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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입맛에 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한]
일본의 맨션

일본의 맨션은 원래 고급아파트에 붙인 이름이었지만, 최근에는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초고층 타워형의 레지던스 맨션이 있는가하면 서민들을 위한 컴팩트 맨션도 있다. 디자이너가 건축한 디자이너스 맨션도 있고, 자녀교육에 맞춘 컨셉의 맨션도 있다. 최근에는 고령화에 맞춰 로봇까지 등장한 실버형 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승철(이룸디앤씨 홍보이사) 사진 주택저널 사진팀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주택은 인간을 비 바람이나 추위, 더위와 같은 자연적 피해와 도난, 파괴와 같은 사회적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건물을 말한다. 가족 구성의 핵화(核化)와 순수한 가정생활의 장소로서 소형화, 단순화가 이루어져 가는 경향이 있다.’ 두산백과에 나온 주택에 관한 설명이다.

 

의·식·주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3대 필수 요소이다. 그 중에서도 ‘주’는 내구재라는 점에서 ‘의’나 ‘식’과는 성격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안전을 지켜주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안식처로서의 기능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주거는 그 지역의 생태적·지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정치·경제·관습·종교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의적으로 또는 타의적으로 변모하면서 자리를 잡아왔다.

 

그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풍토에 가장 적합한 주택이 일본의 주택이 되었다. 1년 내내 비교적 고온다습하고 지진 등 자연재해가 잦은 섬 나라라는 특성이 일본인들의 주택에 잘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적인 구조를 갖는 여름형 구조물이라는 점이다. 창문을 많이 만들고 지붕을 높게 해 통풍성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 때문에 추운 날씨에는 부적합하지만 일본의 대부분의 지역이 비교적 온난한 기후를 보이는 까닭에 겨울철보다는 여름철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둔 주택형태가 주류가 되었다. 물론 혹한의 홋카이도 지역은 조금 다르다.

 

지진이 잦은 화산지역이라는 조건은 일본의 주택을 저층화, 목조화 하는 요인이 되었다. 건물을 낮게 지을수록 지진에 무너질 확률이 낮고 콘크리트보다는 목조건물이 흔들림에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통풍이나 채광이 좋아 고온다습한 일본 기후에도 적합하다. 또한 안정감 있는 목재의 감촉이 일본인의 정서와 잘 맞는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금도 고층 맨션을 제외한 일반주택은 대부분 목재를 사용해 짓는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일본의 많은 주택은 화재에 약하고 공동주택의 경우는 방음이라는 측면에서 몹시 취약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오사카 시의 모습. 일본에 아파트와 같은 유형의 공동주택이 나타난 것은 그리 오랜 일은 아니다. 햇수로도 60년 정도로 우리나라와도 큰 차이가 없다.

 

 

아파토와 맨션의 탄생

현대 일본의 주택은 크게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으로 나뉜다. 그리고 아파트 천국인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아직도 단독주택의 비중이 좀 더 높다. 아파트나 맨션 등 공동주택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일본인들의 단독주택 선호도는 여전히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일본인들의 꿈은 아담한 정원이 있는 예쁜 내 집을 갖는 것이었는데 시대가 바뀌어도 어쩐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단독주택 공급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신규 주택 공급에서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밑돈다. 신규 주택의 대부분은 여전히 단독주택이다. 우리나라의 신규 주택 공급량 가운데 아파트 유형의 비중이 약 80%인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도시의 주요 전철역 주변에 대규모 주택전시장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일본인들에겐 낯선 풍경이 아니다. 주택건설업체들의 주종목이 공동주택이 아니라 단독주택인 것도 역시 일본에선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지만 일본인들이 독립하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주택은 공동주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취직이나 결혼을 하면서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는 것을 예외로 하면 일반적으로 아파토라 불리우는 저렴한 도시 임대주택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거기서 독립된 생활을 시작해 정원이 있는 아담한 단독주택의 꿈을 키워간다.

