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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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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헐고 지은 도시형생활주택

서강대학교 후문이 자리한 서울 신수동. 오래된 단독주택과 저층빌라, 하숙집과 원룸들이 얼키설키 모여 있는 동네다. 이곳에 사는 성혜정 씨는 부모를 설득해 어려서부터 거주해온 단독주택을 허물고 도시형생활주택 신축을 감행했다. 이로써 부모님은 수백만원대의 월임대수입으로 든든한 노후자금을, 자신은 유럽의 로프트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최상층 집을 얻게 되었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야촌주택건설(주) 02-577-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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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된 집이었다. 성혜정 씨가 형제들과 함께 자라났고 독립한 후에도 어머니가 계속해서 머물러 살던 단독주택은 성수동의 터주대감이나 다름없었다. 두해전 형제들이 옛집을 헐고 도시형생활주택을 신축하자고 나선 데는 노년기에 접어든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배려의 마음이 컸다. 오래된 집은 춥기도 하거니와 관리에도 어려움이 발생했다. 고심 끝에 어머니는 아파트로 이사하고, 새로 지은 도시형생활주택에는 막내딸인 성혜정씨가 최상층에 살면서 관리를 맡기로 했다.

 


고급스러운 돌로 입면을 두르고 최상층 박공지붕에는 징크를 덮어 도시적인 외관을 연출했다.

 

처음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겠다고 할 때만 해도 어머니는 반신반의했다. 4~5층씩 집을 지어올리는 일도 번거롭거니와, 고생해서 지은들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그렇지만 매달 360만원의 임대수입이 통장으로 차곡차곡 쌓이면서 어머니의 생각도 달라졌다. 어머니에게는 든든한 노후자금을 마련해 드리고, 성혜정 씨는 평소 로망하던 유럽풍 로프트하우스에서 살 수 있게 되었으니, 일석이조의 집짓기가 아닐 수 없다.

 


 최상층인 5층 주인세대. 건축주의 딸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박공모양으로 높이 올라간 지붕과 새하얗게 마감한 벽면, 지그재그 패턴이 돋보이는 원목마루가 어우러져 유럽풍 로프트하우스를 연상케 한다.

 

신축시 혜택 많은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낙점

 

형제들은 오래된 집을 헐고 어떤 집을 지어야 할지 머리를 맞댔다. 토지주가 직접 개발하기 때문에 토지비는 들지 않더라도, 건축비는 충당할 수 있어야 했다. 건축비의 대부분을 보증금과 대출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이 났다. 지금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금융혜택이 없어졌지만, 건축을 준비하던 2012년만 해도 도시형생활주택 건축자금을 저리로 빌릴 수 있어 다세대나 다가구주택을 짓는 것보다 조건이 양호했다.

 


1 유리로 전면을 오픈해 개방감을 살린 편복도. 원룸세대의 출입구가 서로 마주보이지 않도록 일렬로 배치했다.

2 1층 주출입구. 바닥과 벽을 대리석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입출입시 CCTV를 볼 수 있도록 매달아 놓은 것이 보인다.

 

입지 역시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이 들어서기에 적합했다. 서강대학교 후문에서 가까운데다 주변 원룸들이 낙후되고 규모가 작아 분명히 이동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기존 원룸보다 방 규모를 넓히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서 지어놓으니, 서강대 학생은 물론이고 여의도의 직장인 수요까지 찾아들어 빠르게 임대를 완료할 수 있었다.

 


 

임대주택, 남다르게 짓고 싶었다

 

주택 디자인을 진두지휘한 막내딸 성혜정씨는 원룸생활의 경험이 있는 주위 친구들로부터 불편사항과 개선점을 꼼꼼히 인터뷰해 건축에 십분 반영하는 전략을 세웠다.

불만 1순위는 1층 현관에서 개별세대의 현관문까지 진입하는 통로였다. 좁고 어두침침한 복도와 현관문을 열었을 때 앞집이 들여다보이는 구조는 감점요인이다. 고급 오피스텔처럼 세대별 현관을 한줄로 배치하고 복도 역시 전면 유리로 시공해 개방감을 주었다.

 


 도로에서 주출입구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따라 화단을 조성하고 쾌적하게 꾸며놓았다.

 

불만 2순위는 원룸의 규모다. 1인가구라고 해서 여유있는 공간을 바라지 않는 게 아니었다. 관리비나 임대료 등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좁은 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따라서, 원룸 갯수를 늘리는데 급급해하기보다는 세대별로 적절한 규모를 배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설계했다. 주인세대를 제외하고 2~4층에 들어선 11개 원룸은 전용면적이 16.92㎡에서 29.62㎡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인다.

