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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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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형제 협업으로 지은 다세대주택 ‘펠리체’]
주거비는 다운, 삶의 질은 업

노모와 출가한 딸들이 힘을 합쳐 다세대주택을 짓고 입주했다. 가족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쾌적한 집을 얻게 되었고, 입주하고 남은 세대는 전세로 임대해서 개발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었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저층에 따뜻한 질감의 벽돌을 붙이고 전체적으로 온화한 스타코로 마감한 다세대 주택 펠리체하우스. 한 층에 두 집씩 배치했다. 2층은 임대를 주었고, 3~4층에 가족들이 모여 산다. 4층은 복층구조에 다락방까지 있어 공간감이 다채롭다.

 

■PLAN

위치 서울 관악구 조원동 567-30, 35

대지면적 263.1㎡

지역지구 도시지역, 제2종 일반주거지역

규모 지상5층  용도 다세대주택

면적 157.50㎡  연면적 499.92㎡

건폐율 59.86% (법정 60% 이하)

용적률 190.01% (법정 200% 이하)

구조 철근콘크리트조+일반목구조

최고높이 15.4m  주차대수 7대

도로 8m 도로에 접함

외장재료 스타코, 징크

설계 (주)광장건축사사무소  시공 스카이하우징건설


1 주택 출입구부터 아름답게 조성했다. 2 채광이 좋은 1층 로비의 모습. 3 계단실 하단에 벽돌을 적용해 따뜻한 느낌을 이어갔다. 난간을 아름다운 단조로 제작하고 손잡이 부분에는 나무를 덧댄 것이 보인다.

 

 

주택 2필지 합쳐 노모와 네 형제 모여 사는

집으로 신축

주택 필지 2개를 합쳐 제법 규모 있는 다세대주택을 짓고 입주한 대가족이 있다. 서울 관악구 조원동에 살고 있는 김우자(75) 씨와 장녀 김진아(44) 씨. 모녀는 두해 전 나란히 붙어 있던 이층집 두 채를 허물고 필지를 합쳐 다세대주택을 짓기로 결심하고 형제들을 불러 모았다.

 

이층집 두 채는 슬하에 4남매를 둔 김우자 씨가 자녀들이 결혼한 후에도 함께 모여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고인이 된 남편과 함께 장만해 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집에서 첫째 딸과 둘째 딸이 10여년 가까이 나란히 이웃하며 살아왔다.

 

 

 

두해 전 엄마와 첫째 딸이 개발비용을 반반 부담해서 공동소유자가 되고, 동생들은 보증금만 내고 들어와 살기로 합의하면서 집짓기가 시작됐다.

 

올해 8월 제일 먼저 첫째 딸 가족과 엄마가 입주했고, 뒤 이어 둘째 딸 지영 씨 가족이 들어왔다. 곧 막내아들도 입주한다. 구리에 살고 있는 셋째 딸만이 사위의 직장 문제로 입주 시기를 늦췄다. 가족들이 입주하고 남은 세대에는 전세입자를 들여 건축비에 보탰다.

 

엄마 살아생전 모여 살자는데 뜻을 같이한 형제들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평생을 준비해온 77세 엄마의 꿈이 비로소 실현된 것이다.

 

 

필로티로 조성한 주차장 안쪽에 보이는 유리벽 너머가 로비다. 이곳에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해 펠리체하우스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가족구성원들의 장기가 모여 완성된 집

펠리체(felice)하우스. 대가족이 모여 사는 이 집의 이름이다. 펠리체는 이탈리아어로 ‘행복’을 의미한다. 디자인을 전공한 큰 딸은 집 이름을 직접 디자인해서 우편함과 현관문마다 새겨두었다.

 

 

 

집 짓는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들은 저마다의 장기와 지혜를 발휘했다. 주택 설계는 큰언니와 큰사위가 나섰다. 각자 다른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모아 설계사무소에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 것. 디자인 일을 하는 큰사위는 퇴근 후 매일 저녁 도서관에 파묻혀 집짓기 관련 서적과 잡지들을 섭렵해 상당한 수준의 지식까지 갖췄다. 또한, 건축사사무소 7곳을 찾아 상담하며 마침내 뜻이 맞는 건축가를 찾아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4층 둘째 딸 지영 씨의 집. 남향으로 넓은 거실과 주방이 자리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IT업계에서 일하는 둘째 사위는 전기, 통신에 관한 조언과 연구를 지원했다. 펠리체하우스를 보면 입면과 집주변이 깨끗한데, 집으로 들어오는 전기선과 통신선, 에어컨 배관까지도 모두 매립했기 때문이다. 어느 세대에서든 에어컨을 설치하기 위해 별도의 구멍을 뚫거나 창밖에 실외기를 내다 걸 일이 없다. 뒷마당에 실외기 공간을 마련해 전선만 연결하게끔 해두었다.

