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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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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이 함께 사는 작은 마을]
담장 없는 미니타운 ‘드림하우스’

부채꼴 모양의 경사진 땅을 4가구의 보금자리로 기발하게 완성해낸 ‘드림하우스’.

1호집부터 4호집까지 저마다의 재능을 나누며 어울려 살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디앤와이 하우징 010-8944-2505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누구도 상상치 못한 못생긴 땅의 반전

신도시의 아파트촌과 단독주택촌을 이웃에 둔 드림하우스는 네 식구가 모여 사는 미니타운하우스다. 

 

경기도 용인 동백신도시에 인접해 있는 보전녹지지역을 주택으로 개발해, 신도시의 인프라를 고스란히 이용하면서 주택 앞으로 펼쳐진 풍부한 녹지를 정원처럼 누린다.

 

지금은 햇살 따사롭고 경관 좋은 집터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누가 보아도 집 지을 엄두를 내기 힘든 못생긴 땅이었다. 부채꼴로 펼쳐진 땅은 산중턱에서 산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형상이었고, 출입구 쪽은 좁았고 땅 모양은 반듯하지 못했다.

 

 

▲텃밭과 텐트가 4호집 앞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런 땅에 관심을 갖은 사람은 1호집 이황상 씨다. 십수년간 단독주택 시공사를 운영해온 이황상 씨는 땅의 생김새만 극복할 수 있다면 좋은 집터가 될 수 있음을 단박에 알아봤다. 그러나 불러들인 설계자마다 고개를 내저었고, 두 채 지으면 잘 짓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체 크기가 300평에 달하는 땅에 두 채만 달랑 짓는다면, 삐죽하게 튀어나온 귀퉁이는 죽은 땅이 되어 버려 비용부담만 커지고 안 될 말이었다.

 

 

도로에서 진입하는 집 뒤편에 주차장이 자리한다. 4채가 독립적인 단독주택이면서 마당을 공유하는 미니 타운하우스다.

 

그에게 해법을 준 사람은 건축가 이현욱씨. 단독주택 4채를 거뜬히 설계할 수 있다고 했다. 곧장 땅을 매입하고 이황상 씨 자신의 집부터 지었다. 그 집을 보고 3호집이 들어섰고, 2호집, 4호집이 뒤를 이어 한 식구가 됐다.

 

네 집의 대지면적은 244~245㎡로 거의 같다. 드림하우스 식구들은 요즘 용인지역의 농지나 나대지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으로 땅을 샀다. 집 규모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2호집만 제외하고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지었다. 건축비는 3.3㎡당 400만원 가량을 투자했다. 가장 젊은 부부가 사는 2호집은 자신들의 예산에 맞게 규모를 줄여 지하층과 지상1층만 짓고, 훗날 증축할 수 있도록 대비해 두었다.

 

 

드림하우스에는 연령대와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봄날 오후, 재택근무를 하는 3호집에 모여 허브차를 즐기고 있다.

 

“지금 봐도 신기하죠. 집들을 부채꼴처럼 펼쳐 놓았는데 어느 집하나 많고 적음이 없이 고르게 면적을 배분했어요. 주차장에서 보면 작은 집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없는 게 없는 매력 덩어리 집이에요. 2~4호집은 지하층과 독립적인 선큰마당을 만들어서 전세임대를 내거나, 자신이 사용하고 있어요. 또, 집집마다 지상에 마당이 있거든요. 이 마당만큼은 담장을 없애서 공용마당처럼 넓게 이용하고 있답니다.”

 

 

4호집 전경. 선큰 마당이 있는 지하층은 전세로 임대했고, 

집주인은 1~3층을 사용한다.

 

드림하우스 4채를 모두 시공한 이황상 씨는 집도 집이지만, 함께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전한다. 이미 음식을 만들어서 나눠먹는 회합은 자연스럽다.

 

서로의 재능을 발견하고 나누면서 얻는 기쁨도 크다.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2호집 안주인이 직접 그린 도안에 따라, 드림하우스 식구들이 모두 모여 주차장 박석을 멋스럽게 깔 수 있었다. 또, 집을 시공한 1호집과 나란히 살고 있으니, 든든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드림하우스 식구들은 올 봄에 거는 기대가 크다.

 

 

3호집 전경. 이웃집들과 마당을 공유한다.

 

4월이 되면 플로리스트인 4호집 안주인이 드림하우스에서 첫 봄을 맞이하는 네 가족을 이끌고 정원가드닝을 펼치기로 한 것. 꽃도 심고 나무도 가꾸어 정원이 아름다운 미니마을을 만들 작정이다.

