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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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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택시장 트렌드] 쉐어하우스에서 그룹 리빙홈까지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의 주택시장은 새로운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사회경제적 변화와 함께 주택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 중심으로 쉐어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내집마련보다 임대를 선호하는 계층이 늘고 있다. 또 신규분양은 줄어드는 대신 리폼이 늘고 있으며, 고령자들을 위한 배리어 프리 주택과 쉐어하우스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최승철(이룸디앤씨 이사) 사진 주택저널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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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어하우스의 연인

 

지난 해 일본 NTV에서 방영한 드라마 가운데 ‘쉐어하우스의 연인’이란 작품이 있었다. 각각 남다른 사연을 가진 세 남녀가 쉐어하우스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휴먼 드라마였다. 이 밖에도 쉐어하우스를 무대로 하는 일본 드라마는 적지 않다. 드라마는 사회의 창이라고도 하거니와 일본에서 쉐어하우스는 더 이상 새로운 주거형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부터 쉐어하우스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직은 작은 움직임일 뿐이고 낯선 주거형태이기는 하지만 머지않아 일본처럼 보편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분야는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일본 전자업계를 제쳤고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를 압도하고 있지만 경제?사회 발전단계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조금은 앞서 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일본에서 일어났던 여러 사회현상들이 길지 않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우리나라에서 일어난다. 일본에서 유행하거나 성공적이었던 사업들이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그 시차가 점점 줄어들고 분야에 따라서는 역전되기도 했지만 주택시장만큼은 일본과 비슷한 흐름을 우리가 조금 늦게 따라가고 있다. 지금 한국의 주택산업계가 일본 주택시장에 관심을 두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쉐어하우스의 전성기 맞아

 

도쿄에서 전철로 3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타마 뉴타운은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 2005년경에 개발이 완료된 일본의 대표적인 신도시이다. 2000년 이곳을 취재하기 위해 만났던 일본 주택영단(住宅營團) 관계자는 “이곳은 일본 공동주택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장과 같다”고 말했다. 일본 주거양식의 변천사가 10년 단위로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30만 인구를 수용했던 이 거대한 뉴타운은 지금 인구 20만의 쇠락한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비싼 도심의 집값을 당해낼 수 없었던 도쿄 주민들에게 좀 더 싸고 편리하며 쾌적한 주거를 제공해 주었던 타마 뉴타운은 이제 ‘올드타운’이 되었다. 많은 주민들이 이곳을 떠났다. 또 하나의 역사가 나이테처럼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집에 관한 가장 흔한 경구는 ‘집은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는 말이다. 주택 또는 주거양식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때 까지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의 모든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한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따라 주택시장도 주거문화도 바뀐다. 주택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버블 붕괴 후 일본의 주택시장과 주택업계를 움직인 가장 큰 요인이 인구구조의 변화라고 지적되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2005년 일본총합연구소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 주택시장’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인구구조는 젊은 세대의 두께가 줄어드는 한편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며 주택업계는 이에 따른 주택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지적대로 20~30세의 젊은 세대 인구는 계속 줄었다. 그와 함께 신규분양 주택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도심의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서 떠밀리듯 통근 한시간 거리의 교외로 떠나서라도 내집을 마련했던 지난 세대와는 달리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그렇게까지 해서 집을 사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 보다는 어떻게든 도심에 머물러 그들의 도회적인 삶을 유지하고자 했다. 비싼 교통비와 기회비용을 지불하면서 교외로 나가는 것 보다는 주거비 지출을 조금 늘리더라도 도심에 남아 있겠다는 도시지향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버블 이전의 세대와 지금의 세대의 라이프 사이클이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 경제가 호황을 이루었던 시절, 일본 기업들은 많이 고용했고 또 평생 고용했다.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난 어린 아이가 성장해 학교를 졸업하고 한 기업에 입사하면 그 곳에 뼈를 묻던 것이 잘 나가던 시절 일본 기업의 관행이었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기숙사와 사택을 제공해 자신의 집을 갖기 전까지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왔다.

