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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업체, 이제 브랜드 파워를 키워라

최근들어 주택건설업체들의 브랜드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업체들 사이에서도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아파트 선호도가 바뀌는가 하면,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은 브랜드 효과에 힘입어 대형업체들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브랜드타운을 형성하면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기도 하다.

글 최승철(이룸디앤씨 이사) 사진 주택저널 사진팀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2007년 1월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이날 ‘아이폰’이라고 하는 새로운 휴대폰을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 폰은 아니었지만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과 깔끔한 퍼포먼스로 아이폰은 단 번에 최고의 스마트 폰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후 한국의 삼성을 대표로 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속속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면서 이제 세계인의 절반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스마트폰 혁명은 애플에서 비롯됐고 애플과 아이폰이라는 브랜드는 혁신의 상징이 되었다.

 

에플은 2013년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갖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사가 선정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기업에 따르면 2013년 애플의 브랜드가치는 983억1600만 달러로. 13년 동안 최고의 브랜드 1위를 지켰던 코카콜라를 밀어내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2위는 구글이 차지했고 코카콜라는 3위로 내려 앉았다. 갤럭시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은 8위에 올랐다.

 


세계는 지금 브랜드 시대

바야흐로 브랜드의 시대다.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의 상표라는 개념을 넘어 기업의 흥망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브랜드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주택건설업계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다양한 아파트 브랜드들이 주택시장에서 수요자들을 만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주택건설업체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내걸고 자신들의 아파트를 짓고 있다. 현재 전국의 아파트 브랜드는 150개에 이른다.

 

한국의 아파트 브랜드 역사는 당연히 한국 아파트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현대적인 개념의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는 않다. 우리나라를 송두리째 흔들었던 IMF 외환위기가 계기가 되었다.

 

IMF는 ‘땅 짚고 헤엄치듯’ 사업을 해왔던 주택건설업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절대 망할 것 같지 않던 굵직굵직한 대형 건설회사들이 무너졌다. 주택시장은 장기 침체의 늪으로 가라앉았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했다.

 

주택시장이 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주택건설사들의 변신이 불가피해졌다. 보다 수요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야 했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도 필요했다.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는 아파트 개발과 함께 분양 홍보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브랜드 마케팅이다.

브랜드 마케팅이 중요한 것은 현대 사회에서 브랜드의 역할과 기능이 정말 대단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의 가치를 증가시켜 준다. 아울러 소비자의 가치도 역시 증가시킨다. 소비자는 브랜드 선택을 통해 자신의 욕구와 심리적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대변하려고 한다.

 

확고한 하나의 브랜드는 새로운 경쟁자들을 억제하는 기능도 한다. 자신만의 독특함을 가진 브랜드는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제품의 뚜렷한 특징이 되는 것이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선정과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 유용한 판단의 근거가 되기도 하며 기업과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고리로서의 기능도 있다.

 


한국 아파트 브랜드의 역사

1998년의 아파트 분양가격 자율화는 주택건설업계의 브랜드 마케팅을 촉발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완전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과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여러 아파트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주택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본격적인 첫 아파트 브랜드는 1999년 4월 삼성물산의 ‘삼성 사이버아파트’. 그 후로 다양한 아파트 브랜드들이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아파트 브랜드 마케팅 시대가 열렸다. 삼성중공업의 ‘쉐르빌’, 삼성물산의 ‘타워팰리스’, 현대건설의 ‘하이페리온’ 등이 그 대표적인 브랜드들.

 

2000년대 이후의 아파트 브랜드는 매년 그 흐름이 조금씩 다르다. 초기에 유행했었던 빌, 힐 등의 브랜드가 식상해지면서 한글 이름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e-편한세상’, ‘이안’, ‘꿈에 그린’, ‘어울림’ 등이 대표적이다. 한자를 이용해 의미를 조합해 내거나 한글과 한자를 합성한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로 ‘래미안(來美安)’을 들 수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고급 아파트들은 영문 브랜드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아크로빌’,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삼성물산의 ‘타워팰리스’, 신영의 ‘로얄팰리스’, 현대건설의 ‘하이페리온’이 대표적인 예다. ‘더샵(the #)’, ‘자이(Xi)’ 등 기호를 포함한 독특한 형태의 표현을 통해 고품격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키기도 했고 ‘푸르지오’와 같은 친환경적인 아파트 브랜드도 호평을 받았다.