 


 박공지붕을 그대로 살려 개방감이 좋은 5층 세대에는 사는 이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촘촘하게 담아냈다. 평소 지인과의 모임이 많고 초대를 즐겨하는 집주인은 넓은 아일랜드형 식탁이 딸린 주방 디자인에 주력했다.

 

최상층에 꿈꾸던 로프트 하우스 실현

 

5층 최상층 세대에는 성혜정 씨가 살면서 임대에서부터 건물유지보수까지 일체를 관리하고 있다. 자재 선택에서 소품 배치,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선택으로 완성된 주인세대는 유럽의 로프트하우스처럼 특별한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길게 뻗은 박공형 천장으로 인해 실내는 아늑하면서도 개방감이 넘친다.

 


 5층 세대의 욕실. 일조권 제한으로 인해 비스듬히 설계된 벽면이 오히려 공간에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전용면적 49.73㎡ 규모의 내부는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활짝 열려있다. 거실 앞으로 길게 달아놓은 발코니에는 그녀가 직접 심은 묘목들이 한겨울에도 푸릇한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침실과 개인 화장실은 가벽과 커튼을 설치해 오픈해 두었고, 어느 공간이든 거침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열어 둔 것이 보인다.

지난해 입주한 이후 혜정 씨는 집 꾸미는 일에 흠뻑 빠져있다. 패션업계에서 일하며 해외출장이 잦은 탓에, 집을 비우게 되는 때면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정도로 집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고 말한다.

 


최상층 세대는 1.5룸 같은 구성을 띤다. 침실과 거실 사이에 자리한 주방가구가 파티션 역할을 하고 있다. 박공지붕 아래 삼각형 공간은 유리로 마감해 개방감을 더했다.

 

집이 좋아야 임대도 잘 되는 게 법칙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공에도 만전을 기했다. 집의 내구성이나 외관 등 공용공간의 시공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외관에 붙인 고급스러운 석재와 박공지붕을 덮은 징크, 계단실의 통유리를 감싸는 철재 난간이 아가지가하게 어우러져 동네에서 가장 멋스러운 경관이 연출되고 있다. 출입구와 계단실은 모두 대리석을 붙여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관리에 필요한 일손도 덜어냈다.

 

엘리베이터처럼 수천만원씩 비용이 추가되는 큰 항목은 과감하게 포기했다. 최상층 세대는 임대를 하더라도 1~2인 가구나 신혼부부가 입주대상이다. 굳이 엘리베이터를 놓지 않아도 오르내릴 수 있는 높이가 된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관리비 증가도 따른다. 원룸의 관리비는 단돈 3만원. 초소형 원룸들도 5만원씩 받는데 비하면 매우 저렴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리비를 낮춘 덕이다.

 

원룸세대에 대한 투자는 최소화했다. 드럼세탁기와 에어컨, 가스쿡탑은 기본으로 제공하되, 일부러 고급자재를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음식을 거의 해먹지 않기 때문에 과한 주방설비도 필요하지 않다. 넓은 원룸이라고 해도 중문이나 가벽을 설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임차인 스스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가용공간을 많이 주는 편이 낫다고 귀띔한다.

 


주방 너머 침실의 모습. 침대와 붙박이장 사이에 벽돌을 쌓아올려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양변기를 설치해 놓은 것도 아이디어다.

 

월 400만원대 임대수입, 노후자금으로 만족

 

시공과 디자인에 만전을 기한 도시형생활주택, 그 수익률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연수익률은 10.44%다. 일반적으로 6% 전후에 달하는 오피스텔의 수익률보다도 높다.

우선 건축자금으로 6억원 가량 지출됐다. 건축자금은 임대보증금으로 전액 충당할 수 있었다. 12세대의 임대보증금은 총 6억3000만원에 달한다. 이 중에는 5층 주인세대에 살고 있는 딸의 임대보증금도 포함돼 있다. 자신이 살던 집을 처분한 돈을 엄마에게 지불하고 입주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원룸 가운데 일부 세대는 전세로 들어오기도 해서 임대보증금으로 건축자금을 해결할 수 있었다. 원룸의 전세금은 평균 9000만원 선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지원하는 도시형생활주택 신축자금을 십분 활용해 수익률을 높였다. 건축 3년거치 17년 상환하는 조건으로 연 2%의 저리로 국민주택기금을 빌린 것. 매달 360만원씩 들어오는 월임대료에서 20년간 꾸준히 갚아나가면 된다는 계산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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