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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감성과 낭만으로 채운]
1988년 쌍문동 아파트 이야기

옛 모습을 간직한 쌍문동 주택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된 아파트에 스테이셔너리 디자이너 이효은씨가 산다. 

손수 그림을 그려 노트를 만드는 그녀를 닮아 소박하지만 따뜻함이 가득한 집이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www.oneand-all.com 010-9223-3484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아치형 구조가 독특한 첫인상을 만드는 38㎡ 아파트. 진한 카키색으로 바탕을 깔고 원목가구를 매치한 모습이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주황색 조명이 켜지면 나만의 아지트같은 비밀스럽고 낭만적인 공간이 된다.

 

서울 중심에서 한참 벗어나 도봉구 쌍문동에 사람들의 관심이 머물고 있다. 그 시절 낭만과 향수를 자극하며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무대로 등장한 이후부터다.

 

촌스럽지만 정겨운 동네에 스물여덟 살 이효은씨가 첫 독립생활을 시작했다. 노트를 디자인하는 스테이셔너리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그녀는 드라마처럼 딱 1988년도에 지어진 소형 아파트에 자신만의 첫 집이자 작업실을 꾸몄다.

못 하나 마음대로 박을 수 없는 월셋집인 탓에 거창한 인테리어를 시도할 수 없었지만, 대신 손수 만든 물건들을 채워 소박하지만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다.

20대의 감성과 낭만이 깃든 그녀의 집 속으로.

 

 

 

1 일본 여행 때 구입한 소품들. 작고 소소한 물건들이 눈에 띄지 않게 집안 분위기를 바꾼다. 2 라탄으로 만든 가구는 어머니가 오래전부터 쓰던 물건이다. 예스런 디자인이 더해져 더욱 독특한 감성이 느껴진다. 잎이 넓은 군자람을 함께 두어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하다. 3 이곳에 이사 오면서 구입한 턴테이블. LP, CD겸용으로 라디오기능까지 되는 멀티 제품이지만 외관은 고풍스러운 빈티지다. 잡음이 섞인 LP 음악소리와 집과 잘 어울린다.

 

 

독특한 아치형 구조가 반기는 집

집에 들어서자마자 독특한 아치형 구조가 사람들을 맞는다. 전용면적 38㎡짜리 작은 집에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지만, 그 모습이 왠지 정겹게 느껴진다. 효은씨도 여기에 마음을 뺏겨 단번에 이사를 결정했을 정도다.

입구를 통과하면 나오는 곳이 거실 겸 응접실. 큰 테이블을 두어 카페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매일 이 자리에서 작업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대개 공용공간은 밝고 환하게 연출하기 마련인데, 효은씨는 진한 카키색 페인트를 사방에 칠해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원래 카키색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공간을 차분하게 만들려고 선택했어요. 이곳이 집이자 작업실이잖아요. 나만의 아지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랄까요. 조명도 주황색 전구를 달아 좀 더 비밀스러운 느낌이 들어요.”

 

컬러만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간꾸밈이다. 여기에 라탄 소재의 가구를 배치하니 이국적인 정취마저 풍긴다.

 

“가구들이 하나 같이 10년은 족히 넘은 것들이에요. 라탄 소파는 엄마가 오래전부터 쓰던 것이고, 테이블 수납장은 동네 어귀에서 주워온 물건입니다. 때 타고 촌스러운 디자인이 오히려 멋스럽지 않나요?”


80년대 스타일을 좋아하는 20대 효은씨의 감각적인 복고풍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하얗게 페인트를 칠한 책상 앞에 디자인 스케치를 빼곡하게 붙여놓았다. 직접 그린 그림이라도 자주 보고 정이 들어야 내 것처럼 느껴진단다.

 

 

캔버스가 된 화이트페인팅 벽

거실을 지나치면 그녀의 개인 공간이 나온다. 하얀색 페인트로 깔끔하게 정돈된 벽면을 캔버스 삼아 여러 그림을 전시해두었다.

 

“평소에 스케치한 그림이나 완성된 노트 디자인들을 벽에 붙여놓는 것이 습관이에요. 제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도 자주 보면서 정이 들어야 진짜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거실에서 안방으로 이어지는 전경. 작업실과 침실로 쓰는 공간을 각각 카키색과 흰색을 칠해 분위기를 다르게 연출했다.

 

그녀의 말마따나 흰색 페인트를 칠한 벽이 마치 스크랩북처럼 느껴진다. 시선이 닿는 곳에 그림이나 엽서 따위가 자유롭게 붙어있는 모습이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되고 있다.

벽에 장식이 많은 대신 다른 공간은 정리정돈이 잘 되는데 중점을 뒀다.

 


원목 테이블에 앉아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노트에 스케치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효은씨.

 

효은씨가 수납에 활용하는 것은 다양한 모양의 상자들. 수납이 쉬울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인테리어 소품이 되는 일석이조 아이템이다. 특히 기분전환을 위해 가구배치를 자주 옮기는데, 수납함은 손쉽게 자리를 옮길 수 있어 싱글여성이 이용하기 적합하다.

 

“계속해서 내게 어울리는 집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조금씩 집을 바꿔가고 있어요. 거창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답니다.”

 

 

침실의 우드블라인드를 배경으로 효은씨가 직접 만든 노트와 에코백이 놓여있다.

 

효은씨가 이곳에 이사 온지 이제 막 3개월에 접어들었다. 아직은 꾸며야할 곳도, 고쳐야할 곳도 많다. 한켠에는 정리가 채 끝나지 않은 짐도 쌓여있다. 조금 부족하고 어지럽혀진 모습이 자신을 닮은 것 같아 싫지 않단다. 완벽하지 않아 더욱 따뜻함이 느껴지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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