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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도시 프라이부르크]
현대도시가 지향해야 할 다목적신도시, 환경도시의 전형

프라이부르크는 도시경쟁력과 삶의 질,그리고 환경문제를 풀어낸 도시이다. 핵발전소 건립 반대 투쟁으로 시작된 녹색대안운동의 발생지로서 환경보호국을 둔 독일 최초의 시들중 하나이며, 독일의 환경수도이기도 하다. 도시와 자연이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이곳으로 온 학자와 기술자들로 인해 세계적인 연구소가 많은 프라이부르크는 현대도시가 지향해야 할 전형이다.

글·사진 김석철(명지대학교 건축대학 석좌교수,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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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부르크

 

 

도시의 역사가 인류의 역사다. 도시는 오랜 기간을 거쳐 서서히 도시가 되었다. 예루살렘과 아테네와 로마 모두 작은 촌락에서 수백 년을 지나 도시가 되었다. 시안, 베이징, 교토 역시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오늘의 도시로 성장했다.

도시는 만들어지기보다 성장해 온 것이 특성이다. 물론 알렉산드리아, 이스탄불, 페테스부르크, 서울 같이 일거에 계획되어 만들어진 도시들도 있다. 알렉산더 대왕, 콘스탄티누스 대제, 표트르 대제, 이성계 등 군인황제들은 수도였던 마케도니아, 로마, 모스크바, 개성을 버리고 새로운 제국의 수도를 건설했다.

 

 

▲프라이부르크 시청사의 모습

 


▲프라이부르크대학 캠퍼스의 모습

 

신수도로서가 아닌 신도시가 제안된 것은 산업사회가 들어선 이후이다. 르네상스의 이상도시, 산업혁명 이후의 산업도시들은 기존도시와 다른 신경제중심도시를 건설한 것이다.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의 여파가 유럽 바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산업화, 도시화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끝을 모르고 급격히 팽창해 오던 도시화는, 현대에 이르러 도시의 과밀과 비효율로 인해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과소비와 에너지부족 문제는 도시경쟁력을 급격히 저하시키고 있다. 산업단지들은 환경문제로 인해 점차 도심 외곽으로 밀려나가고 있고, 주거단지는 에너지 낭비의 온상이 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중세 성당의 모습

 

환경문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대도시의 최대 화두이다. 도시의 패러다임도 최대개발 개념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나, 이제는 보존과 재생에 초점을 두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우리 도시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며, 우리가 배워야 할 세계도시는 어디일까.

 

 

▲프라이부르크 구시가지의 모습

 

 

반핵연합 등 녹색대안운동의 발생지

독일 사람들에게 은퇴한 후 살고 싶은 도시가 어디냐고 물으면 3분의 2이상이 프라이부르크(Freiburg)라고 한다. 도시국가 독일에서 프라이부르크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프라이부르크가 도시경쟁력과 삶의 질, 그리고 환경문제를 함께 해낸 도시이기 때문이다.

 

 

▲프라이부르크 구도심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 위치해 있는, 인구 약 30만의 중소도시이다. 프랑스·스위스의 국경에서 가깝고, 라인 강에 인접해 있으며, 슈바르츠발트로 불리는 삼림 지대의 서쪽 기슭 지역에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중세시대에만 해도 교역의 중심지로 번영하던 도시였다. 

 

그러나 중세 이후 합스부르크·바이에른·오스트리아·프랑스 등 여러 왕조의 지배를 받았고, 17세기 30년전쟁 때는 전쟁의 격전지로 큰 피해를 보았다. 전쟁 이후 20세기에 이르기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도시였다.