집값이 비싸다는 도쿄의 경우도 젊은 사람들이 자취를 시작할 만한 저렴한 아파토를 비교적 손쉽게 빌릴 수 있다. 공동주택이라고는 하지만 3~4층 정도의 저층에 여러 개의 작은 원룸 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에 아파트와 같은 유형의 공동주택이 나타난 것은 그리 오랜 일은 아니다. 햇수로도 60년 정도로 우리나라와도 큰 차이가 없다. 그 시작은 인구의 대도시 집중이 계기가 되었다. 1955년대부터 1960년대 초 일본 최대의 도시인 수도 도쿄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주택 수요가 폭증했다. 오사카 등 주요 대도시 또한 도쿄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주택문제를 안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공동주택이다. 1950년대 중반부터 일본주택공단은 2DK 타입의 공동주택을 건설,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공동주택은 단지(團地, だんち) 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민간 건설업체에서도 좁은 땅을 이용한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넓지 않은 땅에 지어졌기 때문에 주로 한두 동의 작은 규모였고 층수도 2~4층 정도로 높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연립주택 과 비슷한 유형의 공동주택인 셈이다.

이를 의미하는 영어 ‘apartment’에서 유래한 ‘아파토’ 란 낱말이 생겨났다. 당시 이 말은 간사이 지방의 ‘문화주택’과 함께 신식 공동주택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후 이 저층의 공동주택이 주로 임대용으로 활용되면서 서민 임대주택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공동주택 보급이 늘어나고 아파토는 저렴한 임대주택이라는 뉘앙스가 강해지면서 점차 단어가 가진 신선감과 고급스러운 느낌이 떨어지자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맨션이다. 원래 ‘맨션(mansion)’은 영어로 호화 대저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본에선 고급 아파트에 붙인 이름이다. 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가격도 매우 비싸 한 때 ‘만(万)션’이 아닌 ‘억(億)션’이라고도 불렸는데 그만큼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과도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지금은 맨션 진화 시대

KBS TV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블리 아빠로 유명한 격투기 선수 추성훈씨가 사는 집은 도쿄 시바우라의 한 맨션이다. 그의 집이 TV를 통해 소개되었을 때 많은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산 그 집은 도쿄의 유명인들이 제법 많이 산다고 하는 고급 맨션이다. 일본에서도 이 맨션은 일반인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단독주택이 아직 대세라고는 하지만 일본의 맨션 인기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맨션의 신규 공급 호수 자체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전체 주택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맨션 가격은 오르고 있다.

 

그만큼 맨션의 인기도가 높아지고 있는 셈인데 그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사람들의 도심회귀현상이다. 버블 붕괴 후 땅값이 내려가면서 도심에서의 주거비용도 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져 교외의 단독주택에서 직장 근처의 맨션으로 집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고소득의 장년층 1~2인 가구의 증가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이들을 겨냥한 도심의 고급 맨션들이 절찬리에 분양되고 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맨션들이 등장하고 있다. 건물의 디자인, 평면 설계, 인테리어, 내진성 및 친환경 에너지 기술의 접목 등으로 차별화 경쟁이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콘셉트의 맨션이 나타났다.

 

요즘 가장 일반적인 것은 레지던스 맨션이다. 형태로는 초고층의 타워형이 많다. 거의 모두 주상복합 건물이며 조망이 뛰어나다는 메리트가 있다. 공용시설을 고급화하고 고품질의 프론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맨션 안에 각종 편의시설을 완비해 완벽한 도심형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려는 고소득 계층에 특화된 고급형 맨션이다.

 

반면 소득이 그리 높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맨션도 있다. 컴팩트 맨션이 그것인데 싱글족이 주된 타겟이다. 전용면적 30~50㎡ 정도의 작은 맨션인데 과거 원룸에 비해 설비나 디자인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공급한다.

 

최근 젊은 층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스 맨션도 있다. 이름 그대로 디자이너가 건축한 맨션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주택구조가 아니라 그 건물을 설계한 디자이너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공간활용이 그대로 드러나는 독특한 형태의 맨션이다.

 

공동주택이긴 하지만 세대수가 그리 많지 않다. 적게는 4가구에서 많아도 15가구를 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외국인이거나 창조적인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또는 고소득의 젊은 여성들이 주로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도쿄의 다이칸야마, 아오야마, 롯본기 등 일본에서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곳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설계참여형 맨션이란 것도 있다. 다양한 평형 및 가변구조를 옵션으로 설계단계에서 입주자의 참여가 가능한 맨션이다. 입주 후에도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구조의 변경이 가능하게 짓는다.