드림하우스의 네 가족은 ‘내 집’과 ‘네 집’의 경계를 허물었을때 얻을 수 있는 소소한 기쁨과 설레임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드림하우스 1호집

“아내는 사계절 식료품 창고,남편은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아지트,

더불어 이웃까지 얻었어요.”

 

 

 1호집 부부인 이황상 씨와 정미자 씨

 

“여러 집이 모여 사니까 사람 사는 냄새가 나서 너무 좋아요. 가족을 얻은 기분이랄까요.”

드림하우스의 맏언니인 1호집 정미자(58) 씨는 남편 이황상(56) 씨의 권유로 결혼 이후 28년간 살아오던 정든 서울 집을 처분하고 2년 전 드림하우스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먼저 살던 빌라에 정을 붙여 놓은 터라 이주 결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음식을 같이 나눠먹는 즐거움이 꽤 커요. 가마솥에 사골 육수를 내서 집집마다 2~3통씩 나누고요. 어떤 날은 닭백숙이나 칼국수를 끓여서 함께 먹고요. 먼저 살던 집은 대단지 연립주택이었는데, 친한 이웃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교류하긴 힘들었죠.”

 

 

1호집 앞에 설치되어 있는 야외 화덕. 드림하우스의 공용 가마솥이 보인다.

 

정 씨는 마당에 화덕과 굴뚝을 만들어놓고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 장작을 지핀다. 누구라도 집안에서 오래 끓이기 곤란한 음식이 있다면 언제든 가마솥을 사용할 수 있다. 넉넉한 가마솥만큼이나 푸근한 마음으로 이웃을 보듬는 맏언니답다.

 

“각각 떨어져 있는 단독주택이지만 하나의 울타리 안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옆집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표정이 굉장히 행복해 보여서 저도 기분이 좋고요. 조금씩만 이해하면 우리처럼 담장 없애고 교류하면서 얼마든지 함께 살 수 있겠더라고요.”

 

 

1 지하의 식품 저장고. 살림꾼 아내가 꿈꾸던 공간이다. 2 지하층에 마련한 남편의 아지트. 회사 일을 보거나 미팅 장소로 활용한다.

 

정 씨의 집은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다. 전체 면적은 164.50㎡(49.7평). 자녀들이 모두 독립했고 남편과 단 둘이 생활한다. 손맛이 좋은 정 씨는 이 집에 평소 꿈꾸던 식료품 창고를 만들었다. 지하층에 마련한 팬트리에 들어서면 집에서 손수 담근 저장식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구수한 입맛을 돋운다.

 

남편 이황상 씨도 이 집을 지으면서 아지트를 마련했다. 단독주택 전문시공사를 운영하는 그는 일정이 빠듯할 때는 집에서 일을 하거나 관계자들과 미팅을 한다. 회사와 공사현장을 오가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집 밥도 자주 챙겨 먹을 수 있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무엇보다 국내 여건상 시공사와 분쟁이 잦은 건축주들과 나란히 잘 사는 비결이 무엇인지 신기하다.

 

 

1층 거실과 주방.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문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이 보인다.

 


1, 2 3층은 게스트하우스로 꾸몄다. 독립적인 방과 욕실이 있어 손님들이 와서 머물기 좋다.

 

“집을 많이 지어보니 건축주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내가 건축주라는 마음으로 집을 지으면 돼요. 그러면 싸울 일도 없을뿐더러 웃으면서 끝내고 다시 만나고 그럽니다. 드림하우스 식구들은 내가 옆집에 살고 있으니 나중에 집고칠 일이 생겨도 아무 걱정이 없다고들 해요. 하하.”

 

주말이면 부부의 집도 시끌벅적해진다. 먼저 살던 동네에서 따르던 꼬마 손님과 가족들이 자주 머물렀다 가기 때문이다. 3층집 꼭대기층에 손님을 위한 독립적인 게스트하우스를 꾸며 놓은 이유다. 욕실과 침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락방까지 마련해두고 편안하게 머물렀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드림하우스 2호집

“3층집에 살고 싶던 로망이 현실로,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이 건강해졌어요.”

 

 

2호집 안주인 조정옥 씨와 고3 큰 딸. 전세를 내준 아래층에 사는 아이도 

마당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어울려 산다.

 

 

 

“이웃집 언니 따라 드림하우스에 왔어요.”

