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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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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집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있는 이 집의 디자인 키워드는 난로 불. 어떻게 난로 불이 인테리어 방향성과 스타일에 솔루션이 될 수 있었을까. 전통적으로 난로가 부엌과 하나 되어 가정의 심장부 역할을 했음을 떠올려 보면, 그리 의아한 일도 아니다.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집안의 불은 빛의 원천이고 생활에 필요한 열기다.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 키예프에 있는 이 아파트의 인테리어 디자인 키워드는 다름 아닌 집안에서 활활 타오르는 ‘난로 불’.

난로 불이 어떻게 인테리어 방향성과 스타일에 솔루션이 될 수 있을까. 원시시대부터 최소한 근대까지 취사와 난방목적의 난로가 부엌과 하나 되어 가정의 심장부 역할을 했음을 상기해본다면, 그리 의아한 일도 아니다.

일본만 해도 방안에서 직접 불을 피웠다. 방바닥의 일부를 사각으로 파내고 재를 깐 다음 주전자나 솥을 걸고 음식을 익힌 ‘이로리’는 현대에 와서 ‘코타츠(나무 틀에 히팅 시스템을 장착하고 그 위를 이불 등으로 씌운 것)’로 거듭나며 일본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화로를 제외한다면 딱히 난로라는 난방장치가 발달되지 않은 우리나라도 부엌은 방과 방 사이에 놓이며 밥을 지어 내고 구들장을 덥혔다. 불을 중심으로 가족이 모이고 생활이 이뤄졌다. 불을 피우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그날 사냥한 고기를 익혀먹은 원시시대와 패턴은 비슷하다.

‘constant motion(지속적인 움직임)’으로 이름 붙여진 이 집은 불이 있는 부엌을 중심으로 서재와 거실, 침실, 욕실 등이 에워 쌓인 꼴이다.

취사를 위한 부엌을 가운데 두고 모든 공간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어진다. TV를 보고 잠을 청하며 샤워를 하는 집안에서의 일련의 활동들이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서클을 만드는 동선의 아파트쯤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거실에 사용한 벽돌을 침실로까지 끌어들였다. 침실에서 드레스룸, 욕실을 지나 주방으로 갈 수 있다.

 

집안의 동선은 하나의 서클을 만들고


집안에 들어서면 주방과 리빙룸이 반반씩 걸쳐져 보인다. ‘ㄱ’자형의 대면형 주방 앞으로 4인용 원형 테이블을 배치함으로써 다이닝룸도 겸하도록 한 리빙룸은 창이 남향으로 내어져 이른 아침의 햇빛이 충분히 들어온다.

 


 집안에 들어서면 주방과 리빙룸이 반반씩 걸쳐져 보인다. 주방 레이아웃은 ‘ㄱ’자형의 대면형. 그 앞으로 4인용 원형 테이블을 배치해서 다이닝룸과 리빙룸을 통합했다.

 

소파 앞쪽으로 화이트 큐브처럼 보이는 곳이 침실이다. 윗부분을 투명소재로 마감해 공간 속 공간으로 인지되는데, 아랫부분은 화이트보드를 써서 빔 프로젝터의 스크린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검은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원목의 침대와 화장대가 순서대로 들어온다. 가운데로 난 길을 계속에서 따르면 드레스룸에 이어 샤워부스와 변기, 세면대가 모두 분리된 욕실에 다다르게 된다. 침실과 드레스룸 그리고 드레스룸과 욕실 사이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상황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분리할 수 있게 했다.

 


 단으로 완성해 더 많은 수납공간을 갖도록 한 서재. 책꽂이 선반 또한 다양한 형태로 재조립이 가능하게끔 디자인해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게 했다. 

 


6 쾌적한 욕실환경 조성을 위해 변기와 샤워부스, 세면대를 모두 분리했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면 처음의 그 자리다. 이렇게 집은 가운데 부엌을 중심으로 순환한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입구에서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공간 하나가 시선을 강력하게 붙잡는데, ‘서재’다.

서재는 단으로 완성해서 더 많은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서재의 책꽂이도 인상적이다. 선반은 두 가지 타입으로 디자인해 미래에 다양한 형태로 재조립할 수 있게 했는데, 이 플렉시블 솔루션은 유연한 공간 활용뿐 아니라 지오메트릭의 모던 이미지도 제공한다.

 


 건축물의 구조재로 사용되는 OSB합판을 주요 인테리어 소재로 썼다. 나무의 내추럴한 텍스추어가 따스한 공간 분위기를 만든다.

 

콤팩트하면서 편안한 특별한 신혼집

 

난로 불에서 착안된 ‘constant motion’ 콘셉트는 바닥면적 64㎡라는 작은 집에서의 공간 효율성을 깊게 고민한 건축가의 노력의 산물이다. 서재에서부터 샤워기와 변기까지 분리된 욕실을 겸비한 집을 대형평형대의 거실만한 공간에서 구현했다.

 


 공간 속 공간으로 보이는 침실 내부. 상부에 투명소재를 써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게 했다.

 

인테리어 소재는 파스텔 톤의 벽돌, 나무의 내추럴 텍스추어(질감) 등을 주요하게 쓰고 가구와 조명 등은 부드러운 형태들로 배열해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따스한 색감이 감돌도록 했다. 특히 거실의 벽돌은 고물상에서 구입한 20세기 초의 상표가 박힌 오리지널 벽돌을 써서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침실벽면을 빔 프로젝터의 스크린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부의 투명소재와 대조적으로 하부는 화이트보드를 써서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갖도록 했다.

 

서재는 보통 건물의 구조재로 사용되는 OSB를 써서 비용을 절감했다. 다이닝 테이블 다리와 침실 거울, 후드 등에는 연철로써 포인트를 줬다. 집주인은 음악과 패션분야에 몸담고 있는 젊은 신혼부부. 작더라도 개성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허니문을 보내기로 결정한 그들에게 건축가는 세상에서 가장 넓으면서 가장 특별한 신혼집을 선물했다.

 

 

건축가 Alex Bykov는 1985년 소련 체르카시에서 태어났다. 2008년 키예브 교외지역의 고효율 에너지 주택지역의 원리를 주제로 KNUCA를 졸업했다. 졸업 이후 ARstudio 등의 건축사사무실에서 실무를 쌓은 그는 음악가이며 사진가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의 첫 작품이다. 분야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함이 저렴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주택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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