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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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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 하우제 군자]
디자인이 살아있는 도시형생활주택

군자동의 오래된 골목길 모퉁이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형생활주택 ‘클라인 하우제’를 찾았다.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주택인 만큼 제한적인 투자비용 안에서 최적의 주거환경과 최선의 디자인을 구축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 댓가로 임차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소형주택으로 자리를 굳혔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주)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 www.openscale.net 02-558-8983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돌출된 상층부를 컬러강판으로 감싸고 대리석 재료를 다양한 기법으로 적용해 젊고 트렌디한 느낌을 살렸다.

 

 

■ PLAN

프로젝트 클라인 하우제 군자 Klein Hauze Gunja

위치 서울시 광진구 군자동 36

지역지구 2종일반주거지역

용도 공동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319.09㎡

건축면적 191.35㎡

연면적 636.81㎡

건폐율 59%

용적률 199%

규모 지상5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최고높이 10.99m

조경면적 20㎡

주차대수 7대

외부마감 고흥석 홈파기, 티크우드, 고흥석 잔다듬, 컬러강판 코르텐색 등

설계 이관용 (주)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 대표

설계참여 김준희, 김현곤, 김재원, 허민구

 

 

붉은 벽돌집이 밀집된 서울 군자동의 어느 골목길 삼거리에서 클라인 하우제를 만났다. 집터의 3면이 길과 접하는 꼭지점 같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

 

클라인 하우제는 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 이관용 대표가 만든 소형주택 브랜드다. 집장사들이 주도해온 다가구·다세대주택 건축 시장에 다채로운 분야의 설계경력을 지닌 그가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서울시내에서 3.3㎡당 건축비 380만원~400만원 수준으로 ‘디자인이 살아있는 소형주택’을 실현해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였다.

 

▲ 골목길 삼거리 꼭지점에 자리한 클라인 하우제는

보는 방향에 따라 다채로운 입면을 자랑한다. 상층부의 컬러강판이 계단실을 타고

내려오면서 건물 뒷면의 표정을 경쾌하게 살려낸다.

 

같은 재료를 갖고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나름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고, 창문 주변의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몇 년 사이 서울 군자동은 물론이고, 갈현동, 신대방동 등지에 클라인 하우제가 들어서며 골목길의 표정을 바꾸어 놓은 것을 보면 확인이 가능하다.

 

 

 

 

 

▲ 삼면이 골목길에 접해있는 클라인 하우제는 주차장과 길이 만나는 지점의 표정에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철제 펜스를 세워 개방감을 준 주차장을 통해 건너편 골목길까지 소통되는 구조다.

 

특히 군자동 클라인 하우제는 디자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거주환경과 설비 등에도 각별히 신경 쓴 집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하다.

 

그것은 건축주의 사위 박현준 씨에 의해서 가능했다. 박 씨는 집장사에게 주택신축을 맡기겠다는 장인을 설득해 지금의 클라인 하우제를 완성시키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장인은 크게 만족했고, 사위가 큰 점수를 딴 것은 물론이다. 방이 빠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장모의 걱정을 뒤로한 채 20실의 원룸을 준공 후 재빨리 임대한데다, 건물의 재산적 가치까지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최상층 세대의 복도.

복도 천장을 나무소재로 마감해 아늑함을 더했다.

 

 

공사비용 비슷해도, 설계내용은 확연히 달라

장인이 집장사에게 받아 온 견적서에는 엘리베이터도 없고 세대 수도 지금보다 턱없이 적었다. 박 씨가 수소문해 찾아간 건축사사무소 3곳에서 받은 견적서와 비교하니, 비용은 비슷한데 집의 내용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견적서를 본 장인이 사위에게 설계와 시공을 일임한 이유다.

 

군자동 클라인 하우제는 2,3,4,5층에 걸쳐 원룸 19가구와 분리형 원룸(1.5룸) 1가구, 최상층의 쓰리룸으로 계획됐다. 분리형 원룸은 주방과 방이 분리되고 테라스까지 있어 인기가 좋은 평면이다.

