다.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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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몽마르트르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 반 고흐 등 수많은 예술작품이 탄생한 본거지며 자유분방함을 즐기는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몽마르트르 언덕.

젊은 패션디자이너가 살고 있는 이 집은 몽마르트르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이번 리노베이션의 주요 목적이었다. 하지만 몽마르트르라는 장소성을 그냥 지나치는 건 어쩐지 아쉬운 일이었다.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리노베이션을 추구했다.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의 디딤판이 엇갈리게 설치되어 율동감을 선사한다.

 

이 집의 디자인을 맡은 디자인사무소 ‘SABO project’ 또한 자유분방함의 미학을 공간에 배합하고 싶었다. 공간의 분할과 합병, 어김이 없는 자연의 질서 등을 가볍게 빗겨간 의외적 요소들을 곳곳에 넣어 반전의 묘미를 싣고자 했다. 마치 도보여행(Hike)했을 때와 같은 즐거움이 느껴지도록 말이다.

 

 

▲길이 4.6m의 기다란 아일랜드는 배수관까지 통합하며 이음매 없이 매끈하게 용접되었다.

 

 

수평 무지개, 수직 정원

애시당초 집은 좁은 복도를 중심으로 방이 완전히 분리되는 폐쇄형 구조였다. 72㎡ 면적에 주방, 거실, 방 두개 그리고 화장실과 욕실이 들어서 다소 답답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벽을 철거해 시원스러운 공간감을 얻는 디자인 트렌드를 SABO는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미닫이문을 달아 공간을 나눠버렸다.

 

 

 

 

1 주방은 컬러 바닥과 수직 정원을 강조하기 위해 색을 극도로 제한했다. 2 기다란 아일랜드 끝에 마련된 식탁의 풍경이다.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주방과 마주보고 있던 거실에는 통로가 있었다. 이곳에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이 문을 닫으면 주방은 온통 하얀 빛으로 뒤바뀐다. 이음매 없이 매끈하게 용접된 약 4.6m에 이르는 아일랜드 스틸상판이라든지 후드, 빌트인가전 등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화이트로 맞췄다.

 

그러고선 14개의 색을 가진 25개의 천연고무 조각을 바닥에 깔고 신선한 허브를 벽에 심었다. 하늘의 무지개가 바닥으로 이동했고 바닥이 정원이 벽으로 옮겨졌으니, 유쾌함이 가득하다.

 

 

▲천장에 노출된 기둥과 보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음각의 가구와 흔들리는 계단

반면 거실 쪽 미닫이문은 옐로다. 건물의 오랜 세월을 짐작하게 하는 기둥과 보의 맥락을 살핀 결과다. 거실의 소재로는 나무, 컬러로는 옐로, 머스터드, 그리고 화이트의 조화로 차분한 안정감이 감도는 가운데 음각과 양각기법의 공간 리듬이 율동감을 드리운다.

 

 

▲창호 하인방이 안으로 깊게 들어와 생긴 코너는 문을 달아 수납장으로 개조했다.

 

먼저 노란 미닫이문을 닫으면 노란 ‘ㄱ’자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윗층 다락방의 하얀 파디션과 다락방으로 오르는 계단을 한쪽으로 밀고 설치한 그 아래 흰색 붙박이장이 같은 치수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또 다락방 파티션의 쇼케이스, 새로 낸 계단 맞은편의 책장은 안으로 들어가 오목하다.

 

 

▲기존 벽을 붙박이장으로 개조하면서 침대 헤드보드도 동시에 마련했다.

 

그러나 원래 이 집은 양각의 공간이 더 많았다. 창호 하인방 등이 안으로 깊게 들어온 구조였는데 디자이너는 이 부분을 메우듯 모두 문을 달아 수납장으로 쓰이도록 했다.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은 디딤판이 엇박자로 나서 트위스트를 추는 것 같다. 양음각의 혼합인 이 계단을 밟고 오르면 실내 디자인에 영향을 준 몽마르트르 언덕이 이 집을 아늑히 감싸고 있다는 걸 더욱 선명히 느끼게 된다.

 

 

▲대부분의 수납장은 벽 안으로 삽입되어 공간 효율성이 좋고 깔끔하다.

 

 

SABO project 건축, 가구 디자인, 세트 디자인, 설비와 환경전략 등을 연구하는 디자인 사무실이다. 각 프로젝트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현대에서도 의미가 있는 의외의 것들을 재발견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다르게 생각되어지고 다르게 쓰이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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