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어느 곳에서든 빛과 시선이 통하도록 계획했다.

좋은 집이다. 깨끗한 발코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집안을 가득 메우는 가운데 어느 위치에 서있든 멋진 실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래서 약 40㎡의 작은 공간을 걷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디자이너는 집의 기본기능에 기대는 일반적인 평면계획을 이번 프로젝트에 적용하지 않았다. 대신 거주자가 살면서 느낄 ‘시각적 즐거움’에 집중했다. 공간구조와 컬러, 소재 등 시각화되는 모든 요소들은 철저한 기획 아래서 의도되어진 결과치다.

5개 블록과 3개의 통로

간단히 말하자면 이 집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작은 4개의 블록과 이것보다 길고 큰 1개의 블록이 얼개 된 모습이다. 정사각형 2개를 네모 반듯하게 쌓아올려 욕실과 워크 인 클로셋을 각각 안배하고, 나머지 2개 블록도 같은 방법으로 쌓아서 일본 전통의 다다미방과 침실을 배치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계단실과 브릿지 등의 장치를 두어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이들 사이에는 두 공간을 서로 잇는 공중가교(air bridge)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전면의 기다란 블록은 주방과 다이닝룸, 거실을 포함하며 공중가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계단이 추가되었다.

블록과 블록 사이는 이 집의 순환부로 정의되며 이들을 연결하는 세 개 통로는 새로운 공간감을 발생시킨다. 공중가교 위단에서부터 맨 아래층 통로바닥에 이르기까지, 이 집의 최대 층고를 그대로 드러내는 아트리움 벽면을 따라 거대한 책장이 들어섰다. 책장과 공중가교, 계단 등은 높은 층고가 가져오는 중압감을 제거하면서 시야는 시야대로 확장시킨다.

▲주방과 다이닝룸, 거실의 기능을 한 덩어리로 엮었다.

특별한 실내 풍경 꾸미기

이로써 집은 높고 낮음, 넓고 좁음, 가까움과 멈이 뒤섞인 풍부한 공간감을 갖게 되었다. 벽은 화이트와 그린 계열로 페인팅했고 계단과 책장, 각종 수납가구는 결이 선명한 파인우드를 썼는데 디자이너는 공간의 질서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마련했다.

▲다다미방 위층에 마련된 침실. 유리 파티션으로 개방감을 주었다.

드라마틱한 풍경을 연출하는 첫 번째 요소는 침실과 다다미방, 공중 가교에 사용된 유리벽 혹은 파티션이다. 유리벽을 통해 들어오는 일관된 그린 톤은 공간적 연결성을 주면서 이 집만의 특별한 장면을 연출한다.

▲아래층 다다미방과 위층 침실의 그린컬러가 공간을 잇고 있다.

아래층 그린색의 다다미방은 중간층인 다이닝룸 및 거실 수납가구의 그린색과 일치한다. 또 상층 침실 벽의 그린은 다이닝 및 거실 수납가구의 그린과 일치한다. 동일한 컬러가 이어져 같은 공간처럼 느껴지는 이 같은 착시현상은 이곳저곳에서 경험된다.

▲드레스룸 내부는 목재로 구획했다.

드라마틱한 풍경을 연출하는 두 번째 요소는 워크 인 클로셋 코너 윈도우와 입구다. 상층의 코너 윈도우는 중간층의 다이닝룸과 거실 뷰를 끌어들이고 반대로 입구는 워크 인 클로셋의 일부를 거실에 내어준다.

▲거실 벽면을 완전히 메우는 그린색 수납가구는 널찍하고 정돈된 공간이 유지되도록 손잡이가 숨어있다.

층고를 이용한 확장성과 연장성

또한 층고는 설계에서 충분히 응용되었다. 아트리움 책장에 이어 다이닝룸과 거실을 가로지르는 수납장이 그것이다. 다이닝룸 및 거실 벽면을 완전히 메우는 그린색 수납가구는 널찍하고 정돈된 공간이 유지되도록 손잡이가 숨어있다. 슬라이딩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TV도 스토리지 안에 넣어져 수평을 맞춘다.

디자이너는 “시간은 풍경을 만드는 또 다른 요소”라며 “가족의 순수한 삶의 모습은 공간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배열시키면서 새로운 풍경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 계단 아래로 동선이 연결되는 다다미방 2 드레스룸에 마련한 개구부를 통해 다이닝룸이 조망된다.

▲침실에서 거실이 내려다보인다.

■PLAN

인테리어 디자인 HAO Design(www.facebook.com/IvanHouseDesign)

위치 Kaohsiung city, Taiwan 면적 40㎡

사진 Hey Cheese(www.heycheese.com)

HAO Design은 타이완에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스튜디오로 2013년에 설립되었다. 주로 건물 인테리어, 주거, 상업, 사무 공간 등을 통합 설계해왔다.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공간에 주목하며 사람과 인터렉티브하는 공간연구에 매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