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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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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엑소우스(X+HOUSE)]
나만의 패션을 입은 집

판교 신도시에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주택이 등장했다. 유행 따라 짓는 게 아니라, 내 가족의 개성을 담겠다는 일념으로 지은 집, 엑소우스를 소개한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판교신도시 단독주택지역에 개성 넘치는 집이 등장했다. 마치 종이를 접어놓은 듯한 입체감과 건물을 가로지르며 쭉쭉 뻗어나가는 사선들이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시원스러운 풍경을 선사한다.

 

이 집의 대지면적은 262㎡. 1층의 건축면적은 땅 크기의 절반 가량인 130.88㎡다. 그러나 눈으로 보이는 건물의 덩치는 실제면적을 넘어 더욱 거대해 보인다. 사선의 디자인이 주는 착시 효과 때문이다.

 

프로젝트 매니징 통해 완성한 집

속내가 예측 불가한 이 집에 사는 가족은 누구일까. 남편 조성준 씨는 경영을 전공하고 골프 분야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해 성공한 사업가, 아내 오현경 씨는 작곡을 전공한 음악가다. 늘 새로움을 찾고 만들어내는데 골몰하는 부부의 일처럼, 이 부부는 집을 지으면서도 일반적인 주택들이 지닌 규칙이나 약속을 거부했다.

 

 

▲평범함 보다는 개성을, 격식보다는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엑소우스의 가족들

 

 

“유행 따라 짓는 건 싫더군요. 우리 아이들에게 추억의 공간이 되는 가족 중심의 개성있는 집을 짓고 싶었습니다.”(남편)

“언제나 깔끔해 보이는 집이었으면 했어요. 청소에 연연하지 않아도, 있는 내내 편안할 수 있는 집이요.”(아내)

 

부부는 여러 군데의 설계사무소와 시공업체를 찾아 다녔지만 디자인, 공사비, 시공과정 등 도대체 알 수 없는 답변으로 비전문가로서 한계를 실감했다.

 

 

▲자갈길을 따라 길게 형성된 주택 출입구. 날카로운 사선과 돌출된 면들이 어우러져 모던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표정이 연출되고 있다.

 

집짓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년, 비전문가가 이상적인 집을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평소 어려우면서도 가까운 남편의 선배에게 몇 번을 찾아가 프로젝트 매니징을 부탁했다.

 

 

▲주도로변에서 보이는 주택 외관. 사선의 띠가 다양한 각도로 엇갈리면서 음영을 만들어내며 호기심을 돋운다.

 

개발사업을 하는 선배는 개인집은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부부를 도왔다. 건축사, 기술사, 현장소장 등 사내의 인적자원과 디자인, 인허가, 디피코디 등 협력업체를 동원했고, 건축주가 공사비를 직접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해 원가수준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지하 선큰에서 올려다본 하늘. 지하에까지 채광을 적극 끌어들였다.

 

건축디자인은 네모반듯 상투적인 설계안 대신 여기저기 비틀어지고 자유분방해 보이는 완스디자인의 설계안을 기본으로 했다. 집의 사면에 사선이 있고 날이 선 각도도 조금씩 달라 보는 방향에 따라 표정이 변화하는 주택이었다. 이 다자인은 남편의 회사이름에서 ‘엑스’라는 단어를 가져와 하우스에 붙여, ‘엑소우스(X+HOUSE)’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구조를 담당하는 벽체에 가벽을 덧대어 볼륨감을 주고 있다.

붉은 부분은 녹슨 느낌이 나는 스페인 페인팅이며 하얀 부분은 내구성이 좋은 일본 외장도료다.

 

기본 설계안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난이도와 비용 때문에 일부분 현실과 타협하긴 했지만, 시원스러운 직선과 여백의 특성은 살아남아 여전히 평범함의 범주에서는 벗어나 있다. 집의 외관 디자인부터 선정하고 내부를 계획해 나가는 과감한 방식은, 이 부부가 거꾸로 된 집짓기 방식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과 계단실의 모습이다. 길게 뻗어낸 간접조명으로 공간이 확장되는 느낌을 십분 살려냈다. 아일랜드 식탁을 중심으로 마련된 주방은 늘 깨끗이 비어준다. 도어 안쪽에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주방이 따로 있다.

 

 

개방감 넘치는 실내, 밝아진 가족들

외관의 시원스러움과 의외성은 실내로 까지 이어진다. 좁고 긴 현관을 거쳐 실내로 들어서면, 쭉 뻗은 계단실 위로 커다란 유리천창이 반기고 있다. 그 옆으로는 군더더기 없이 탁 트인 거실이 자리한다.

 

 

 

 

 

 

 

 

 


▲계단실을 올라와서 바라본 1층과 2층의 풍경. 천창에서 화사한 빛이 쏟어져 내린다.

복도를 따라 두 자녀의 방과 부부의 마스터존이 차례로 배치됐다.