 

둘째 사위의 아버지인 사돈어른까지도 집짓기에 큰 힘을 보태 주었다. 오랫동안 건축업에 종사해온 경험을 살려 한겨울에 진행된 기초공사와 골조공사 현장을 매일 찾았다.

 

 

1 엄마가 더 늙기 전에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지어 다행스럽다는 마음씨 좋은 자매다. 2 뒷집과의 이격거리 때문에 제법 넓고 긴 통로 같은 뒷공간이 생겼다. 이곳에 화단과 온실, 흔들그네, 모래놀이장을 조성했다. 3 펠리체는 사촌형제인 은지(12)와 은찬(8)이, 수민(7)이와 윤성(4)이가 함께 꿈꾸고 성장하는 집이 될 것이다.

 

콘크리트와 물의 배합비중을 일일이 체크했고, 바닥의 단열시공은 물론이고, 철근의 품질과 사용량도 일일이 확인했다.

그 사이 친정엄마는 나무들을 관리했다. 아이들이 뛰어놀 넓은 마당이 없는 게 내심 마음에 쓰였던 외할머니는 좁고 길게 난 뒷 공간을 마당으로 꾸밀 구상이었다. 기존에 있던 30살 먹은 모과나무를 조경원에 맡겼다가 다시 옮겨다 심었고, 이런 저런 묘목들도 식재해서 아담한 뒷마당을 만들었다.

 

 

4층에 위치한 큰딸과 작은딸의 집에는 각각 테라스가 있다. 거실과 연계되어 개방감을 준다.

 

 

경제적이면서 실용적인 집을 만든 포인트 3가지

가족들의 지혜를 모아 완성한 집은 그들이 꿈꿨던 ‘경제적이면서 실용적인 집’으로 손색이 없다. 우선 공간의 경제성과 실용성이 엿보인다. 1층은 노모가 살면서 뒷마당에 온실을 설치해 평소 좋아하던 화분을 가꿀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온실 옆에는 흔들그네와 모래상자가 있어 아이들이 놀이터와 할머니 집을 쉽게 드나들 수 있다.

 

 

1 집집마다 중문을 설치해 에너지낭비를 막았다. 임대세대도 예외는 없다. 2 언니 집의 주방은 블랙컬러다. 집마다 개성을 반영했다.

 

2층부터는 층마다 두 집씩 배치했다. 2층은 전세를 주었고, 3층에는 셋째와 막내가 살게 된다. 2~3층에 들어선 세대는 모두 남쪽을 향해 넓은 거실과 주방을 배치해서 개방감이 좋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이 사는 4층은 복층 구조에 다락방까지 마련되어 있다. 각각 자녀가 둘씩이라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던 터였다. 거실 뒤로는 넓은 테라스가 있어 단독주택 같은 개방감이 물씬하다. 서로의 집은 비슷한 구조인 듯하지만, 조금씩 다르게 마무리해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시공의 지혜도 엿보인다. 애초부터 가족들은 ‘따뜻하면서 관리비가 적게 드는 집’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오래된 이층집에서 추위에 떨면서도 큰 난방비용을 지불하며 지냈던 터였다.

 

 

1 아이방에서 다락층이 올려다 보이도록 설계했다. 2 벽과 천장에 온통 나무를 붙인 다락층은 따뜻하고 쾌적한 기운이 감돈다.

 

건축가는 이들 가족에게 한정된 비용 안에서 최대의 난방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했다. 첫 번째가 건축기준치를 뛰어넘는 단열시공이다. 외부는 물론 내단열까지도 실시한 이 집은 패시브하우스에 근접하는 기밀성을 보인다. 세입자 가운데 서울대 건축대학원생이 직접 기밀성 측정장비를 들고 와 실험한 결과치가 있다.

 

두 번째는, 작지만 든든한 이중단열창이다. 집을 자세히 보면 일반적으로 짓는 주택에 비해 창의 높이가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창호를 바닥에서도 띄우고 천장 선에서도 한참 내렸다. 아무리 좋은 유리도 면적이 크면 열손실을 이겨낼 수 없는 게 이치다. 여기에, 에너지효율2등급 창을 두 겹으로 설치했다. 값비싼 에너지효율1등급 창호를 쓰느니 이중창을 두 겹으로 두는 게 비용도 절감되고 열손실이 적다는 계산에서였다.

 

 

막내아들이 입주하게 될 세대다. 3층에 위치하며 거실과 주방을 넓게 계획했다.

 

세 번째는 목조주택의 조합이다. 이 집은 콘크리트를 이용해 골조와 바닥을 만들었다. 그런데 내부 벽체는 모두 경량목구조 방식으로 짜 넣은 목재 벽이다. 외벽에는 이중단열을 실시하고 실내 벽체 역시 단열성능이 좋은 목조벽을 지녔으니 집이 따뜻할 수밖에 없다.

 

가족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의기투합해서 지은 집은 기대이상의 기쁨과 자부심을 주고 있다. 오늘의 펠리체하우스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었기에 실현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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