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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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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집]
IST-Family House

소박한 슬로바키아 전통건축 원리를 존중했다. 현대건축기술은 난방의 효율성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해서 도입했을 뿐이다.

정리 구선영 기자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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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불을 밝힌 집은 마치 유리성 처럼 반짝인다.

 

 

암호화된 슬로바키아 전통건축을 해독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이하 중략).”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는 어쩐지 연인들보다 전원주택을 꿈꾸는 도시민들 사이에서 더 큰 사랑을 받는 듯하다. 북유럽의 슬로바키아 교외에 지어진 이 집은 전원주택의 로망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님과 함께 100년은 거뜬히 살만한 정말 그림 같은 집이다. 더구나 1억원이라는 예산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부러운 마음을 더한다.

 

 

1 슬로바키아의 IST주택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작은 대지 위에 작게 지은 집이다. 2 집 외관은 슬로바키아의 소박한 전통건축양식을 따랐다.

 

건축가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집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작은 대지 위에 작게 집이었다. 그런 그에게 시골에서 보낸 지난 여름은 이번 작업에 깊은 영감을 줬다. 건축가 Peter Jurkovic는 슬로바키아 전통 건축물에 흠뻑 매료된 상태였다. 슬로바키아 전통 건축물의 유형, 형태 그리고 데코레이션까지 모두 재사용된 건축물을 이번 작업을 통해 설계해보기로 했다.

 

 

▲긴 처마 아래 조성된 아늑한 ‘ganok’은 날씨가 굿은 날에도 외부환경과의 단절을 막는다.

 

설계에 앞서 그는 먼저 슬로바키아 전통건축물을 연구했다. 슬로바키아 전통건축물에는 확실히 암호화된 원칙이 있었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 사람이 사는 동안 자연에 남긴 영향을 토지의 면적으로 환산한 수치)이라든지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맥락 속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소박한 구조는 자연에 순응하며 그 일부가 된다.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건축소재는 길고 복잡한 수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지붕에서 빠져나온 긴 처마 아래 조성된 아늑한 ‘ganok’은 겨울 혹은 날씨가 굿은 날에도 외부환경과의 단절을 막는다. 마치 우리나라의 툇마루처럼.

 

 

▲1층은 주방과 거실, 침실이 배열된 전통적인 룸 플랜이 적용되었다.

 

 




큰 것이 언제나 좋은 건 아니다!

설계 콘셉트는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의 융합’이었다. 스튜디오 JRKVC 측은 “디자인을 전개하는 동안 우리는 슬로바키아 전통건축의 원리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며 “다른 무엇보다 ‘크다고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는 결론과 자주 마주했는데 이것은 앞으로의 작업활동에도 깊게 관계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1, 2 1층 침실 쪽으로는 서비스 박스 내에 포함된 옷장과 욕실, 화장실이 L자를 그리며 순차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3 서비스 박스 가운데로 난 계단. 욕실, 화장실, 계단, 옷장 그리고 외부와 통합되는 주방을 아우르는 서비스 박스는 사통팔달의 유기성을 갖는다.

 

집 외관은 슬로바키아 전통건축물을 따랐다. Ganok이 소박하게 건물에서 빠져나오고 그림처럼 작은 창문이 박힌 작은 집이 대지에 조심스럽게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1층은 주방과 거실, 침실이 배열된 전통적인 룸 플랜이 적용되었다. 이들 사이에 합판으로 만든 ‘서비스 박스’를 설치했는데, 서비스 박스는 욕실, 화장실, 계단, 옷장 그리고 외부와 통합되는 주방을 포함하고 있다.

 

 

▲서비스 박스 거실 쪽 벽면은 주방가구, 컵보드, 선반의 뒷판으로 사용되는 가운데 

그대로 확장되어 2층 데스크와도 수직연결되고 있다.

 

 

▲침실과 경계가 없는 욕실이 인상적이다. 서비스 박스의 유기성은 2층 다락방에도 적용되었다.

 

가운데 계단은 2층을 연결하며 거실 쪽 벽면은 주방가구, 컵보드, 선반의 뒤판이 되는 가운데 그대로 확장되어2층의 데스크와 수직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 반대쪽은 옷장과 욕실, 화장실이 L자를 그리며 자리 잡고 있다. 서비스 박스는 사통팔달의 유기성을 갖는다. 리빙룸과 1층 룸, 박스 위 다락방만이 사방이 막힌 네거티브 스페이스로 남겨졌다.

 

 

▲정원 방향으론 커튼월을 설치해서 정원을 인테리어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의 융합

평범한 리빙은 거대한 커튼월로 보완되었다. 정원 방향으론 커튼월을 설치해서 정원을 인테리어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외부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1층에만 커튼을 달았는데 그 덕에 별도의 차양시스템이 필요치 않게 되었다.

 

 

▲정원으로 난 대형 커튼월에는 외부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커튼을 달았다.

 

 

▲정면의 커튼월과 천창 덕에 2층에 마련된 데스크룸은 좋은 전망과 풍부한 광량을 갖는다.

 

아울러 집은 OSB패널 사이에 폴리스티렌을 넣은 SIP절연패널로 지어졌다. 난방과 잠열에너지 보관을 위해 콘크리트 바닥층은 상당히 두텁게 타설되었다. 이처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설계 콘셉트를 방해하지 않는 정교한 시스템의 주택을 만난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넉넉한 처마 밑 데크는 집밖의 또 다른 집이다.

 

■PLAN

프로젝트명 IST-Family House 면적 85㎡ 위치 Cunovo, Slovakia

건축가 Peter Jurkovic, Lukas Kordik, Stevo Polakovic 스튜디오 JRKVC 사진 Peter Jurkovic 

 

2013년에 세워진 JRKVC는 Peter Jurkovic(왼쪽 사진)가 이끌고 있는 건축가 브랜드다. Peter Jurkovic는 2007년 GUTGUT라는 건축설계스튜디오를 공동 설립했고 이후 블라티슬라바 건축설계 현장이라는 독립체를 재조직했다. 개개인의 역량이 자유롭게 창조되는 협업에서 건축의 의미를 발견하고 있다.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 창조적인 프로젝트들은 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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