맞벌이가 일반화되어 있는 현실을 감안한 자녀보육충실형 맨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가 타겟이다. 맨션 내에 어린 아이 보육 및 탁아지원 시설, 24시간 인터폰으로 의료상담이 가능한 시설물을 갖추고 있다.

 

최근 선보인 환경공생 전화주택도 관심을 끌고 있다. 급유나 조리 등에 사용되는 모든 열원을 전기로 공급하는 주택인데 안전성과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가 이 맨션의 특장점이다.

 

파로와 아이언 맨 수트

서울시에는 독특한 분쟁조정기구가 있다. ‘동물갈등조정관’이 그것이다. 개나 고양이때문에 옆집과 분쟁하는 사례가 잦아지자 서울시가 마련한 묘안이다. 공동주택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반려동물을 필요로 하는 가구는 늘고 있다.

 

아예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주택을 짓자는 움직임도 있는데 일본엔 이미 반려동물 공생맨션이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사람과 반려동물이 모두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설계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반려견 주택연구소’ 박준영 소장은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주거형태를 원하는 수요층이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어쩌면 머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에도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동주택이 출현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맨션은 아마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맨션일 것이다. 초고령시대를 맞고 있는 일본에서 노인은 가장 주요한 주택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도쿄 시부야 혼마찌 일대 주택가로 들어가면 지상 5층짜리 맨션이 나온다. 겉보기에는 그저 흔한 저층 아파트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일본 주택건설업계 1위인 다이와하우스공업이 지은 도심형 실버맨션이다.

 

이 맨션은 전용면적 18~20㎡ 규모의 원룸 57실과 전통 화실(和室)처럼 꾸며진 홀, 미용실, 다이닝 바 등으로 이뤄졌다. 건물은 완벽한 배리어 프리로 지어졌고 노인들의 일상생활을 곁에서 돕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상주한다. 노인들에겐 최고의 선택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바로 로봇 물개 ‘파로(PARO)’가 있다. 큼지막한 눈을 한 이 녀석은 노인들이 말을 걸고 몸을 쓰다듬자 진짜 동물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반응한다. 로봇 물개와의 소통은 노인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입주자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마리에 350만원이라는 고가지만 특유의 힐링효과가 인정되어 일본에서만 이미 2000 마리 이상 판매되었다.

 

좀 더 놀라운 것은 아이언 맨으로 만들어주는 수트다. 최첨단 로봇 수트 ‘하루’(HAL·Hybrid Assistive Lim)’가 그것이다. 하루는 사람의 피부표면에서 생체전위(電位) 신호를 읽고 동작을 파악해 움직이는 걸 도와줘 고령자의 무게가 최대 40% 가벼워지는 효과를 낸다. 부축이 필요한 고령자도 하루를 양쪽 다리에 착용하면 로봇이 의사를 파악해 각 관절이 움직이도록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혼자서 걸을 수 있다.

 

다이와하우스가 2008년 투자를 시작한 쓰쿠바대 벤처기업 ‘사이버다인’에서 개발한 하루는 아이언 맨의 로봇 수트처럼 노인들도 무거운 물건을 쉽게 나를 수 있게 해준다. 그 가격만도 무려 1000만엔(약 1억원)이다.

 

다이와하우스의 실버맨션 컨셉은 단순히 배리어 프리 건축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로봇까지 동원해 노인들이 보다 건강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트렌드는 일본의 주요 주택건설사들도 그대로 받아들여 확대재생산해내는 중이다. 이는 맨션시장의 경챙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의 주요 주택건설사들은 저마다 자사 특유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최고의 종합부동산사 미쓰이 부동산은 도시형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기본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맨션 시리즈뿐 아니라 입지조건이나 환경을 최대한 살린 신개념의 맨션들도 공급하고 있다. ‘파크’ 시리즈는 고급 맨션의 대명사처럼 인식될 정도다.

 

미쓰이 부동산은 이들 맨션을 단순히 지어 팔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쓰이 부동산 계열사들을 모두 참여시켜 건설하고 판매하고 사후 관리까지 맡는다. 이를 통해 ‘파크’라는 맨션 브랜드는 일본에서 가장 믿을만한 브랜드라는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노무라 부동산은 ‘프라우도’라는 브랜드의 고급 맨션을 선보여 재미를 본 데 이어 최근에는 ‘오하나’라는 새 브랜드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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