 

박 씨는 원룸의 옵션품목에 민감하게 대처했다. 30대 젊은 직장인을 상대로 원룸을 임대할 요량으로, 서울 시내 고급 오피스텔과 같은 빌트인시스템을 고집했다. 모든 가구와 전자제품(세탁기, 냉장냉동고)을 빌트인으로 설치해 공간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같은 시기 주변에 신축된 원룸보다 클라인 하우제의 원룸 면적은 확실히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빌트인시스템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룸이 배치된 2~4층 복도 천장 역시 나무소재로 마감해 입주자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계단실 외벽은 유리로 마감해 개방감이 좋다.

 ▲ 최상층에 계획한 주인세대. 건축주의 딸과 사위, 손주가 거주한다. 방 3칸과 거실, 별도의 주방과 다용도실 등이 갖춰졌다.

 

 

주인세대의 욕실.

긴 하부장을 배치해 좁고 깊숙한 구조의 욕실을 효율적으로 이용 중이다.

 

주택 외관에도 각별히 신경 써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개성을 담는 동시에 품위가 있는 집을 요구했다. 방 개수가 적어도 좋으니 디자인 완성도를 높여달라는 박 씨의 요청에 건축가는 4,5층의 매스를 돌출시켜 경쾌하고 모던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4,5층을 감싼 컬러강판은 계단실 외벽을 타고 내려오며 건물을 단단히 잡아맨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건축가는 외관 재료로 대리석을 일관되게 쓰되, 마무리 방식과 입면 디자인에 차이를 두어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표정을 선사했다. 골목에서 건물 현관으로 들어서는 진입로에는 현무암을 사용해 외관과의 조화를 맞췄다.

 

▲ 옥상은 방수공사를 한 위에 추가적인 마감으로 기능성과 활용도를 높였다. 한쪽에는 작은 텃밭도 자리한다.

 

▲ 건물 출입구에 현무암을 깔아 고급스러운 인상이 풍긴다. 무인택배함을 두어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을 뿐 아니라, 건물 외곽과 주차장, 복도 등에 15대의 CCTV를 가동 중이다.

 


1인가구의 니즈를 충실히 반영한 도시형생활주택

군자동 클라인 하우제는 1인가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소형주택의 보안에도 만전을 기했다. 건물 안과 밖에 15대의 CCTV를 가동시키고 있으며, 각 세대의 창문에 방범전용 방충망을 설치했다. 외벽에 설치되어 있는 가스관에도 캡을 씌워 타고 오를 수 없도록 해 놓았다. 또한, 1층 출입구 밖에 무인택배함까지 설치해 외부인의 건물 출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박 씨는 지난해 6월 준공 시점에서 임대를 개시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완공된 집을 보면 누구든 살고 싶어할 것이라는 박 씨의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임대가 빠르게 소진된 덕에 총 9억원의 건축비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일반대출금을 임대보증금만으로 모두 상환할 수 있었다. 나머지 국민주택기금에서 2% 저리로 받은 대출금 3억5000만원은 3년 거치 20년 상환조건으로 갚아나갈 계획이다.

 

 

지금은 누가 보아도 손색없는 주택이지만, 시공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설계도면대로 시공이 되지 않은 것에 크게 놀란 박 씨는 몇 달에 걸친 시공기간 동안 현장을 매일 드나들며 체크했다고 한다. 전문적인 시공기술 부분은 감리를 맡은 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의 도움으로 해결해 나갔다.

 

군자동 클라인 하우제는 품질 좋고 가치 높은 주택을 얻는 지름길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집이다. 설계만큼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 그리고 시공 과정은 철저히 감리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잘 지키라는 게 주인장의 당부다.