지난해 11월 입주한 2호집 조정옥(48) 씨는 고3,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1호집 안주인과 서울의 같은 빌라단지에 살며 10년간 이웃으로 지냈다. 수험기에 접어든 자녀들을 데리고 갑자기 서울을 떠나겠다는 조 씨를 주변에서 모두 뜯어말렸다.

 

“언니가 드림하우스로 이사 가고 나서 궁금해서 전화를 했거든요. 그런데 전화도 잘 안 받고 어떤 때는 숨을 헐떡이면서 전화를 받는 거예요. 그러면서 3층에 올라와 있어서 전화벨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하고요. 나도 3층집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죠.”

 

 

2층에는 침실 2개와 욕실이 있다.

 

 

3층의 포켓식 테라스. 지붕 아래 공간을 창고로 활용하고 있다.

 

평소 단독주택에 살고 싶은 로망을 간직하던 조 씨는 1호집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보며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따라나선 아이들도 잘 적응하고 있고, 오히려 더 좋다고 말한다.

 

“누가 와도 좋은 집이에요. 마당 있고 거실 넓고 방도 층마다 독립되어 있으니까 여러 식구가 한집에 있어도 편하더라고요. 큰 일 하기에도 좋아서, 무슨 일만 있으면 우리 집으로 모이네요. 아파트나 빌라 살았으면 힘들었겠죠. 이 집에서는 가족행사 치르기도 수월해요.”

 

 

방마다 드레스룸을 두고 있다.

 

 

넓은 거실과 연계된 주방. 가족 행사가 많아 넓게 구성했다.

 

2호집 식구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먹거리다. 벌어들이는 수입은 똑같은데 밥상의 질이 확 높아졌다는 것. 드림하우스에 텃밭이 있어 상추나 싱싱한 계절 채소를 수확하는데다, 겨울에는 농업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4호집 에서 건네주는 유기농 채소들로 식탁을 채워왔다. 또 주말이면 가마솥에 끓여내는 음식들로 영양보충에 나서니, 자연스럽게 외식비가 줄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멸치랑 집에 남은 자투리 야채들을 죄다 집어넣고 푹푹 끓인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서 한소끔 끓여 내거든요. 그 맛이 정말 끝내줘요.”

 

 

드림하우스 3호집

“재택근무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지었어요.”

 

 

지하층에 마련한 재택근무를 위한 공간. 천장을 그대로 노출해 개방감을 주었다.

 

 

 

 

“집 짓고 새로운 취미가 하나 더 생겼어요. 아파트 관리비로 내던 돈을 모아서 집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네 집 가운데 가장 아담한 외관을 지닌 3호집에는 74년생 동갑내기 부부 김종인·박진영 씨가 산다. 지하1층과 지상1층으로 단출하게 구성된 겉모습과 달리, 스튜디오와 주거를 접목한 독특한 실내는 개성이 넘친다. IT 프로그래머인 남편 김 씨와 광고디자인을 하는 아내 박 씨는 철저히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집을 구성했다.

 

 

재택근무를 하며 자유롭게 유기견을 키우기 위해 집을 지은 남편 김종인 씨와 아내 박진영 씨

 

부부가 가장 오랜 시간 머문다는 지하층에는 햇살을 가득 머금은 선큰마당을 중심으로 스튜디오와 주방, 거실을 배치하고 있다. 마당을 바라보는 거실은 1층까지 천장을 오픈하고 긴 창을 내어 개방감이 넘친다. 재택 근무시 사용하는 스튜디오는 천장을 노출하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어우러져 오랜 시간 머물러도 지루함이 없을 듯싶다.

 

 

지하층의 화장실. 부부의 세련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두 사람의 휴식공간. 층고를 높여 개방감이 좋다.

 

원룸처럼 뚫어 놓은 2층은 반전의 공간이다. 드레스룸과 욕실에 벽을 세우지 않고 가림막을 활용해 2층 전체에 개방감을 주었다.

 

“재택근무가 많다보니 집에 머물 시간이 많은데, 아파트에 살 때는 많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개방감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그래야 변화를 주기에도 좋을 것 같고요.”

문턱과 벽이 사라진 집은 반려견에게도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선큰 마당과 연계되어 햇살이 가득한 주방

 

부부의 집은 선큰마당이 있는 지하층과 지상1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부는 반려견을 데리고 집밖을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일상도 누리게 되었고, 집을 유기견을 위한 임시보호거처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계속 바뀌는 집에 재미를 느낀다는 부부는 언젠가 필요하다면 2층, 3층을 올릴 것에 대비해 지붕 속을 평평하게 만들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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