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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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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 02]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유창복 센터장

지도엔 나오지 않는 성미산마을. 이곳은 주민들 스스로 마을지도를 그려왔다.

새로운 공동체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성미산마을 중심엔 마을주민 유창복 센터장이 있다.

이제는 서울시 전체의 마을지도를 그리는 유창복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을 만났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자료사진제공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02-385-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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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가부터 마을이 사라졌다. 아파트 단지에 골목길은 없고 동네 구멍가게는 문 닫은 지 오래다. 이웃들 관계도 소원해졌다. 그렇게 마을은 도시가 됐다. 삭막한 도시, 서울에서 마을을 살려낸 이가 있다. 바로 유창복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이다.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브랜드 사업이다. 지역의 소규모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지역민의 관계망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유창복 센터장은 지난 20년간 성미산마을이란 지역공동체를 이끌어온 것을 인정받아 합류하게 됐다. 센터가 만드는 마을은 행정적 지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관계를 말한다. 동네 엄마들이 모여 자식 얘기를 나누는 것, 주민들이 함께 일하는 협동조합이 모두 마을인 셈이다. 센터 이름에 지역을 뜻하는 ‘마을’과 관계를 뜻하는 ‘공동체’를 함께 붙인 이유다.

 


  홍제동에 위치한 마을카페 1호점 ‘a카페’

 

센터는 2012년 8월 개관 이후 지금까지 주민들이 모임을 만드는 일을 중점적으로 도왔다. 자녀 육아문제를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한 ‘공동육아’와 ‘부모커뮤니티’, 상가주인들을 위한 ‘상가 마을공동체’를 만들었다. 새로운 모임을 만들겠다고 센터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에겐 지원금을 전달했다. 특히 협동조합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며 지역주민이 운영하고 소비하는 마을기업 육성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서울시마을지원센터에서 마을모임을 제안하고 활동한 사람이 1000명이 넘는다.

 

지난해엔 서울시청광장에서 마을박람회도 열었다. 마포구 성미산마을, 강북구 삼각산재미난마을, 강동구 아띠봉사단, 씨알주택 협동조합 등 여러 마을주민과 주민들 모임, 협동조합이 참여해 그간의 활동내용을 자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을살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

아이 때문이다. 96년도에 성미산마을에 들어오기 전엔 아파트에 살았다. 아이가 상가건물에 있는 유치원에 다녔는데 마치 중환자실 환자처럼 유치원 안에만 갇혀 지내더라.

 

아이들이 동네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어 마을을 찾았다. 마을에 나와 같은 육아고민을 가진 20가구가 모여 공동육아를 시작했다. 전세금을 출자해 놀이방을 구하고 부모들이 함께 놀이방을 운영했다. 모든 결정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다보니 끝장토론이 이어져 공동육아가 정착되는데 3년이 걸렸다.

 

12년제 대안학교도 만들었다. 아이들이 자라 학교 갈 때가 됐는데 마을에 학교가 없었다. 학교 찾아 이사 간다는 집을 붙들고 ‘유치원처럼 학교도 만들어보자’했다. 초등학교 졸업하면 중학교, 고등학교도 가야하니 12년제로 만들었다. 육아·교육 공동체가 마을의 명맥을 유지하는 핵심이 된 셈이다.

 


 서강동 예찬길마을에선 주민들을 위한 마을강좌가 열린다.

 

 

서울시마을지원센터에선 무슨 일을 하는지

개관 첫 해 센터가 한 일은 무엇이 마을인지 교육한 일이다. ‘찾아가는 마을공동체 강좌’를 개설해 서울시 곳곳을 돌아다녔다. 2013년엔 마을모임과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기업을 지원했다. 마을기업 카페 1호점이 홍제동의 ‘a카페’다.

 

서대문구의 ‘사랑나눔봉사센터’가 후원금만으로 유지가 어려워 안정된 수입원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청했다. 센터의 지원금을 받아 수입원이 될 사업을 시작했다. 인테리어를 동네업자에게 맡기고 운영도 동네사람이 한다. 지역에서 운영되고 소비되니, 이득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수입의 일부는 센터 원칙에 따라 봉사단의 후원금으로 쓰인다.

 

 

서울시마을지원센터가 마을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데

예전 마을에는 마을기업이 있었다. 골목 미용실, 쌀집, 빵집이 다 마을기업이다. 이들은 동네에서 일하면서 동네 돌봄 역할을 했다. 예컨대 아이들이 길에서 넘어지면 미용실 아줌마가 살펴보고, 저녁이 되면 빵집 아저씨들이 집에 들어가라고 잔소리한다. 마을의 낯선 사람을 먼저 알아보는 사람이 구멍가게주인이다. 서로 동네를 살피는 거다.

 

그런데 마을이 해체되면서 마을기업이 다 사라졌다. 당연히 동네 돌봄도 없어졌다. 우리는 마을을 살려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려는 것이다. 지원금을 받아 문을 연 마을기업은 마을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면서 관계망의 거점이 된다. 마을기업이 동네를 돌보고 동네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청광장에서 마을이 모여 마을살이를 보여주는 마을박람회가 열렸다.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 마을살이를 조언한다면

사회적으로 아파트는 단절된 주거지라고 낙인찍었지만, 사실 아파트야 말로 마을살이에 적합하다. 지역적으로 가깝고 사회·경제적으로 비슷한 계층이 모여 산다. 공용공간도 많아 대면할 기회도 많다. 이웃과 인사하는 것이 마을살이의 첫걸음이다. 놀이터에서 동네 아이가 놀 때 눈길 한번 주고, 옆집이 택배를 대신 받아주며 관계를 맺으면 아파트 한 동이 마을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계획

올해 센터가 할 일은 ‘연결’이다. 강북, 강남 등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지난해 마을박람회와 여러 발표회를 통해 각 지역 마을주민들이 모이는 기회가 많았다. 지역에서만 마을주민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관심사가 같으니 지역을 넘어 관계를 맺더라. 강남에 사는 엄마와 강북에 사는 엄마가 한 달마다 만나 교육 얘기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관계, 마을이 생기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이어진 기사>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1] 도시연대 김은희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2]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유창복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3] 동해 서해그랑블 김선자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4] 주거환경연합 최찬환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5] 한옥문화원 장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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