 

대기업들이 전국 시장을 석권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중견 주택건설업계에는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그리고 브랜드의 파워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어쨌든 자체 브랜드를 키우지 않는 한 대기업 브랜드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중견 주택건설사들도 자체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2005년경부터는 많은 중견 주택건설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브랜드와 브랜드 이미지를 발표하고 나섰다. 특히, ~빌,. ~힐식으로 써왔던 브랜드를 본격적인 아파트 브랜드로 교체하는 회사가 많았다.

 

2006년 우미건설이 그 동안 써왔던 ‘이노스빌’ 대신 새 브랜드 우미 ‘린‘으로 교체했다. 반도건설도 기존 ‘보라빌’에서 ‘유보라’라는 새 브랜드로 바꿨다. 이 시기를 전후해 다양한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동원개발의 ‘동원로얄듀크’, 동익건설 ‘미라벨’, 신안종합건설 ‘인스빌’, 중흥 ‘중흥 S클라스’, 부영 ‘사랑으로’, 대주건설 ‘피오레’, 등등이 그것.

 

지금도 아파트 브랜드의 경쟁은 계속 심화되는 추세다. 광고 또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앞으로 아파트 시장에서 브랜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는 업계 관계자들이 대체로 이견이 없다.

 


아파트 시공능력과 브랜드 선호도가 비례하진 않는다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있다.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선택할 때 건설사별 시공능력과 브랜드 선호도의 관계는 어느 정도일까?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시공능력이 좋은 건설사의 브랜드일수록 선호도가 높아야 하겠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지난 해 수도권 지역 주민 739명을 대상으로 국내 건설사 37곳의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와 인지도를 조사했는데 그 내용을 잠시 들여다 보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아파트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0.1%(296명)가 삼성물산의 ‘래미안’을 떠올렸다. 2위는 전체의 18.4%(136명)를 차지한 GS건설의 ‘자이’였고 대우건설의 오피스텔·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가 전체의 13.5%(100명)로 뒤를 이었다. 이로써 이들 세 건설사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는 4년 연속 전국 아파트 브랜드 순위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아파트를 구매할 때 특정 건설사의 브랜드를 고려하는가’라는 질문에는 19명 가운데 6명꼴로 특정 브랜드를 선택한다고 답했다. 또한, ‘브랜드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6.3%가 ‘영향이 있다’라고 답해 아파트 브랜드가 실수요자들의 구매의사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런데 2012년 시공능력 평가순위(이하 시평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었다. 시평순위는 국토교통부가 매년 7월 말경 건설사에 대한 공사실적과 경영상태는 물론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기는 순위다. 따라서 시평순위는 건설사의 종합적인 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간주된다.

 

그렇지만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를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아파트 브랜드’로 꼽은 비율은 전체의 4.9%(36명)에 그쳐 5위에 머물렀다. 현대건설은 특히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시공능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운 터여서 이같은 결과는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다.

건설전문가들은 이처럼 시평순위와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순위와 정비례하지 않는 것은 일반인들의 시평순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의 광고 등으로 건설사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주된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시평순위가 건설사의 종합적인 능력을 판가름하는 데 중요한 자료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에겐 그 정확한 순위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적인 시평순위 자료보다는 건설사들의 브랜드 마케팅에 따라 건설사 및 아파트 브랜드를 선택하는 실수요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브랜드타운을 조성하는 건설사일수록 (아파트 브랜드의) 인지도 역시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래미안은 이미 강남 역세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브랜드단지를 조성했고, 푸르지오 역시 지난해 아파트와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브랜드타운 조성에 매진해 왔다”고 덧붙였다.

 


중견 건설사들도 브랜드마케팅에 적극 나서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는 삼성 ‘래미안’이다. 브랜드 가치 평가 전문회사인 브랜드스탁이 지난 1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3년 아파트 부문 연간 브랜드가치 평가지수(BSTI)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847.8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롯데캐슬’(821.33점)이 2위에 올랐고,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816.54점), GS건설의 ‘자이’(799.73점), 대우건설의 ‘푸르지오’(798.49점)가 뒤를 이었다. 2010년 763.98점으로 6위에 머물던 ‘롯데캐슬’은 점수가 수직상승하며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힐스테이트’의 경우 이번 조사에선 795.55점을 얻는데 그치며 6위로 내려앉았다.

