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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혁신도시 상가주택 자경채]
단독주택의 묘미 담은 지그재그 집

원주 혁신도시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상가주택이 있다.

1층 상가 위에 3채의 단독주택을 실현해낸 자경채가 그곳이다.

건축주는 갈지자형으로 전개되는 실내의 모습을 본 따, ‘Living in zigzag’라는 별칭을 달아 주었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주택 주변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상가주택 입지로 좋은 조건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결혼 6년차 30대 후반의 맞벌이 부부가 올 여름 원주혁신도시에 점포주택을 지었다. 미혼이던 젊은 시절부터 땅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남편은 오랜 공부와 여러 차례의 실전부동산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원주혁신도시 내 이주자택지를 최종 투자처로 점찍었다.

 

남편의 판단 근거는 2가지다. 첫째는 언제든 내려가 살 수 있는 제2의 거주지로서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영월 소재 남편의 고향집이 행정구역상 원주와 가까워서 친근하게 드나들던 도시다. 또한, 영월에는 여전히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두 번째 근거는 혁신도시 프리미엄이다. 혁신도시는 정부주도사업인 만큼 일반택지지구보다 개발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상각주택 등 수익형부동산의 수익성은 인구유입에 비례하기 때문에 도시의 인프라가 빨리 갖춰져야 상권이 살고 주택임대시장이 살아나기 마련이다.

 

역시나 원주 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서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원주 혁신도시는 관광과 생명건강, 자원개발과 관련한 13개의 공공기관이 이전을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한국관광공사와 국립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적십사 등이 이전을 거의 다 완료한 상태다.

 

 

 

 

 

점포주택지에 전원주택처럼 예쁜 집 지을 수 없을까

부부의 점포주택은 원주 혁신도시 중에서도 빼어난 입지에 자리한다. 도시로 진입하는 대로변 초입에 자리한지라 눈에 잘 드러날 뿐 아니라, 현재 시공 중인 테라스형 중심상가타운과 마주보고 있어 이동인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방문했을 때 치악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도시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우리 부부가 살고 싶었던 전원주택처럼 멋있고 예쁜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부부는 이미 몇해전 용인시 흥덕택지지구에 단독주택을 짓고 살기 위해 토지를 매입한 바 있다. 그러나 주변에 가구를 쪼개어 원룸임대를 하는 불법주택이 우후죽순 들어서자 땅을 포기하고 원주로 발길을 돌렸다.

 

이 점포주택지에서 전원주택처럼 멋있고 예쁜 집을 어떻게 지을 수 있을 것인가. 남편이 땅 선정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두 번째 과제는 건축이었다.

 

“설계자를 찾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 분이 예전에 어떤 작품을 했는가를 보기 보다는 열정과 감각을 보고 선택했습니다.”


남편이 인터넷에서 찾은 단편의 미니 광고를 보고 찾아간 투닷건축사사무소는 3명의 젊은건축가들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 혈기왕성한 건축가그룹이었다.

 

 

 중정과 테라스 등으로 다채로움이 느껴지는 동쪽 입면

 

주택출입구가 있는 서쪽 입면

 

 1 모든 세대는 2층에서 출입하므로 계단실과 엘리베이터가 없으며, 그 만큼이 세대면적으로 사용됐다. 복도에서 건물 한가운데 뚫린 중정을 볼 수 있다. 2 2층으로 올라서면 골목길처럼 형성된 오픈형 복도가 이어진다.

 

 

점포주택, 아파트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집이어야 한다

투닷의 건축가들은 이 대지가 다행히도 상가가 자리할 만한 땅이라는데 환호했다. 전면에 수려한 자작나무 공원이 맞닿아 있고, 주택지 블록의 외곽에 위치해 눈에도 잘 뛰는 양지바른 땅이었다. 자작나무와 상가가 잘 조응하게 되면 그 주변 어디에도 없는 매력적인 상가가 자리할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문제는 주택이었다.

 

“대지 주변으로 우후죽순으로 재빠르게 지어지고 있는 주택을 보니 도시의 다가구주택을 쏙 빼닮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군요. 하나같이 똑같은 구성과 평면으로 도장 찍듯 짓는 것은 스스로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결국 그렇게 지어 놓으면 주변 아파트 전세 시세 보다 형편없이 낮은 가격으로 임대가 나가거든요.

 

 점포주택도 엄연히 단독주택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었어요. 단독주택만이 품을 수 있는 공간을 찾고 단독주택에서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부동산의 가치도 함께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설계를 풀어나간 것이죠.”

 

투닷의 건축가들이 찾은, 아파트를 이기는 점포주택의 해법은 세대 간에 동등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원주 혁신도시 점포주택지는 한 필지에 3가구까지 분할이 허용되는데, 3가구 모두에게 단독주택이나 다름없는 공간을 제공해 경쟁력을 갖추자는 취지다.