 

1층은 손님방과 미니 화장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거실과 주방으로 채웠다. 독특한 점은 주방을 2개로 분리해 따로, 또 같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거실과 마주한 주방은 간결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게 펼친 아일랜드 작업대 뒤에 새하얀 수납장을 벽처럼 세웠다.

 

 

1 현관에서 실내로 들어오면 복도와 계단실을 만난다. 2 벽안에 자리한 화장실. 문을 닫으면 감쪽같이 숨어버린다.

 

 

▲문을 닫아 놓으면 거실에서는 들여다 볼 수 없는 제2의 주방. 개수대와 조리대,

냉장고가 병렬형으로 배치되어 동선이 편리하다.

 

거실에 노출된 주방과 달리 안쪽으로 깊숙하게 자리잡은 주방은 냉장고와 개수대, 조리대를 제대로 갖춘 실용 주방이다. 두 주방 사이에 문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열거나 닫으며 아내의 바람대로 정돈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2층에 오르면 가족실이 반긴다. 저녁 나절 가족들이 음악과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낮에는 햇살이, 밤에는 신도시의 빛이 스며드는 계단실을 따라 2층에 오르면 활기찬 표정의 가족 중심 공간이 펼쳐진다. 2층은 책과 음악, 동네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가족실에서 출발해 뻥 뚫린 천창으로 새어 드는 빛을 따라 이동하는 긴 동선을 제공한다. 아들방과 딸방을 거쳐 부부의 마스터존까지 ㄱ자로 이어지는 노출 복도는 시야는 물론 가슴마저 트이게 한다.

 

 

 

 

 

 

 

 

 


▲복도를 따라 배치된 자녀방. 문을 열어두면 천창으로 채광이 스며든다.

 

“답답하지 않아서 제일 좋아요. 아파트에 살 때는 집에 하루 종일 있지 못하고, 한번이라도 밖에 나갔다 와야 했거든요. 또 우리 집엔 놀 곳이 많아요. 지하에서 1층, 2층, 옥상까지, 계속해서요. 제 생일에는 아빠가 옥상에 텐트를 쳐 주기로 했어요. 친구들을 초대해서 캠프를 할 거예요.”

 

큰 딸 희승(13)이에게 이 집은 놀이터이자 사춘기 소녀의 감성을 감싸주는 안식처다. 동생 희재(9)에겐 더할 나위 없다. 이 집으로 이사 오고 나서부터 아이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빠의 바람대로 아이들에게 새록새록 추억을 쌓아줄 집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2층 복도 끝부분에 자리한 부부의 방이다. 욕실과 드레스룸이 연결된 마스터존으로 구성했다.

 

 

비정형의 공간, 일반적인 평면보다 ‘매력적’

외관 디자인을 먼저 정하고 실내 계획을 나중에 하는 집짓기 방식은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 둘씩 실타래가 풀려 나가면서 부부의 기대감은 커졌다. 이런 모양의 집에도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일반적인 평면보다 훨씬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하늘의 변화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2층의 전경이다. 끝에 가족실이 자리한다.

 

이 집의 도면을 보면, 반듯한 사각형 공간을 찾기 힘들다. 거실은 물론이거니와, 주방과 안방, 아이들방 마저도 사선으로 틀어진 벽을 품고 있다. 유일하게 1층 입구에 포켓처럼 들어가 있는 미니 화장실만이 정사각형 공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데드스페이스를 찾아 적극 활용해야만 했다. 사선으로 인해 생기는 비정형의 공간들이 수납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관 안쪽에 형성된 창고도 그렇고, 2층 계단실 아래와 안방에 생긴 자투리 공간도 그 중 하나다.

 

 

▲데크를 깔아 활용도를 높인 옥상. 가족 캠프나 모임에 활용하기 위해 만들었다. 안쪽에는 단을 높이고 긴 벤치를 마련해 모임하기에 좋다.

 

아내가 키보드를 가져다 놓고 음악작업을 하는 다락층도 비정형 공간이지만, 오히려 집중이 잘된다. 다락방을 거쳐 데크를 깔아놓은 옥상으로 나설 수 있는데, 옥상은 마당을 대신하는 가족들의 야외 놀이터다. 캠핑을 좋아하는 부부는 지난 겨울 이곳에 텐트를 펼치고 아이들과 밤을 보내기도 했고, 주말이면 지인들을 초대하는 옥상 파티도 열고 있다.

 

또 하나, 이 집의 특이한 점은 내력벽이 없다는 것이다. 기둥이 없는 무주공법을 적용했기에, 물을 쓰는 욕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손쉽게 리노베이션 할 수 있다. 비정형의 외관만큼이나 자유로움을 품은 집이 되었다.

 


■PLAN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지역지구 제1종전용주거지역 ,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다락층

대지면적 262㎡  건축면적 130.88㎡  연면적 296.39㎡  건폐율 49.95%  용적률 87.4%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건축주 조성준  사업관리인 이현수  시공 호수건설

컨셉디자인 완스디자인연구소 실시설계 및 인허가 마추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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