 

또 2010년에는 ‘푸르지오’(788.16점), ‘e-편한세상’(786.58점), ‘자이’(779.91점) 순이던 3~5위가 이번에는 ‘e-편한세상’과 ‘자이’의 점수가 눈에 띄게 오르며 재배치된 것도 눈길을 끈다. 반면 ‘래미안’은 3년 전인 2010년 조사에서는 845.64점으로 당시 2위인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789.70점)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독보적 지위를 뽐냈으나 이번에는 자체점수가 떨어진데다 다른 브랜드들이 점수가 큰 폭으로 오른 탓에 독주 체제가 위협받게 됐다.브랜드스탁 관계자는 “압도적인 1위였던 ‘래미안’의 독주가 무너지고 아파트 브랜드의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했다”며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며 기타 브랜드들은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은 이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의 벽을 넘어서야 하는 중견건설사들에겐 더욱 그렇다. 최근 들어 중견건설사들이 브랜드타운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타운은 특정 건설사가 한 지역에만 3·4차 이상 또는 수천 가구의 아파트를 집중 공급해 지역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반도건설, 중흥건설, 호반 등 중견 건설사들이 그 주인공인데 적게는 2000여 가구에서 많게는 1만가구까지 브랜드타운 아파트를 조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중흥건설은 세종시에 1~9차까지 1만가구 이상 브랜드타운을 조성한다. 지난 해까지 모두 7차에 걸쳐 `중흥S-클래스` 8800여 가구를 공급했으며, 올해도 추가로 8차 1600여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반도건설은 수도권 동탄2신도시와 경남 양산신도시에서 브랜드타운 건설에 도전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는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를 5차에 걸쳐 총 4100여 가구 공급한다. 경남 양산신도시에선 총 6차에 걸쳐 5183가구의 브랜드타운을 조성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대구 신서혁신도시에는 중견사 (주)서한이 4차에 걸쳐 2080가구의 서한이다음아파트 브랜드타운을 조성하고 있으며 호반건설은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1·2차에 걸쳐 호반베르디움 2620가구를 공급해 브랜드타운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분양 관계자들은 브랜드타운 조성에 성공하면 입소문을 타고 회사 이미지 상승은 물론 향후 분양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가구 수를 많이 가져가야 한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수요자들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점에서 시공능력이 있는 건설사라면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 브랜드 마케팅의 기본은 말할 것도 없이 꾸준한 광고와 이벤트다. 수요자들에게 보다 친근한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최근들어서는 신문이나 방송뿐 아니라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일본 건설사들의 재미있는 마케팅 사례들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新海 誠).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선 ‘크로스 로드’라는 그의 30초짜리 작품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한 학습지 회사의 CF로 제작된 이 단편 애니메이션은 그 퀄리티가 매우 높아 네티즌들이 열광하고 있다. 광고라기보다는 30초짜리 짧은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이 CF로 활용되는 것이 새롭거나 놀라운 일은 아니다. 명실상부한 애니메이션 왕국 일본의 만화 세대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CF의 한 장르일 뿐이다. CF의 소구력도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만화를 보고 자란 애니메이션 세대들이 일본 소비지출의 중추세력이 되어 있다.

 

노무라부동산(野村不動産)은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을 자사의 브랜드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그들의 고급맨션 브랜드 ‘프라우도(Proud)’의 마케팅을 위해 6분짜리 애니메이션 소품 ‘누군가의 시선’을 발표했다.

 

‘프라우도 미래극장’이라고 명명된 이 애니메이션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감성과 재능이 고스란히 담겨 작품성면에서도 격찬을 받았다. 세상이 아무리 첨단으로 발전해도 가족의 가치는 영원하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정갈한 작화기법과 물 흐르듯 흐르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었다. 프라우도의 컨셉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노무라부동산의 최고급 맨션 브랜드 프라우도는 ‘고객은 항상 중심’이라는 컨셉으로 ‘안식’과 ‘신뢰’, 그리고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가지는 디자인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설용지의 취득에서, 건설 입주 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이 일체의 외주작업 없이 노무라부동산이 직접 시행하는 고품격 맨션이다. 이런 자신감과 긍지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것이; ‘누군가의 시선’이었다. 이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곧 프라우도 마케팅의 성공사례가 되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일본인들에게는 하나의 문화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마에다건설공업(前田建設工業)에서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도 주목할만 하다.

 

마에다건설공업은 1919년 설립된 일본 최대의 종합건설회사. 이 회사가 2003년 재미있는 일을 벌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돼 대 히트를 기록했던 인기 애니메이션 ‘마징가Z’의 지하기지를 짓기로 한 것이다. SF애니메이션 속의 구조물을 설계단계까지 완성하겠다는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판타지 영업부’라는 부서를 신설했다.