 

 

 

 

 

디자인 노트

 

오늘날 도시의 주거풍경은 아파트로 획일화 되었다. 무미건조하고 답답하고 표정 없는 일상의 풍경은 자본이라는 굴레 때문에 그 변화가 쉽지 않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건축행위인 동시에 자본이 들어가는 경제행위이다. 특히, 일상에서 흔히 보는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다가구 주택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매일매일 지나다니는 골목길에서 일상이 되어버린 집합주택의 풍경은 곧 우리의 삶 그 자체이다.

 

개발도상국 시절엔 모든 것이 “빨리빨리 싸게싸게”라는 생각으로 집이 만들어졌다.

디자인이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작은 변화들이 우리 일상의 골목길에 나타나고 있다. 일반인에게 집을 짓는 것은 어찌 보면 인생에서 딱 한번 일어나는 일이고 이 역시 소수에게 한정된 하나의 사건임에 틀림없다.

 

일반인 건축주가 다세대주택과 같은 소형 집합주택에 디자인까지 생각하면서 집을 짓는다는 것은 나름대로 큰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역설적으로 ‘우리사회가 디자인의 가치를 소흘히 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클라인 하우제(Klein Hauze) 군자는 2필지를 하나로 합해 신축한 다세대주택이다. 오랜 시간동안 동네 목욕탕 기능을 해 온 건물이 그 수명을 다해 다시 태어난 것이다. 건축주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집이 아닌 나름대로 표정있고 독특한 형상의 주택을 짓기 원했다.

 

과거 목욕탕이 동네아이콘이 되었듯 새 집도 새로운 아이콘으로 태어나길 원했다. 동시에 최대한의 수익을 만들어 내는 황금알을 원하기도 하였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주차규정 완화와 국민주택기금의 저리대출이 한시적으로 진행되었던 시기에 건축계획을 세우고 집을 짓게 되었다. 주인세대는 5층에 거주하고 2~5층 나머지 부분은 원룸형, 1.5룸형으로 계획되었다.

 

공동주택은 건축법규가 집의 기본골격을 만들어낸다. 일조권, 도로사선제한, 주차대수, 세대수 제한 등으로 건물의 외부 볼륨이 만들어진다. 세종대학교가 인근에 있고 또 강남권과도 2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이 좋아 다세대주택의 주 고객을 대학생과 전문직장인으로 생각하여 디자인 계획을 구상하였다.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너무 과묵하지 않은 트렌디한 젊은 모습을 건축하고자 하였다.

 

디자인의 큰 방향을 무표정한 골목길에서의 독특한 표정, 젊음, 역동성, 아이덴티티 만들기로 잡았다. 그런 다음 집의 하부와 상부 매스의 결합과 분리, 색깔과 재료의 대조 등을 고민하였다.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대지 자체가 가지고 있는 형상을 건축에 자연스럽게 반영하였다. 상부매스의 방향성으로 인한 역동적인 느낌을 만들어 하나의 큰 볼륨이 독특한 표정을 만들어 내었다. 석재마감의 육중함과 동시에 메탈의 차가우면서도 가벼움의 대조는 현대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해준다. 공사비가 아무리 없다 해도 건물이 하나의 표정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 품위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라인 하우제 군자는 무표정한 일상의 골목길에 디자인으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집이 되기를 고대한다. 그리고 디자인의 가치가 분명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은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

 

디자인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야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골목길에서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한 번 지어지면 수 십 년을 한 장소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건축의 숙명에 디자인이 특별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바란다.

이관용(클라인 하우제, (주)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 대표)

 

 

이관용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미텍사스 A&M 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험프리스 앤드 파트너스에서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05년 귀국, (주)건원건축에서 디자인본부장을 지냈으며, 2008년부터 (주)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와 클라인 하우제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 아산배방복합단지 펜타포트, 알펜시아 마스터플랜, 청송이가(수원단독주택), 이솔빌딩, 클라인 하우제 방배, 갈현, 관악, 보라매 등 집합주택 시리즈가 있다. 주요저서로 노인건축: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미국으로 건축유학가기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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