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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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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 문제점을 진단 ①]]
시장동향

정부가 지난 2월26일 이른바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택거래시장은 다시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도 시장에 혼란이 초래되자 보완방안을 곧이어 발표했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취재 주택저널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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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단지는 4월초 매매가격이 500~1000만원씩 떨어졌다. 호가가 6억2000만원을 웃돌던 개포 주공1단지 35㎡는 6억1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단지 42㎡도 최근 7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것이 7억1500만원 수준인데도 거래가 안 되고 있다.

개포주공은 지난달 정부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방침으로 5000만~6000만원씩 가격이 올랐다가 하락세로 반전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가격이 급등하면서 당초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였으나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 발표 이후에는 아예 문의조차 끊겼다고 말한다. 

 

일반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송파구 잠실리센츠 전용 85㎡는 호가가 8억7000~9억3000만원, 잠실 엘스 전용 59㎡는 7억2000~7억5000만원이었으나 2000~3000만원 빠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정부의 대책발표 이후 아파트 소유자들도 집을 팔아야 하는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다.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당분간 주택거래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 회복세 한풀 꺾여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가 65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2분기 주택경기전망에 따르면 대부분의 응답업체들이 ‘지난 분기와 비슷하거나 다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들이 시장에 가장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이다.

 

민간 임대주택공급 확대와 함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담고 있는 이 방안은 실제로 올해들어 다소 살아나기 시작한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의 수요자들도 전셋값 상승 등으로 점차 매매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었고, 주택건설업체들도 이같은 긍정적인 시장의 분위기에 힘입어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던 차에 선진화방안이 발표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이 대한주택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소속의 주택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주택경기실사지수(HBSI)를 보아도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3월까지 상승하던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사업환경지수가 4월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HBSI 4월 전망치는 서울이 133.3으로 전달보다 39.1포인트 떨어져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경기는 134.2로 28.4포인트 떨어졌다. 인천은 116.7로 21.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하락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HBS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어서 전반적인 기대감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분양계획지수도 131.7로 8.8포인트 올라 전반적으로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양실적지수는 떨어진 반면 미분양지수는 오히려 올라 분양시장 위축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 재개발과 재건축도 지수가 다소 올라 분양시장의 관심이 재개발?재건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회원사의 53%는 주택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장은 기존 매매시장(59%)이고, 이어 신규 분양시장(27%), 재건축 시장(14%) 순으로 조사됐다.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세 부담 완화 등 임대인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55%로 가장 많았다.

지난 4월16일에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초청 오찬 간담회가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문경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과 박창민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비롯한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장관에게 업계의 여러 현안을 건의했다.

 

특히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과 관련, 주택임대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지면 다주택자의 주택구입을 비롯, 전세 등 임대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 곧 주택거래의 위축으로 매매시장이 위축되고 정부가 당초 의도했던 전월세시장의 안정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시기 못맞춘 대책으로 시장에 혼란 야기

시장이나 업계의 우려는 당초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이 발표된 직후부터 현실화됐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주택거래가 줄어들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고, 전문가들도 선진화방안에 포함된 임대소득 과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모처럼 살아나기 시작한 주택시장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대책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정부의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자 이에 놀란 정부에서는 일주일만에 보완대책을 내놓았다. 주택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경우 과세를 2년간 유예하고, 필요경비율이나 임대소득 공제를 신설해 세부담을 완화해 주겠다는 것이다. 또 월세소득외에 전세임대에도 과세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보완대책이 나온 이후에도 시장의 혼란은 줄어들지 않았고, 분위기는 계속 가라앉고 있다.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과 보완대책이 나온 이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 조사한 HBSI지수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국토교통부 장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나온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지적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대책은 봄 이사철을 앞두고 발표됨으로써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봄 이사철이라는 시기가 매매나 전월세 등 주택시장이 불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해초부터 시작된 훈풍을 타고 매매나 임대 등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이 대책 발표로 갑자기 혼란에 빠져들게 된 셈이다.

 

활기를 띠어가고 있던 강남의 재건축시장도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던 원룸도 급매물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 오피스텔 등에서 임대인과 세입자간 눈치싸움도 있다.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소득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반면 세입자들은 소득공제 혜택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분위기와 관련해 서로 다른 통계가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중순 3월의 주택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 국토교통부는 3월 주택거래량이 8만9394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34.2% 늘어났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나 늘어났다. 선진화방안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생각된 강남3구에서도 51%가 늘어났다.

