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의 원인과 증상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리 손을 매우 정교하게 사용하고 있다. 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관절은 어깨이기 때문에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어깨관절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특히 폐경기가 되면 상당수의 여성들이 오십견으로 고통받는다. 50세 정도의 여성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어깨질환이라고 해서 붙여진 오십견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동결견(frozen shoulder)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오십견은 특별한 원인 없이 만성적으로 어깨 관절의 운동범위에 제한이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하는데 전체 인구의 약 2%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한의원에서 진료할 때 보면 대부분의 오십견 환자들은 특별한 원인도 없이 대개 50대 이후에 잘 나타나고 낮보다는 밤에 통증이 심해지고, 앉아있을 때보다 누워서 잠을 자다가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수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오십견이 나타나면 증상은 서서히 악화되어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불편을 느끼게 되는데 팔을 앞으로 들 때도 아프고, 어깨를 360도로 돌릴 때도 통증이 나타나며 팔을 뒤쪽으로 돌릴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은 다르다

오십견이 처음 시작될 때는 회전근개질환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오십견은 시간이 좀 지나고 증상이 심해지면 팔운동을 거의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된다. 이와 달리, 회전근개질환은 특정자세를 취할 때 통증을 느낀다. 회전근개는 어깨 표면을 감싸고 있는 삼각근 안쪽에 위치하는 4개의 근육다발에 이상이 생길 때 발생하는 통증이다.

오십견을 호소하는 환자는 통증이 나타나는 곳이 정확하게 어디인지 잘 모르고 전체적으로 어깨가 아프다고 이야기 하는데 비해, 회전근개 질환은 통증이 나타나는 곳이 있으며 진찰할 때 눌러보면 어깨 앞쪽이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의 치료

오십견 환자들은 처음 3~4개월 동안은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나타나고 운동범위에 제한이 느껴지다가 다시 3~4개월이 지나면 통증이 점차 가라앉고 또 다시 3~4개월이 지나면 점차 관절을 움직일 때 느끼던 운동범위의 제한도 서서히 회복된다. 그래서 오십견은 대부분 1~2년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다만 일부 환자들은 시간이 2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팔뚝과 어깨관절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오십견이 시작되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몇 번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는다고 빨리 포기하지 말 것을 권한다.

오십견은 한방이나 양방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집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줘야 한다. 어깨관절은 차가우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뜨거운 욕탕 안에서 운동을 하면 통증이 줄어들고 운동범위가 늘어나서 좋다.

다만 억지로 무리하게 운동범위를 늘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무리하게 근육을 강화하다가는 어깨손상이 더 악화된다. 팔을 위쪽으로 들어 올리는 운동을 할 때는 천정을 보고 똑바로 누워서 하면 가장 효과적이고, 아프지 않은 쪽의 팔을 이용해서 아픈 팔을 들어 올리는 것도 좋다. 다만 운동을 하는 도중에 통증이 심해질 때는 운동의 강도를 줄여야 한다.

오십견의 한방치료

한방적 치료는 주로 침 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어깨 주위에 뭉친 혈자리를 풀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혈류량을 늘려주는 한약을 투여한다.

몸이 찬 사람에게는 생강이 좋고, 근육이 많이 뭉친 사람에게는 모과가 효과적이며 초기에는 엄나무 껍질이 효과적이므로 차로 달여서 마시는 것도 권할만하다.

특히 한쪽으로 잠을 자거나 아프다고 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아프지 않던 나머지 쪽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 오십견 발생 가능성이 5배나 높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김달래

김달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에서 한의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과장, 사상체질의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활발한 저술, 강연, 방송 활동을 통해 사상체질의학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는‘의사도 못 고치는 만성질환 식품으로 다스리기’,‘명의가 가르쳐주는 마법의 체질다이어트’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