 

 

▲프라이부르크 태양에너지 주거단지

 

그러던 프라이부르크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70년대초 프라이부르크 근교 뷜에서 일어난 핵 발전소 건립 반대투쟁으로 인해서였다. 프라이부르크는 이 사건으로 인해 녹색대안운동의 발생신화지로 평가받게 되었다. 프라이부르크를 집결지로 학생, 반핵운동단체, 사회운동 옹호자, 그리고 전통적 가치관을 고수하는 시민층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반핵 연합전선이 형성되었으며, 이는 지금까지 프라이부르크 사회와 시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태양에너지 하우스

 

초기에 이들은 개개의 이상주의자들, 예술가들 그리고 핵에너지에 대한 대안을 찾는 작은 그룹과 단체들일 뿐이었다. 하지만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있던 해인 1986년에 시 의회는 핵에너지 사용에서 탈피해 태양에너지를 새로운 주요 에너지원으로 하는데 합의했고, 같은 해에 이미 프라이부르크는 환경보호국을 둔 독일 최초의 시들 중 하나가 되었다.

 

 

▲프라이부르크 탄소배출제로 트램의 모습

 

스모그와 오존 조기경보시스템 설치 등과 같은 선구적인 업적과 제초제 사용금지와 재활용법, 교통정책, 그리고 적극적인 환경도시 이미지의 홍보로 인해 프라이부르크는 1992년에 ‘독일 환경수도’로 선정되었다. 그 이후 거의 매년 환경보호와 태양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했고, 이 결과 유럽 공공교통상, 독일 솔라상,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연방정부상, 독일 환경원조재단 미래지향적인 공동체상 수상 등의 성과를 일구었다.

 

 

▲프라이부르크 전경

 

 

역사도시와 현대도시의 아름다운 공존

프라이부르크는 정책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독일에서 가장 푸르른 녹색도시들 중의 하나이다. 프라이부르크에는 비슷한 크기의 어떤 다른 도시보다 더 많은 숲, 포도 재배지가 있으며, 또 흑림의 거친 고지에서부터 라인강의 저지 숲들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풍광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문자 그대로 녹색지대에 놓여 있는데 이는 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다. 지리적 위치, 온화하고 일조량이 많은 기후, 주민들의 여유로운 생활 방식, 그리고 바덴지방의 음식문화와 와인 바 등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제 프라이부르크를 ‘이태리로의 주랑’ 혹은 ‘남쪽의 첫 향연’으로 찬탄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신시가지의 모습

 

프라이부르크는 시민과 이방인, 역사도시와 현대도시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도시이며 관광산업 못지않은 첨단산업이 나란히 있고 도시와 자연, 도시와 농촌이 함께하는 도시이다. 역사도시 한 가운데는 물이 소리하며 흐르고 매일 인근 농촌으로부터 햄과 치즈와 소시지, 채소와 꽃이 와 닿는 도시다. 자연으로부터 최대의 것을 얻고 최소의 것을 버리는 이상적 미래도시다. 역사도시의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 아름다워 프라이부르크로 사람들이 오는 것이다.

 

 

▲프라이부르크 태양열 패널 공장

 

인구 만 명도 되지 않는 역사도시구역 안에 호텔과 레스토랑이 200개 가까이 되고 300개 가까운 작은 상점들이 있다. 프라이부르크 관광의 주인은 프라이부르크 주민인 것이다. 프라이부르크 고서점 주인은 프라이부르크가 좋아 이곳에 온 외지의 학자이며 가장 유명한 식당주인 역시 프라이부르크로 살러 온 이방인이다.

 

프라이부르크에 세계적인 연구소가 많은 것은 프라이부르크가 좋아 이곳으로 온 학자, 기술자들이 많아서이다. 환경관계 비즈니스, 태양열산업 등이 큰 사업이고 관광산업이 높은 삶의 질을 이루고 있으므로 해서 컨벤션 비즈니스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세계적 대학과 연구소들이 이곳으로 모이게 된 것이다.

 

 

▲프라이부르크 태양에너지 연구소

 

프라이부르크야 말로 현대도시가 지향해야 할 다목적신도시, 환경도시의 전형이다. 물론 우리가 프라이부르크의 모습을 지금 당장 그대로 재현해내기는 힘들다. 프라이부르크의 핵은 역사도시 구역인데, 과연 천년동안 이루어 온 것을 우리가 5년, 10년 안에 이룰 수 있는지가 풀어야 할 가장 힘든 과제일 것이다. 과거의 위대함 없이 당장 만든 것만으로 세계인을 감동하게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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