 

실제로 건설하지는 못하겠지만 ‘실제로 건설이 가능한’ 단계까지 설계를 마치는 것이 이들의 임무였다. 댐 현장소장인 부장을 중심으로 토목 엔지니어링부의 주임, 건축설계부의 주임, 신입사원으로 구성된 4명은 잃어버린 꿈에 대한 열정을 되새기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회사 내외의 첫 반응은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프로젝트 팀은 진지하게 임무에 착수했다. 그 열정이 회사 안팎으로 전이되면서 유관기관의 전문가들의 자발적인 참여까지 이끌어냈다.

 

그 결과 72억 엔의 예산과 6년 5개월이란 공사 기간만 있으면 지금 바로 ‘마징가Z’의 기지를 지어 보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로 마에다건설공업은 그들의 기술 수준이 최첨단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즐겁게 알릴 수 있었다.

 

이들 환타지 영업부의 임무는 그로서 끝이 아니었다. 그 후로 역시 유명한 애니메이션인 은하철도999의 우주레일, 그란투리스모4의 레이스 트랙, 기동전사 건담 연방군 비밀기지인 ‘자브로’, 우주전함 야마토 등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마에다건설공업의 환타지영업부 홈페이지에는 우주전함 야마토 프로젝트 진행상황이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http://www.maeda.co.jp/fantasy/)

 


장인정신으로 돌아가는 헤이세이 건설

마에다건설공업의 판타지영업부는 브랜드마케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종합건설회사의 이미지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한편 자사의 첨단 기술력을 널리 알림으로써 공신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넓은 의미로 보면 마에다건설공업이라는 상호를 좀 더 소프트하게 각인시키는 브랜드 마케팅의 효과도 없었다고 할 수 없겠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브랜드 마케팅에도 필요하다. 마에다건설공업이 일본 최대의 종합건설사 답게 첨단기술력 증명을 통해 공신력을 높였다면 장인정신으로의 회귀를 테마로 삼은 중견건설업체도 있다. 바로 헤이세이건설(平成建設)이 그곳이다.

 

직원 400여 명에 연 매출액 110억 엔 정도의 중견건설사인 헤이세이는 1989년 창업한 이래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는 탄탄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아키모토 히사오 사장은 “돈을 남기면 하수, 업적을 남기면 중수, 사람을 남기면 고수”라는 신념으로 건축 장인, ‘목수’를 부활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건설업도 기계화, 첨단화되고 모든 분야가 분업화되는 것이 일반적인 요즘 그는 시대를 역행, 일본의 건설업계 최초로 목수를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더불어 영업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일절 하청 없이 사업을 전개했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장인의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시도였지만 회사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고객들의 반응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옛 전통대로 장인의 손 끝에서 시작해 장인의 마무리로 일을 매듭짓겠다는 장인으로서의 꿈과 소신이 불황 속에서도 헤이세이건설을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주택건설과 리폼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헤이세이건설은 지금도 “200여명의 장인이 현장으로 달려갑니다”라는 점을 모토로 하고 있다.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뭉친 장인들이 묵묵히 이끌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http://www.heiseikensetu.co.jp/) 이 특화된 사업방식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헤이세이 건설이라는 회사를 특징짓는 브랜드 마케팅이 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브랜드마케팅이 필요하다

브랜드 마케팅의 목적은 해당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는가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주택건설회사들의 아파트 브랜드는 아쉽지만 이런 점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고급 아파트라는 느낌의 브랜드만 범람하고 있지 않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어떤 상품을 마케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전략적 요소로 흔히 4P를 든다. Product(상품), Price(가격), Place(입지), Promotion(홍보)이 그것인데 Product 전략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개념이 브랜드(brand)다. 기업 비즈니스에서 브랜드는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의 가치란 사전적으로는 ‘특정 상품이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동일한 품질의 상품과 비교해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핵심가치’를 뜻한다. 어떤 아파트 브랜드를 들었을 때 곧바로 “아 이파트는 어떤 개성이 있는 어떤 아파트”라고 소비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매우 많다. 지속적인 TV광고, 드라마나 영화 속의 PPL 노출, 신문 광고, 인터넷 광고, 전단지 광고, 옥외 광고나 대중교통수단 광고 등등. 하지만 막대한 광고비 대신 뭔가 새로운 프로젝트나 이벤트를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주택수요자들의 감성을 읽어낼 수 있다면 성공적인 브랜드 마케팅의 시작이 가능하다.

 

이제 새로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야 하는 중견기업이라면, 또 이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중견기업이라 할지라도 이제는 이 대목에 관해서 고민해야 할 때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디지털 세대들이 주택 수요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고 대중문화를 즐기고 언제나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는 진보적인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모험적이며 도전적인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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