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신청 광고문의
  • 주택저널 E-BOOK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 광고 배너1
수익형 주택 하우징
·Home > 인사이드뷰 > 인사이드뷰
[100세 시대 100세 주택 01]
주거공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꾼다

100세 시대에는 주거공간을 선택할 때 80세, 90세를 내다보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

특히 5,60대에 마련하는 주거공간은 종신 주거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인의 눈높이에서 조건을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집의 변화 꾀해 일자리도 만들 수 있어

이제 100세 시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추세이다.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이 100세 시대에 대한 적절한 대비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너나 할 것 없이 100세 시대를 살게 되었으니, 다들 어떻게 되겠거니 하고 막연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그런데 바로 이럴 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생각 없이 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너도나도 모두 100세를 살게 되었으니, 일단 한 번 살면서 생각하겠다는 자세를 취할 수도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가는 난감한 경우를 맞을 수 있다. 제대로 노후준비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위 ‘생각하며 100세를 살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죽기 전까지 어떤 일이든 계속 하면서 완전 은퇴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00세까지 무슨 노동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맞는 말이다. 일하지 않으면 더 빨리 늙는다. 실제로 5,60세에 은퇴하고 나서, 4,50년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무엇보다 시간낭비도 시간낭비이지만, 4,50년을 유지해나갈 경제력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대하는 현명한 자세는 최대한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이다. 일을 해야 돈도 벌고, 안 늙고, 사람들과도 더 많이 어울릴 수 있다. 정년퇴직 후 은퇴는 평균 수명 70세 시대에 어울리는 노동 방식이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는 정년퇴직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운 좋게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노후 대책이 없으면 굶어죽기 십상이다. 4,50년 최저 생계비만도 따져 봐도, 족히 수억 원이 넘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년퇴직을 준비해야 할까? 가장 쉬운 방법은 퇴직 후의 일자리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주거공간의 변화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거주하던 주택을 처분해서, 저렴한 주택을 구하고 자금 운용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넓은 토지나, 공간이 있는 주택을 구입해서 새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제대로 성공하려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서 준비해야 한다.

 

 

5,60대에 선택하는 집은 종신 주거지

100세 시대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던 집에서 퇴직 이후에도 계속 생활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던 집은 대부분 자녀들의 교육 환경과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첫 번째 직장에서 은퇴를 할 즈음이 되면, 주거공간을 생활비와 관리비가 적게 드는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황에 맞게, 혹은 미리 준비한 대로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게 된다. 

 

그런 경우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주거지역이다. 5,60대에 선택하는 주거공간은 거의 종신 주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들수록 거주이전에 대한 부담이 커지므로, 한 번 선택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도, 90세, 100세에 생활할 때 주택관리에 불편이 느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주택관리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것도 노후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100세 시대 주택 선택은 반드시 100세 노동 시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계단이 많은 전원주택, 청소시간이 많이 요구되는 고가 등은 보기에는 좋지만, 노인이 되어서 살기에 불편한 곳일 수 있다. 좁은 대지를 활용하기 위해서 계단을 만들어 층수를 높이는 것은 과욕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청소를 하다가, 관절이 나빠질 수도 있고, 시간 허비도 많아질 수 있다.

 

주거공간의 위치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주변에 인가가 드문 외진 언덕은 활동력이 왕성한 5,60대, 혹은 7,80대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8,90대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야만 외출이 가능한 지역이라든지, 주변의 인가가 없어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쉽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곳이라면, 나중에 매도하기도 쉽지 않을 수가 있다. 그래서 가급적 전원주택이라 할지라도 공동택지나, 천재지변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곳이 좋다. 그림 같은 전망이 나오지 않더라도, 병원과 약국, 편의점과 시장, 경찰서나 소방서 등과 가까운 곳이 최적의 장소이다.

 

 

마지막 집은 휴식과 여가 기능에 집중하라

나이가 들수록 금방 외로워지고, 자주 노여워지고, 몸과 마음이 약해진다. 그래서 나이든 사람이 사는 집은 공간 구분이 적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노동량이 적게 들고,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는 아늑한 주거공간이어야 한다. 거실, 침실, 주방이 지나치게 크면 식사준비와 청소도 노동이 된다. 공간을 세분화하는 것은 가족 구성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좋은 선택이 아니다. 주거공간을 줄이는 것이 노후준비의 시작이다.

 

창문이 많거나, 천장이 높으면 냉난방비도 부담스럽지만,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 시선이 외부로 분산되어 산만해지고, 혼자 있다 보면 공간의 높이에 밀려 외소하다고 느끼게 마련이다. 그래서 5,60대에 마련하는 주거공간은 키와 몸무게가 줄어들 것과 감정적으로 예민해질 것을 고려해서, 어린이들의 공간처럼 낮고 협소한 편이 좋다. 평생 살던 집보다 더 넓은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사는 선배님께서, 사모님이 외출이라도 하고 나면 관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은 것을 봤다. 나이가 들수록, 주거공간은 3,40대 때보다 면적도 줄이고, 높이도 낮춰야 한다.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5,60대에게 주거공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휴식과 여가의 기능이다. 주거공간이 노동의 공간이 된다면 휴식과 여가의 기능은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급적 노동량이 적은 공간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 도움 받을 때에도 노동의 피로가 적게 느껴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5,60대들은 3,40대에 이루지 못한 소망을 반영한 주거공간을 마련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그런 공간은 휴가나, 여가 시간에 한 두 번 방문해서 만족해야 한다. 주거공간은 생활공간 이상의 역할을 지녀서는 안 된다. 은퇴를 앞둔 5,60대가 새로 마련하는 주거공간은 반드시 8,90대의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

 

노후생활을 영위할 주택을 선택할 때는 의욕 넘치는 5,60대의 건강상태를 기준으로 선택하지 말고, 3,40년 뒤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주거공간을 선택해야 한다. 주거공간에서 일상생활의 피로를 느끼지 않을수록, 생계를 위한 노후 노동의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다. 원래 주거공간은 휴식과 위락의 공간이지, 과도한 노동의 공간은 아니다.

 

사람은 자신과 닮은 주거공간을 짓고, 주거공간과 비슷한 성격이 된다. 베토벤은 벽돌집에서 운명교향곡을 지었고, 신재효는 초가집에서 판소리를 불렀다. 생각 없이 주거공간을 선택하면, 살고 있는 주거공간처럼 생각하게 된다. 100세 시대의 이상적 주거공간은 휴식과 여가생활 중심의 소형 주택이다. 충분히 쉬어야 일할 맛이 난다.

 

 

이성민

KBS 아나운서. 사랑의 가족(KBS 1TV), 생방송 토요일, 일요일 아침입니다(KBS 1라디오), 경제를 배웁시다(KBS 한민족)를 진행 중이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과 일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백석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노인문제를 포함해서, 미래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활발한 저술과 강연을 펼치고 있다. 100세 시대 다시 청춘, 대통령의 설득법,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7가지 설득력, 반기문 대망론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매일 2시간씩 걸어서 출근할 정도로 걷기를 좋아하고, 책읽기, 영화보기를 즐긴다.

 

 

왼쪽으로 이동
오른쪽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