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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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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책이 가득찬 집]
영종도 북카페하우스

 

 

영종도 공항신도시 안골2마을에 위치한 홍금조·김소연 부부의 집 ‘북카페하우스’.

본래 면적보다 훨씬 큼직해 보이게 공간을 설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햇살이 좋은 북카페를 연상케 하는 집안에는 활기가 가득하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첫인상이 따사롭다. 겨울철의 키 낮은 햇살이 집과 마당에 고루 들어차 있다. 시다목으로 감싼 입면들은, 마치 벽을 뚫고 나온 상자처럼 돌출되어 생기발랄한 표정의 집을 만든다.

 

이 집의 이름은 ‘북카페하우스’. 영종도 공항신도시 안골2마을 안에 자리한다. 홍금조(35)·김소연(35) 부부가 입주한지 어느덧 1년이다. 부부는 이 집에서의 지난 1년을 ‘새로운 경험이 가득했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북카페를 연상케 하는 공간은 맞벌이 부부의 재충전을 돕기에 충분했기에.

 

 

1 시다목을 켜켜이 붙여 멋을 낸 주택 외관. 2층 안방을 돌출시켜 만든 캐노피 공간은 그늘이 드리워 아늑하다. 2 보행자전용도로에 접한 동쪽 입면을 볼륨감있게 디자인했다.

 

아이들에게도 이 집은 특별했다. 햇살 좋은 거실과 공중을 가로지르는 계단 등 집안 곳곳은 성우(7)와 세린(4)이의 흥미진진한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족들은 뜻밖에 좋은 이웃들을 만나 즐거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영종도 공항신도시 안골2마을에는 젊은 세대들이 모여살며 활발히 교류 중이다.

 

 

북하우스를 짓게 된 경위는?

남편(홍금조) 결혼해서 줄곧 영종도 하늘도시에 살았다. 나는 서울로, 아내는 영종도로 출근하는 맞벌이 부부다. 처음 아내가 집을 짓자고 했을 때, 대뜸 “돈이 어딨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구경 한번 해보자고 안골마을에 왔는데, 집들이 너무 좋아 보이고 부러웠다. 비싼 옷 입어보기만 하고 나온다는 생각으로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들어갔던 게 계기가 됐다.

 

 

북쪽에 해당하는 집 뒷면도 깔끔한 인상을 주고 있다.

 

아내(김소연) 2년 전만 해도 이 동네 땅값이 쌌고, 매물로 나온 땅이 많았다. 지금은 빈 땅이 거의 없고, 땅 값도 올랐다. 당시 부동산중개업소에 들어가 땅 매물을 보고 건축비까지 계산해보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대출을 받으면 가능할 것 같아 일을 저질렀다. 지금 대출금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생활에 만족한다.

땅은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

 

 

햇살이 가득 들어차는 거실. 천장을 높이고 수직벽면에 책장을 세워 북카페 못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남편 살아보니 햇볕을 잘 받는 게 중요하더라. 먼저 살던 아파트가 동향이었는데 아침 햇살만 드리우고 사라지는 게 아쉬웠다. 지금 땅은 남북으로 긴 형태의 땅이다. 그러다 보니 동향으로 집을 짓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남향집을 짓되, 실내에 햇살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택했다. 그래서 남향으로 넉넉한 마당이 형성되어 있다.


아내 안골마을 주변에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있다. 훗날 교육문제 때문에 떠날 일 없이 오래 살 수 있는 동네여서 좋다고 판단했다.

 

 

거실과 마주보는 주방. 가운데 미닫이문을 두고 필요에 따라 여닫는다.

 


가장 특징적인 곳이 거실인데

남편 도면을 볼 때만 해도 이 정도 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시원하다 못해 웅장하게 드러난 천장을 보고 경이로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거실에서 가장 높은 천장이 8.3m나 된다. 우리 집 전체 면적이 98.48㎡로, 그리 큰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1층의 개방적인 구조 때문에 집이 넓어보인다. 우리 가족은 1층 공간을 매우 좋아한다. 퇴근 후 아이들 재우고 거실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는 편이다. 일도 하고 맥주도 마시는데, 기분이 참 좋다.

아내 거실의 용도가 참 다양하다. 평일 저녁에는 휴식과 충전의 공간이 되어준다. 주말에는 동네 아이들의 도서관이자 엄마들의 카페로 활약한다. 이 집에 이사 와서 카페를 가 본 기억이 없다. 이만한 북카페를 찾기도 힘들므로.

 

 


2층에서 2.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을 구름다리처럼 공중에 띄어 놓았다.

