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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철 교수의 도시건축 이야기]
공업생산건축의 과거, 현재, 미래

크리스탈 팰리스는 산업혁명시대를 상징하는 혁명적 건축물이었다. 그러나 이후 건축의 과학화는 더디게 진행되다가 뽕삐두센터 이후 공업생산건축이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신소재와 첨단기술이 결합된 건축물들이 나타났다. 앞으로 공업생산건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에너지와 자연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꾀하는 풍수지리의 원리와 주역의 논리를 실현하는 것이 공업생산건축의 과제로 남았다.

글·사진 김석철(국가건축정책위원장·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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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와 피아노_뽕삐두센터

 

 

산업혁명시대의 판테온 ‘크리스탈 팰리스’

1750년대 영국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건축이 기계화되는 길을 열었다. 산업혁명으로 건축가의 역할이 수 세기만에 처음으로 바뀌게 되었다. 산업혁명은 새로운 재료를 양산했다. 건축가들은 새로운 재료를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해야 했다.

 

1851년 만국박람회를 맞아 조지프 팩스턴이 설계해서 수주일 만에 조립해 낸 크리스탈 팰리스는 역사적으로 가장 혁명적인 건축물이었다. 사람들은 이 건물이 예술작품이 아니라 공업생산품이라 생각했다. 건축의 새로운 르네상스는 과거가 아닌 미래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건축사에 일대 가장 혁명적이고 중요한 건물인 크리스탈 팰리스는 산업혁명시대의 판테온이었다.

 

건축은 공학의 다른 분야에 비해 과학화가 더디다. 르네상스때 문명의 선두에 섰던 건축이 산업혁명 이후에는 오히려 문명의 후미에 처져 왔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이후 약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당시의 건축기술보다 앞선 것이 별로 없다. 102층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일주일에 4개층씩 건설되었다.

 

근 10년동안 25%만 입주자가 있어 엠티스테이트 빌딩이라는 조소를 받기도 했으나 1940년대 완공 이후 오랫동안 미국의 상징이 되었다.

그 후 다른 산업은 엄청난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으나 건축에서의 진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선 반세기 후에나 모습을 드러냈다. 신기술 신자재 신공법이 건축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학과 미학을 이은 뽕삐두센터에서 다시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1노만포스터_홍콩상하이은행  2 노만포스터_콤메르츠방크

 

노만 포스터와 리처드 로저스, 렌조 피아노

공사현장에서 생산과정이 일어나던 유사 이래의 건축이 공업생산과 연계되어 건축공정의 대부분이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공업생산건축이다. 공업생산건축은 지식산업시대에 나타난 건축이다. 공업생산건축의 첫 시도는 학생들과 진보적인 노동자들이 전복시킨 왕정 이후 나타났다.

 

1968년 혁명의 여파로 젊고 활기찬 건축가들에 의해 설계된 20세기판 크리스탈 팰리스가 뽕삐두센터이다. 이후 공업생산건축은 자본주의 발전과 연계되어 주로 오피스빌딩에서 광범위하게 세계로 번져갔다.

 

노만 포스터가 설계한 홍콩 상하이은행은 기존 오피스빌딩과는 다른 새로운 건축이었다. 포스터는 비행기 제작공정에 견줄 만한 완벽한 건축공정의 공장화로 20세기 중후반의 기념비적인 공업생산건축을 이루었다. 입스위치의 윌리스사옥은 하이테크와 자연을 결합시킨 걸작이며 푸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본사는 하이테크와 자연의 흐름을 결합시킨 오피스빌딩의 새로운 전형이다.

 

공업생산건축의 또 다른 거장인 리처드 로저스는 과거 자동차처럼 모든 것이 공장에서 만들어져 현장에서 조립되는 공업생산주택을 설계한 바 있고, 런던에 크리스탈 팰리스의 영향을 받은 최첨단 건축인 로이드 사옥을 지었다.

 

1 노만포스터_대우신사옥 2 노만포스터_윌리스사옥

 

공업생산건축이 불러온 또 하나의 흐름은 노먼 포스터의 기계적인 강렬함과 리차드 로저스의 바로크적 미학과는 다른 부드럽고 유기적인 하이테크 건축을 시도하는 뽕삐두센터의 공동설계자인 렌조 피아노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신소재와 신기술의 미개발 분야를 개척해가면서 목재와 벽돌과 합판의 가능성과 특징을 연구했다.

 

그는 현대건축사에 가장 세련된 공항으로 꼽히는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과 함께, 목재와 강철로 자연과 교감하는 미래파적 건축인 치바우 문화센터를 만들었다. 치바우 문화센터는 가늘고 길며 단단한 친환경적 목재로 외벽을 만들어 바람이 스칠 때마다 소리나는 악기와 같은 건물이다. 치바우 문화센터가 자연환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해 컴퓨터와 엄청난 첨단기술이 동원되었다.

 

1 노만포스터_로이드빌딩 2 렌조피아노_치바우 문화센터 3 포츠다머 플라츠

 

 

자연의 에너지를 건축에 담는 자연과의 조화가 과제

공업생산건축이 가져온 또 다른 쾌거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빌딩이다.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술혁신을 넘어선 인간 공동체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공업생산건축의 특징이다. 공업생산건축은 아직은 최고의 공사비로 최고의 효과를 얻는 정도의 범상함에 머물러 있으나, 앞으로는 최소의 공사비와 최소의 에너지를 쓰면서 모두가 한 공동체임을 알게 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건축이 나와야 진정한 공업생산건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 공업생산건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에너지와 자연이다. 인류의 에너지 소비는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의 반은 모두 건물유지에 들어가고 있다. 에너지의 반이 건물에, 반의 반이 교통과 산업에 쓰이고 있다. 에너지 절감형 건축은 이제 미학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다.

 

 

▲로저스_공업생산주택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최선의 방안은 자연의 에너지를 건축화 하는 일이다. 첨단 소재를 이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연과의 조화가 우선적이어야 한다. 건축이 인간과 자연사이를 인공의 장막으로 가로막고 이를 강제조절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한 것이다. 그것은 에너지소비만이 아니라 반자연이자 반생명적인 것이기도 하다.

 

단순히 첨단 소재로 외장과 인테리어를 마감한 정도의 공업생산건축은 진정한 의미의 진보적 건축이라 할 수 없다. 자연의 에너지를 오피스속에 담은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 풍수지리의 원리와 ‘인간과 자연 사이의 조화’를 얻게 하는 주역의 논리를 실현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공업생산건축의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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