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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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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표정을 담은 집 Framing the sky

햇빛이 쏟아지는 근사한 채광창을 갖춘 이 집. 나른한 일요일 오후, 이 빛을 받고 있자면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날아갈 것 같다. 채광창은 도심 속 유일한 자연요소인 하늘을 집안으로 끌어들인다.

장영남(인테리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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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기분이 든다면, 지금 당장 잠깐의 산책을 권한다. 그 정도로 빛은 우수한 치유력을 갖는다. 빛은 기분을 좋게 할 뿐 아니라 비타민D 생성을 촉진시켜 신체적 건강에도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실내보다 바깥에서 쬐는 햇볕의 효과는 1000배 이상이라고. 아쉽게도 사람도 건물도 많은 번잡한 도심에서는 한 줌의 햇볕도 여유롭게 쬐는 일이 허락되지 않을 때가 많다.

 

다각형 모양의 좁은 대지에는 약 2.7미터의 단차가 있었다. 비좁고 독특한 이 지형의 활용이 돋보인다. 남쪽 지하층은 주차장 입구를, 서쪽 1층은 주출입구를 배치했다. 

 

Framing the sky(프레밍 더 스카이), ‘하늘을 프레임에 담다’로 이름 붙여진 이 집은 서울만큼은 아니더라도 세계적으로 인구밀도가 높기로 유명한 도쿄의 아오아먀에 지어졌다. 가정집들이 빼곡히 들어선 주택밀집지구에서 느긋한 볕 쬠에 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집이다.

 


서로 반대 방향에서 바라본 1층 주출입구. 계단 너머로 보이는 곳이 안방이다. 벤치, 붙박이 가구 등을 배치해 공간 활용성에 비중을 뒀다.

 

도시환경에서 하늘은 유일한 자연요소

 

그 해답은 매우 큰 규모로 설계된 채광창(Skylight)에 있다. 3층에서부터 2층에 이르기까지 비스듬히 경사지게 내어져, 천창이 곧 천장역할을 겸한다. 이 덕에 채광과 환기를 위한 별도의 다른 창문이 필요 없을 뿐더러, 낮 동안은 인공조명 없이도 실외에 있다고 느껴질 만큼의 충분한 밝기를 누리게 된다. 

 

대형 채광창을 통해 떨어지는 빛이 가장 많이 담기는 2층 거실은 일종의 힐링 공간이기도 하다. 담소를 위한 안락한 소파나 간단한 작업을 위한 기다린 붙박이 작업장 등을 배치해서 즐거운 기분상태에서 소소한 일상생활이 유지되도록 했다. 그냥 거실에 앉아 책을 읽거나 사색을 하는 행위만으로 충분히 하루에 필요한 빛을 쬘 수 있다.

 


계단과 난간은 오픈 타입으로 디자인해서 시각적으로 넓어보이도록 했다. 2층에서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의 디딤판 사이로 떨어지는 빛이 하얀 벽면에 너울진다.

 


빛이 쏟아지는 커다란 거실 채광창 아래서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부부의 모습. 힐링을 위해 따로 시간과 돈을 들여 여행길에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한 2층에서 올려다본 채광창은 마치 하늘을 액자에 담은 듯한데, 시시각각 변화하는 아름다운 하늘이 그대로 유입된다. 조각조각 프레임 속으로 들어오는 하늘은 아침과 저녁 혹은 맑은 날과 흐른 날의 하늘표정이 그대로 그림처럼 담겨진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 야수히로 야마시타(Yasuhiro Yamasita)는 도시에서 자연과 사람 간의 관계에 집중했다.

 


다락 바로 아래는 식당이 딸린 주방이 있다. 바로 옆 거실이 채광창 아래서 외부에 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면, 주방은 내부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대지 69m2 위에서 벌어진 마법 같은 일

 

그렇다고 해서 이 집이 너른 대지, 넉넉한 비용 등의 조건에서 지어진 것은 아니다. 대지는 다각형 모양인 데다 69.15㎡ 정도로 좁았다. 높이제한선 등과 같은 건축법상의 제약요소가 있었고, 건축주는 아이를 둔 평범한 젊은 부부였다. 집의 크기는 건축법에 따라 결정됐고, 채광창 크기는 유리의 최대 크기에서 결정됐다.

 

지형이 약 2.7미터의 단차가 있는 까닭에 남쪽 면 지하층에 차고입구를 배치하고, 서쪽 면 1층에 주출입구를 배치했다. 내부 계획은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라 지하층은 자전거 보관공간과 룸을, 1층은 마스터 욕실과 침실, 드레스룸을, 2층은 식당이 딸린 주방과 거실을, 3층 다락은 아이들 방으로 배치했다. 건축면적이 38.72㎡에 불과함에도, 각 공간(방)을 층으로 바라보는 개념을 적용해 주차공간은 물론 방 3개에 샤워실을 분리한 건식욕실, 주방 및 거실까지 모두 갖추었다.

 


좁지만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여러 곳에 수납 시스템을 적용했다. 간단한 작업이 가능한 기다란 붙박이 작업대, 계단 옆 수납가구, 조리대 뒤 빌트인 주방가구 등이 그것이다.

 


3층 다락은 아이방이다. 계단과 채광창 등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지붕 선에 의해 만들어진 경사진 천장이 판타지 공간을 만들어낸다.

 

채광창 아래의 커다란 빈 공간과 함께 계단과 난간은 오픈 타입으로 디자인해서 시각적 확장감을 꾀했다. 현관, 침실, 2층 계단, 거실, 주방, 다락 등 곳곳에 빌트인 가구를 넣어 수납문제도 해결했다. 인테리어 마감재는 환경적이면서도 실용을 따랐다. 벽과 천장은 화이트 톤으로 마무리하고, 가구와 바닥은 원목소재를 사용해서 깨끗하면서도 따뜻한 이미지가 감돌도록 했다. 거실 채광창 아래서 오손 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의 모습. 힐링을 위해 따로 시간과 돈을 들여 여행길에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건축가 YAMASHITA, Yasuhiro는 일본의 중견 건축가다. 회사명 ‘Tekuto’는 ‘천공인(天工人)’이라는 뜻이다. 건축과 천공(자연의 구조·섭리)+공인(물건을 만드는 사람)의 단어를 합친 조어로, 자연의 섭리에서 집을 짓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지역민들과의 협업도 그가 자주 이용하는 작업 방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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