 

하지만 버블 붕괴 후 이어진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종신고용의 신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유례없는 취업난으로 프리터와 계약직 사원이 양산됐다. 젊은이들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결혼 적령기도 내집 마련 시기도 미루어졌다. 국민의 라이프 사이클 자체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변화의 바람은 제일 먼저 쉐어하우스라는 새로운 주거형태의 확산을 가져왔다. 지금 일본은 쉐어하우스 전성시대라 할 정도다. 다양한 종류의 쉐어하우스를 전국의 도시 어디서든 손쉽게 만날 수 있으며 전문업체만도 수십개사에 이른다.

 

임대주택 보다는 쉐어하우스

 

일본의 쉐어하우스는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던 게스트 하우스가 발전한 형태이다. 버블 붕괴 후 계약직 사원들과 프리터들이 늘어나면서 도심을 떠나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에게 편리한 새로운 주거방식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쉐어하우스는 주방, 화장실, 거실 등을 함께 사용하면서 각자의 방만 개인공간으로 사용하는 주거형태다. 집을 공간적으로, 기능적으로 나눠 사용함으로써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주거비용도 낮출 수 있다. 또한 보증금이 없고 월세만으로 단기간도 생활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대도시의 도심, 또는 도심과 가까운 거리에 건축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회사와 가까운 곳에 얻으면 출퇴근 교통비의 지출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터나 계약직 사원 등에게는 최고의 선택으로 꼽힌다. 지금은 젊은이들을 넘어 전 연령대로 수요층을 넓혀 가고 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나이에 관계없이 단독세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쉐어하우스의 건축 및 공급 시스템도 발전했다. 초기의 쉐어하우스는 대부분 개인의 가정집을 개조한 것이었다. 그러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투자의 한 방식으로 쉐어하우스를 겨냥한 주택을 짓기 시작했고 전문 건설회사와 유통회사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쉐어하우스는 지금도 은퇴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쉐어하우스 투자기법이란 책이 인기를 끌 정도다.

 

요즘은 보다 전문적이고 깔끔한 새로운 형태의 쉐어하우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의 자유로운 이용을 위한 무선 랜 시설과 컴퓨터 시설 등은 기본이고 체력단련실, 비디오 감상실, 당구장, 좀 더 넓은 식당 등을 갖춘 쉐어하우스들이 보편화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쉐어하우스 전문업체인 ‘프레시룸’사는 최근 카페 스타일의, 새로운 개념의 쉐어하우스와 여성 전용 쉐어하우스를 내놓았다.

 

쉐어하우스의 임대료는 싼 편은 아니다. 도쿄의 경우 1개월 임대료가 통상 5만엔~6만엔 수준. 비싼 곳은 7만엔에 이르는 곳도 있다. 민간 임대주택 임대료는 최소 10만엔. 낡고 작은 방 하나에 침실, 주방, 화장실 정도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원룸쯤 된다. 쉐어하우스는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의 공간이 공용공간으로 빠져 있는 것.

 

하지만 대부분의 쉐어하우스 이용자들은 그에 따른 불편은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선 집에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고 식사 또한 대부분 밖에서 해결할 수 있는 데다 공용공간인 주방에서 직접 해먹는 것도 그리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대주택보다 쉐어하우스를 선택하는 것은 집은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정도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딱 맞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공간이 깨끗하고 편리하다면 그 정도의 비용은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쉐어하우스 전문업체들은 전국적으로 수천개의 쉐어하우스를 임대 관리한다. 일부 직영도 있지만 대부분 집 주인으로부터 관리를 위임받아 관리하는 방식. 직접 소규모 건물들을 매입해 쉐어하우스로 개조하거나, 전문 쉐어하우스를 건축해 체인형식으로 관리하는 업체들도 있다.

 

쉐어하우스는 앞으로도 당분간 일본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형태의 하나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해 사회에 진출한 젊은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거형태는(부모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지 않은 한) 민간 임대주택이나 쉐어하우스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대주택보다는 쉐어하우스가 보다 깔끔하고 컴팩트한 생활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본의 임대주택 공실률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

 

“내집 마련은 일생에 한번 뿐인 큰 쇼핑”

 

처음으로 내집을 장만하는 시기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요즘은 30대 중반을 넘어서 내집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왜 집을 사려고 하지 않는 걸까? 꽤나 비싼 비용을 부담하면서 쉐어하우스나 임대주택에 사는 걸 선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버블 붕괴기의 교육효과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버블 붕괴의 쓰라린 경험으로 그들은 더 이상 집값과 땅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집을 사서 집값이 오르면 되팔아 이익을 챙길 수 있다거나, 설사 집값은 오르지 않아도 땅값은 오를 것이라는 등의 낙관적인 생각은 이제 아예 하지 않는다.