  

건축가들은 층별로 세대를 나누지 않고 3가구의 어깨를 나란히 맞대어 놓는 묘안을 취했다. 건물 2층에서 각자의 집으로 각각 진입해서 수직으로 전개되는 실내공간을 누리는 구조를 택한 것. 덕분에 공용계단과 엘리베이터가 필요 없어졌고, 그만큼의 면적이 세대에게 보너스로 돌아가는 효과도 거두게 되었다. 더 나아가서, 각 세대를 총 5개의 독립된 채로 분리하는 시도가 이어졌다. 모든 공간을 반층씩 엇갈려 마주보게 배치하고 계단으로 이동하게끔 설계한 것이다.

 

 

 

 

 

계단을 통해 지그재그로 공간을 건너다니는 구조다. 반개층씩 채를 분리하고 있으며 한 집당 총 5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마스터룸에는 욕실과 드레스룸이 마련되어 있다. 드레스룸 반대편에는 붙박이장이 설치되어 있다.

 

 층고를 높여 개방감있게 만든 방도 있다. 사는 사람의 필요에 맞게 공간의 성격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창을 통해 마주보이는 집은 내 집이다. 프라이버시 침해 여지가 없다.

 

 

 

 

단독주택의 장점 살리고 취약점 막아낸 ‘지그재그 집’

건축가들 스스로도 다소 과격한 제안이라고 생각했던 설계안이었지만 젊은 건축주는 흡족해하며 수용했다. 단독주택의 장점을 잘 살려냈고, 단독주택의 취약점도 잘 막아냈다는 게 건축주의 총평이다.

 

반개층씩 마주보며 지그재그로 전개되는 내부 구조는 단독주택만이 지닐 수 있는 다이내믹한 공간과 전망을 제공하기에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런 구조로 인해 층간소음이나 프라이버시 문제가 말끔히 해소됐으니 단점을 잘 막아냈다는 것이다.

 

 반개층씩 차이를 두고 마주보는 수직형태의 집 구조여서 채광이 좋다.

 

 

 


가구마다 최상층 다락방과 테라스가 갖춰져 있다.

 

 다락층에서 연계된 옥상마당을 아늑하게 조성했다.

 

 

“이 주택은 미취학 아동을 둔 젊은 가족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요.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중장년층은 두 집 살림을 경향이 많지만 젊은 부부들은 함께 이주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아이가 어렸을 때 집에 대한 다채로운 경험과 기억을 선사할 수 있는 집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건축주 부부는 재미있는 집 구조를 본 따서 ‘지그재그 집’이라는 의미의 ‘Living in zigzag’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건축가들은 ‘스스로 빛을 내는 집’이라는 의미의 ‘자경채(自景彩)’를 고수하고 있지만, 어느 이름도 버리기 아깝다.

 

 건물의 2층 현관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만나는 공간이 주방이다.

 

 현관에서 바라다 보이는 2층 진입로와 실내의 표정이 다이내믹하다. 

 

남편은 마지막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때도 열정을 중요하게 여겼다. 시공사 역시 건축주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챙겨주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순수한 열정은 신뢰를 만들고도 남는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그였다. 남편 역시 열정이라면 뒤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원주 혁신도시 건축주모임에 참여하며 맹활약 중이다.

 

 

좋은 건축,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앞장서고 있을뿐 아니라, LH를 상대로 청원운동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도시가스를 끌어왔다. 택지지구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건 그로서는 상상 못할 일이었다.

 

“저처럼 점포주택 지으시겠다고요? 크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수익형부동산은 트렌드가 있고 투자의 때가 있는 것 같아서요. 이미 상당히 과열된 양상이어서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지역은 과감하게 다시 재고하는 게 맞다고 보입니다.”

 

■PLAN

대지위치 원주 혁신도시내 D-3BL 1878-11

대지면적 288.20㎡

용도 근린생활시설, 다가구주택(3가구)

건축면적 172.74㎡

건폐율 59.94% 연면적 399.69㎡

용적률 138.68% 규모 지상 3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외부마감 스터코플렉스, 매직스톤

창호 3중유리 PVC 시스템 창호

바닥 강마루

건축주 시와

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 조병규(소장), 모승민(소장), 백성암(이사)

시공사 마루디자인건설 황도순(대표), 장지훈(현장소장)

 

투닷(TODOT)건축사사무소는 2013년 건축가 조병규와 모승민이 공동대표, 백성암이 이사로 참여해 설립한 건축가그룹이다. 2014년 신진건축사대상 아이디어 공모전에 입상했으며 대표작으로 용인 서천 점포주택, 아현 래미안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서울대 교수연구실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김포 고촌 근린생활시설, 용인 서천 삼남매집, 화성 봉구네 단독주택, 신당동 오피스텔 등이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백성암·모승민·조병규) 문의 010-770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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