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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건우]
와인병에 건설한 ‘꿈꾸는 도시’

꿈꾸는 도시를 건설하려는 작가가 있다. 그는 캔버스에서 뛰쳐나와 4m 높이의 거대 와인병에 도시를 그려 넣는 작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박건우(49) 작가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금보성아트센터(02-396-8744)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박건우 작가는 50여일에 걸쳐 4m 와인병 4개에 ‘꿈꾸는 도시’를 담았다.

 

 

높이 4m 와인병 위에서 도시가 꿈틀댄다

46일째다. 지난해 12월22일 금보성아트센터(서울 평창동)에서 만난 박건우(49) 작가는, 11월6일부터 ‘꿈꾸는 도시’라는 주제로 ‘공개작업’을 진행중이었다.

금보성아트센터가 뽑은 ‘2015 올해의 창작상’을 수상한 그는 색다른 전시를 계획하기에 이른다.

 

 

그는 내재된 감각에서 나오는 자유로운 붓질을 즐긴다. 작가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표현할 때 진심이 전달된다고 믿는다.

 

 

주문제작한 4m 크기의 와인병 4개를 미술관 앞마당에 실어다 놓고(12월부터 미술관 1층 실내로 옮겨서 작업했다), FRP 소재로 만든 빈 병의 표면에 ‘꿈꾸는 도시’를 그려나가는 과정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46일째, SNS를 보고 찾아드는 관람객이며 미술관 앞길을 지나다 다가오는 사람들을 일일이 응대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꿈꾸는 도시-그린오렌지도시 70x30cm 혼합재료 2015

 

“오는 분들마다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재밌어 합니다. 작업자의 진심도 전달되는 것 같고, 작업하는 입장에서도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박건우는 세종대학교 및 동대학원 회화과 석사를 마치고, 9회의 개인전을 연 중견작가다. 1995년 수채화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유화로 작업 매체를 변경해 활동해왔다.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신사임당미술대전기념 2008 국제초대작가전, 베이징 관음당아트페어, 하노이 아트페어, New York-Seoul Art Festival 등 다양한 아트페어와 전시에 참여했다.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온 그에게도 이번 도전만큼은 특별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추구해온 평면적인 캔버스를 벗어나서 미술의 폭을 확대해보고 싶었죠. 그동안은 잰걸음으로 걸어왔다면, 이번 전시를 계기로 큰 걸음을 떼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왜 와인병을 선택한 것일까.

 

“와인은 누구나 즐길 수 있어서 친근하잖아요. 마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 풍경에 익숙한 것처럼 말이죠. 자세히 보면 공장, 학교, 아파트 같은 것이 보일텐데요. 그 안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 마음을 친근한 와인병에 담으며 행복을 기원하는 겁니다.”

 

그의 말처럼 작업 주제인 ‘꿈꾸는 도시’와 ‘와인병’이라는 소재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굴곡진 와인병 위에서 형형색색 삶의 터전, 도시가 꿈틀대고 있다.

 

 

 


꿈꾸는 도시 70x70cm 혼합재료 2015

 

 

직관으로 채워가는 자유로운 터치

박 작가의 작업 과정을 들여다보니, 만만치 않다. 4m 와인병에 그린 그림을 펼치면 500호 그림 크기가 된다. 일반 엽서 500장을 모아놓은 크기라는 얘기다.

 

자동차용 도료 일곱 가지를 조합해서 오만가지 색을 만들어 채색하는데,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사다리를 오르내려야 한다. 그런 작업을 매일 이른 아침부터 출근하듯 시작해서 늦은 밤까지 이어왔다. 그런데, 밑그림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게 놀랍다.

 

 

 

꿈꾸는 도시-핑크도시 70x70cm 혼합재료 2015


“모든 화면은 직관적으로 채워나갑니다. 머리로 생각하느라 머뭇거리지 않고, 몸과 감각이 나아가는대로 그리죠. 지난 10년간 충분히 훈련을 했기에 가능한 겁니다.”


그 훈련이란, 스케치여행을 말한다. 그는 놀랍도록 빠른 손놀림의 작가다. 지난 10년간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빠르게 그림을 그리고 다시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감각을 살려내기 위한 연습이었고, 그가 도시를 관찰하는 방식이었다. 방대한 그의 행보는 떠올려 생각하기 전에 몸이 알아서 기억하고 내뱉게 만든다. 와인병 위의 도시들도 시작과 끝을 알 수 없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꿈꾸는 도시 70x70cm 혼합재료 2015

 

“내 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자유로운 터치로 덧칠해가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즐깁니다. 결론을 알 수 없는 삶처럼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우연적인 터치로 거대한 꿈꾸는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죠.”


그는 이미 2014년 8월과 201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꿈꾸는 도시’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이번 공개작업은 꿈꾸는 도시 연작이자, 캔버스를 벗어난 새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꿈꾸는 도시 혼합재료 2015

 

앞으로도 그는 평판과 조각의 콜라보레이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시가 마감된 지금도 박건우 작가의 블로그(blog.naver.com/ptsart)에서 도시의 꿈을 응원하는 그의 하루하루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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