 

이같은 통계는 일선 중개업소의 ‘주택거래가 급감하고 있다’는 설명과는 다른 것으로, 시장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올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주택거래신고는 주택매매계약 체결 이후 6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 제도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대책 이후의 시장상황이 반영되는 4월 거래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통계는 이와 달리 주택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매매가격 상승률도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 알리지에 따르면 3월24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0.06%를 기록, 27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승폭은 3월초 이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매수세가 줄고 관망세로 돌아서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임대목적의 투자수요 관망세 유지

주택시장에서 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투자목적의 임대수요가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베이비부머 등 노후대책용으로 주택을 구입해 월세수익을 얻으려고 했던 수요자들이나 여러 채의 집을 구입해 전세임대를 놓으려고 했던 투자자들이 지금은 주택구입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임대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세종시의 경우가 이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는 예다. 세종시는 올해들어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고, 매매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심지어 이곳으로 내려왔던 공무원들이 다시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옮기는 역이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세종시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전셋값 하락은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게 원인이지만,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의 여파로 임대목적의 투자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가격을 시세보다 낮춰 내놓고 있지만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으로 주택거래의 감소에 따른 시장의 위축뿐 아니라 주택시장에 혼란을 초래해 새로운 부작용이 생길 소지도 적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앞으로 임대소득을 부담해야 하는 임대인들이 이를 임차인에게 전가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월세시장에 미칠 파장은 결코 적지 않다.

 

과거 정부에서 전월세안정대책을 내놓은 것이 오히려 전월세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즉 임대인들이 임차인 보호를 위해 내놓은 방안의 시행을 앞두고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경우나 또는 자신에게 돌아올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해 임대료를 인상하는 등의 편법을 이용해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다.

 

또한 당초 월세 소득자에게 임차인에 대한 소득공제를 통해 과세하려던 방침에서 전세임대소득자에게도 과세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임대시장 전체에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주택자에 대한 전세임대는 그간 과세되지 않은 것이어서 만일 이들이 모두 월세로 몰리면 그간 전세가 가지고 있던 순기능도 모두 없어져 버리게 되는 셈이다.

무주택자의 경우 대개는 처음에 전세로 살다가 돈을 조금씩 모아서 조금 더 큰 전세로 옮기고, 그렇게 전세를 늘려가다가 어느 정도의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내집을 마련하는 수순을 밟는 게 일반적이다. 즉 무주택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전세금이 목돈을 저축해두는 기능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전세가 줄어들고 월세가 늘어나면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여파로 오피스텔 시장도 한파를 맞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의 1분기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동기대비 0.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세가격이 0.02% 상승했음에도 임대수익률도 5.78%로 전분기 대비 0.02%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도시형 생활주택과 함께 오피스텔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임대소득 과세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상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가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세권 상가를 중심으로 최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상가나 오피스텔이나 모두 비주택형 수익상품이면서도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점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양시장 위축 우려도 제기돼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있는데 비해 분양시장은 아직 주택임대차시장 선잔화방안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초부터 활기를 띠고 있는 분양시장의 훈풍이 대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에 나오는 물량도 선진화방안 발표 이후에도 늘어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분양에 많은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으며, 지역이나 평형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인기지역의 경우 1순위에서 전 평형이 마감되기도 하는 것은 물론 몇십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4월중순까지 청약이 마감된 아파트들을 보면 전체 13개 단지중 8개 단지가 순위내 청약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률도 평균 9.75대 1로 높은 편이다.

 

전북 혁신도시와 천안에서 분양에 나선 호반베르디움과 대구의 삼정그린코아, 동탄2신도시의 신안인스빌 등이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끝냈다. 전북 혁신도시의 호반베르디움은 1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대구와 부산 등 특히 지방 분양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택거래시장에 비해 분양시장이 나름대로 호조를 보이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신규공급이 적었던 데다 시장분위기 호전에 따라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고 있으며, 특히 주변시세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의 착한 분양가가 그것이다. 앞으로 시장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는 만큼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분양시장이 활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분양시장에도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의 여파가 불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는 만큼 분양시장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분양시장의 매수세 또한 다주택자들의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은 임대주택의 공급을 활성화하고 월세 세입자들에게 세제혜택을 주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임대인들에 대한 과세대책이 포함되면서 오히려 기대한 효과보다 시장위축이라는 역풍을 불러오는 결과를 빚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의지로 시장이 살아나려던 참에 대책이 나와 시장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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