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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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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1]
도시연대 김은희 정책연구센터장

스쿨존은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일까. 자동차로 둘러싸였던 서울광장은 어떻게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을까.

 마을만들기, 주민참여는 어떻게 우리 사회에 알려지게 되었을까.

이 모두가 (사)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도시연대) 사람들이 해낸 일이다. 도시연대의 창립자이자, 듬직한 맏언니, 김은희 정책연구센터장을 만났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자료제공 도시연대 do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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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얘기부터 시작해보자. 스쿨존의 제도화를 이끌었던 장본인이 바로 (사)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이하 도시연대)의 김은희 정책연구센터장임을 아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지금은 도시의 구석구석까지 들어선 스쿨존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 1995년, 불과 20년 전으로, 도시연대 활동의 결과물이다.

 

다음은 서울광장 얘기다. 자동차로 둘러싸였던 서울광장을 보행광장으로 바꾸자는 운동을 펼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만든 것도 도시연대다. 이뿐이 아니다. 1996년 ‘걷고 싶은 서울만들기 운동본부’를 설치하고 세계 최초의 보행조례 제정에도 앞장섰다. 오늘날 서울의 보행환경디자인이 여기서 싹 텄다고 해도 무방하다.

 

1998년부터 도시연대는 인사동 가꾸기에도 참여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인사동의 명소가 된 ‘쌈지길’이라는 건물이다. 당시 도시연대는 ‘작은가게 살리기 운동’을 펼쳐 모텔 허가를 막고 기존 작은 상점들이 입점하는 동시에 인사동 고유의 골목길 풍경을 담는 조건으로 ‘쌈지길’ 건축을 이끌었다.

주민참여형 커뮤니티 디자인을 실천하다

 

도시연대는 마을만들기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2000년부터 마을만들기교육을 진행하며, 마을만들기의 사회적 확산을 도모했다. 2011년부터는 ‘고쳐서 살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 프로그램을 펼쳤다.

 

2002년부터 끊기있게 진행해온 ‘한평공원’이라는 것도 있다. 재개발지역이나 낙후된 도시마을에 마치 한 점 같은 공원을 만들어 골목길의 환경을 바꾸고 마을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운동이다. 현재 50곳의 한평공원이 마을 속 작은 커뮤니티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렇듯 지난 20여년 도시연대의 활동은 크고 작은 울림으로 영향을 끼쳐왔다. 그 사이 김은희 정책연구센터장은 현장실전과 지식을 겸비한 도시환경 전문가로 성장했다. 지난 2월 초 광화문 도시연대 사랑방에서 만난 그녀는, “올해부터 책이 가득한 북카페 같은 공간을 회원 누구나 예약신청하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며 도시연대의 문을 활짝 열어보였다.

 


도시연대는 ‘동네에 버려지거나 잘 쓰여지지 않는 작은 공간’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디자인한 ‘한평공원’을 50여곳 만들었다. 반드시 주민설명회와 주민참여 과정을 거친다.

 

도시연대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93년 12월, 지인과 단둘이 마포구에서 만든 녹색교통 시민단체가 시초다. 민중당에서 일하던 시절이었는데, 열명 정도의 어머님들이 당사로 찾아와 횡당보도 설치를 요구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900여명의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유니세프에서조차 한국 아이들의 교통사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고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사회와 정치권의 관심은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자동차 중심의 도로 설계와 그로 인한 무단횡단이 원인이라는 점을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설치를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이뤄졌고,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도시연대)를 출발시킨 동력을 얻게 됐다.

 

‘걷고 싶은 도시’는 어떤 도시를 의미하는가.

‘걷고 싶은 도시’는 걷기 편한 도시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도시의 이미지를 우리의 정체성에 맞게 바꿔나가자는 운동이다. 다양한 거리문화가 존재할 때 걷고 싶은 도시가 된다. 그곳에 차별은 없고, 존중이 있어야 한다. ‘걷고 싶은 도시는 무엇이다’라고 규정짓는 게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들에 의해 내용이 만들어지는 형식이 바람직하겠다.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에 필요한 동력은 무엇인가.

주민의 자발적 참여다. 이제 행정이 지닌 권리와 권력을 주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주민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이고, 주민들의 보편적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주민이 필요로하는 정보를 미리 예상할 수 있고 주민이 좋은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할 수 있는 현장형 전문가의 역할도 필요하다.

 


 

 

길의 변화가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한 예로 쪽방촌 얘기를 해보자. 그곳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걱정하지만, 사실 더 안타가운 것은 고립과 고독사 등이다.

한평공원 만들기를 지속하는 이유가 마을 속 방치된 한평을 살려내서 고립 속에 있는 주민들을 마을길이라는 바깥세상으로 끄집어내려는 것이다. CCTV보다 더 성능 좋고 강력한 사회안전망은 바로 ‘시선’이다.

 

 

마을만들기에도 일찍부터 관심을 가져왔는데.

마을만들기를 자꾸 사업으로 보려는 시각이 아쉽다. 좀 더 보편적인 동네들에 적용할 수 있는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가 정착돼야 한다. 주민이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참여자 모두가 과정과 가치에 중점을 두고 마을만들기를 해나가야 한다.

 

 

도시연대가 앞으로 할 일은.

도시연대는 서로 다른 분야의 시민운동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누구나 마실 오는, 더불어 실천하는 도시연대를 만들어나가며 우리가 추구하는 시민운동의 가치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어진 기사>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1] 도시연대 김은희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2]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유창복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3] 동해 서해그랑블 김선자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4] 주거환경연합 최찬환

[주거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05] 한옥문화원 장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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