 

북하우스에는 일반 목구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넓고 높은 공간이 연출되어 있다. 공간에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디자인을 접목했다.

첫째는 실내 서측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이다. 넓은 수직의 벽면은 횡력에 약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 목조 벽면에 스터드 책장을 추가해 수직 방향의 구조적 안정성을 더했다. 단순한 책장이 아닌 이중 수직 벽이라고 할 수 있다.

 

 

1층에서 바라본 계단 부위가 특별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두 번째 요소는 실내에 노출된 구조용 목재다. 책장 쪽에서 현관으로, 현관에서 다용도실 쪽으로 각각 가로지르고 있는 굵은 구조목들은 2.5층에 자리한 안방과 2층에 자리한 자녀방을 떠받들고 있다. 또한 이 구조는 거실 상부에 노출되어 목조의 아름다움과 공간의 역동성을 더해준다.

 

 

계단실을 떠받는 구조용 목재를 노출시켜 목조주택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독특한 구조 때문에 관리가 힘들지는 않나.

남편 처음엔 천장이 높아서 춥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한번 난방하면 따뜻한 공기가 오래 간다. 매우 만족스럽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단독주택 관리가 특별하지 않다.

 

아내 층이 분리되다 보니 청소가 힘들어질까봐 걱정이었는데, 괜찮다. 장난감은 다락으로 올려 보내고, 1층은 책을 중심으로 공간을 꾸몄더니 자연스럽게 공간이 분리되어 정리가 쉽다. 아이들도 1층에 오면 책을 보거나 가족들과 어울리며 논다. 또, 곳곳에 수납공간을 마련해 두어서 빠르게 치울 수 있다.

 

 

1 2층 동북향에 자리한 아이방. 남쪽 벽에 작은 데크를 두어 남향의 햇살을 불러들였다. 2 2.5층에 둔 안방. 남향을 바라보고 있어 따뜻하다. 드레스룸과 연결되어 있다. 

 

 

이곳 생활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아내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살 때 보다 더 잘 놀고 잘 먹고 잘 지낸다는 점이다. 친구와 언니, 오빠가 생겨서 너무 좋아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처럼, 우리 동네에서는 얘들끼리 몰려다니며 노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부모들끼리도 자주 만나고 주말마다 여러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한다.

 


1 2층 복도 끝에 테라스를 두었다. 남쪽에서 들이치는 햇살을 집안 가득 가두기 위한 전략이다. 2 지그재그로 꺾인 계단은 실내에 활기를 준다. 2층에서 반층 정도 올라서야 안방이 나온다.

 

 

남편 예전에는 주말이면 집 밖으로 나갔다. 삼청동 커피숍으로, 놀이공원으로, 아이들도 답답해서 자꾸 나가자고 했다. 지금은 집에서 노는 게 더 재밌다. 여름이면 마당에 풀장을 만들어놓고 아이들을 놀리고 한 쪽에 텐트를 설치해서 캠핑도 즐긴다.

 

마당에서 모닥불 펴 놓고 고기도 굽는다. 어떤 집 아빠는 스크린 극장을 근사하게 만들어놓고 동네 아이들을 초청한다. 어떤 집 아빠는 목수처럼 가구며 소품들을 뚝딱거리며 만드는데 이웃집의 고장난 문도 고쳐준다. 낭만이 있는 생활이다.

 

아내 품앗이처럼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하루는 누구 집에 우르르 몰려가서 놀면 나는 그 사이 집안일을 하며 아이들 점심을 준비해서 부른다. 아이들이 우리 집에서 밥을 먹는 사이 나머지 집 엄마는 좀 쉴 수 있게 되니까 품앗이가 된다. 이렇게 돌아가면서 아이들도 돌보고 식사도 하고 자매처럼,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1 2.5층 안방 앞에서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 모든 문을 매립형 미닫이로 설계해 공간을 절약했다. 2 다락층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사용한다. 남향이어서 따뜻하다.

 


집짓고 싶어하는 분들께 한마디.

남편 나와 잘 맞는 건축가를 만나야 한다. 그러면 설계비가 절대 아깝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아내 건축가를 찾기 전에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도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 채 다른 공간들만 복사하듯이 붙여서는 내게 맞는 집을 얻을 수 없다.

 

■PLAN

위치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2715-4 대지면적 248.4㎡

연면적 98.48㎡ 건축면적 81.49㎡ 용적률 39.11%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2층 구조 일반목구조

설계 건축사사무소 KDDH 시공 (주)일공일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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