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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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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3]
동탄 서해그랑블아파트 김선자 관리소장

아파트문화에 부정적 수식어만 붙일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딘가에서 살맛나는 아파트를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김선자 관리소장도 그런 인물이다.

동탄신도시 솔빛마을 서해그랑블의 관리소장으로주민들의 화합을 이끌며 귀감이 되고 있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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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신도시 솔빛마을 서해그랑블. 727세대가 모여 사는 이 공동주택에는 최고의 커뮤니티 단지라는 찬사가 붙어 마땅하다. 서해그랑블 입주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아이키우기 좋은 아파트 단지로 명성을 얻으면서 이사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전세 대기자가 줄을 서고 있다. 이 모든 게 단지 주민간에 활성화된 ‘커뮤니티 프리미엄’ 때문이다. 

 

서해그랑블의 김선자 관리소장(위 사진)은 ‘아파트 커뮤니티 전도사’로 유명하다. 2007년 서해그랑블이 처음 입주할 때 관리소장으로 부임한 이래, ‘주민들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뜻을 일관되게 실천해온 인물이다.

 

김 소장의 노력으로 서해그랑블은 2012년 전국 공동주택 최우수관리단지로 뽑혔고, 품질관리대상 또한 수상했다. 동탄 최초로 친환경건축물인증을 획득하고, 녹지율이 55.8%에 이르는 최고의 환경을 자랑하는 단지라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주민과 관리사무소가 혼연일체가 되어 펼친 소통의 노력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북카페다. 주민들 손으로 북카페를 직접 만들고 꾸려나가면서 소통의 싹을 틔웠다. 김 소장은 북카페 공간 마련과 도서 유치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북카페의 자원봉사주민만 60명에 이른다.

 

김 소장은 서해그랑블에서 연중 열리는 주민화합행사에도 발벗고 나서왔다. 매년 2월15일에는 단지 안에서 정월대보름맞이 윷놀이가 화끈하게 펼쳐진다. 봄이 되면 동탄신도시 내 12개단지가 모이는 체육대회에도 주민 수백명이 참가해 한바탕 뛰고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단지가 철죽꽃으로 불타오르는 봄날에는 아나바다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입주민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 찾아드는 명물 장터로 자리잡았다. 8월이면 중앙분수연못에서 물고기잡기 축제가 대대적으로 벌어진다. 매년 400여명의 아이들이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행사를 하고 싶었다”는 김선자 소장은, “우리는 성공했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했나

단지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려면 관리소장이 입주민과 마음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파트 안에는 다양한 입주자 모임이 있다. 이곳에도 북카페운영위원회와 부녀자회, 노인회 등이 활동 중이다. 여러 단체가 화합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관리소장이 해주어야 한다. 또 관리소장은 입주민이 하고자 하는 활동을 적극 도와야 한다. 작은 행사부터 큰 행사까지 관리사무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함께 움직여서 성과를 낼 수 있게 되면 입주민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1 동탄 서해그랑블은 2012년 공동주택 최우수관리 단지로 선정됐다.

2 봄과 가을 두 차례 단지 내에서 열리는 아나바다 행사는 지역주민들도 즐겨 찾는 명물장터로 자리잡았다.

3 물고기잡기 행사는 아이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여름축제다.

4 서해그랑블에는 주민이 참여하는 북카페가 활성화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공주역사탐방에 나서는 등 자녀와 부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매년 수많은 행사를 치루는 게 힘들 것 같은데

처음에 어려움이 왜 없었겠나. 서해그랑블은 727세대가 모여사는 단지인데, 한번 행사를 하면 적게는 2~300명, 많게는 4~500명씩 참가하니 그 규모가 엄청나다. 지금처럼 베테랑이 되어 행사를 체계적으로 치룰 수 있게 된 데는 매뉴얼의 힘이 컸다. 서해그랑블에는 행사마다 준비사항과 역할분담, 행사진행과정과 결과를 기록해 놓고 매년 보충해 나가며 완성한 행사 매뉴얼북이 있다. 내가 당장 관리소장을 그만두어도 후임자가 매뉴얼북을 보고 주민과 함께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해 놓았다.

 

 

주민행사를 수년째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은.

 참여하고 싶도록 프로그램을 짜면 된다. 예를 들어, 동탄신도시 주민체육대회에 우리단지가 참석하기로 했다. 9시까지 줄을 서면 모자를 선착순으로 준다는 이벤트를 한다든지, 마지막에 작은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한다. 이왕 가는 거 일찍 가서 끝까지 해보자는 동기가 생긴다. 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이다. 물고기잡기 축제는 주민들로부터 참가비를 5000원씩 받는데, 다시 3000원 상당의 팥빙수 교환권을 나눠준다. 부녀회에서 직접 구입한 빙수기계로 양질의 팥빙수를 만들어 주면 입주민도 즐겁고, 적은 비용으로도 행사를 치를 수 있으니 관리사무소도 부담이 덜하다.

 

 

주민화합이 쉬운 일만은 아닐텐데, 노하우가 있다면.

행사를 하는 것 외에도, 서해그랑블 인터넷카페를 많이 활용한다. 입주민들간에 다툼이 많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층간소음과 관계된 질문에 답을 맞추면 상품을 주기도 하고, 층간소음을 낮추기 위해 매트를 깐다거나, 아이들에게 양말을 신기는 등 노력한 부분을 게시하면 또 선물을 준다. 입주민들에게 층간소음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자연스럽게 참여하면서 스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여자 관리소장이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관리소장으로 첫발을 내딛은 것은 2001년 1월이다. 그때만 해도 여자 소장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였다. 여소장이라고 해서 선입견을 갖고 대하는 주민들도 없지 않았다.

특히 시설물관리가 어려웠지만, 처음부터 기계실에 들어가 직원에게 물어보고 매뉴얼을 익히면서 샅샅이 공부했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시설관리에 자신이 있다. 10년 넘게 일하는 동안 여자여서 더 좋은 점이 많았다. 주민화합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었고, 내 집 살림을 하듯 세심하고 알뜰하게 관리했다. 주민들도 여소장들의 실력을 인정해 주어 지금은 동탄신도시 내 40개 단지 가운데 여소장이 일하는 단지가 10곳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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