 

일본인들 특유의 성향도 한 이유가 된다는 견해도 있다. 일본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최대한 폐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을 최선으로 생각하며 가능한 한 이웃과의 접촉을 꺼려한다. 친한 친구 사이가 아니면 집을 보여주지 않을 정도로 배타성이 강하다.

 

그런데 이웃에 신경이 쓰이거나 못마땅한 사람이 살 경우 임대주택이라면 이사해 버리면 그만이지만 내집이라면 이도 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걸 두려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 회사 가운데 종신 고용은 하지 못하더라도 직원의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는 점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집을 아주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집을 사는 것은 일생에 한 번이면 족한 커다란 쇼핑’이라는게 일본 젊은이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때문에 서둘러 내집 마련을 하기 보다는 꼼꼼한 라이프 플랜 아래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자녀가 생기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주거생활의 안정이라는 것은 우리나라나 일본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나 공통이다. 임대주택 시스템이 아무리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내집을 갖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다.

 

저출산, 만혼의 영향으로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는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10년경부터 30~34세 계층 세대주의 내집 마련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대신 30대 중반 이후의 내집 마련 수요는 조금씩 늘고 있다. 이들은 단독주택이나 중소규모의 맨션(우리나라로 치면 분양아파트)을 구입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단독주택 공급이 많다.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는 이들의 경우 거주면적이 넓어지는 것이 요즘 추세다. 수요층 자체에서 넓은 주택을 지향하는 특성이 강세를 보인다. 내집 마련 시기가 늦어진 반면 세대주(또는 부부)의 주택구입자금 동원능력이 높아진 데다 땅값 하락 등으로 주택취득 능력이 높아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요즘 분양되는 단독주택 단지나 맨션의 기본 컨셉은 가족, 힐링, 안전 등이다. 여기에 기본으로 디지털의 편리함이 깔려 있다. 신규분양 맨션의 카달로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가족, 그린, 스마트, 슬로우 등이다.

 

분양 맨션 인기 되살아나나

 

버블기 전후에 취득한 교외의 자택에 사는 베이비 붐 세대들 가운데는 도심의 맨션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하는 수요가 의외로 많다. 주택취득 능력도 충분한 편이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심의 고급 분양 맨션들이 새삼스럽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해 9월 ‘노무라(野村) 부동산’은 도쿄 신주쿠에서 대규모 맨션을 분양했다. 1차 물량이 482 가구로 지난 해 당시까지는 도쿄 도심 최대 물량의 맨션 공급이었다. 당초 노무라 부동산은 1차 분양 결과가 부진할 경우 2차부터는 물량을 줄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분양 하루만에 완전 분양을 기록한 것이다. 로열층 가격이 1억7000만엔에 이르는 고가였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노무라 부동산의 맨션 브랜드는 ‘프라우도(proud)’.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新海 誠)와 함께 단편 애니메이션 ‘だれかのまなざし(누군가의 눈빛)’을 제작해 방영할 정도로 마케팅에도 힘쓴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최근 2년간 주택공급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견주택건설사 ‘다이와(大和) 하우스’는 ‘프레미스트’라는 브랜드의 고급맨션을 지난 해만 전국적으로 3500여 가구 공급했다(분양 맨션 공급량만으로 따지면 5위에 해당한다. 상위 랭커는 종합부동산사들이다). 다이와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세키스이(積水) 하우스’도 ‘그랜드 메종’이란 브랜드로 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맨션은 분양에서 입주 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베노믹스에 따르는 경기회복 기대심리와 소비세 증세를 앞두고 세금이 오르기 전에 미리 구입해 두자는 심리 등이 맞물린 것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도심으로 복귀하려는 베이비 붐 세대의 움직임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로 일본의 맨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8월 한 달 동안의 도쿄 등 수도권 신축맨션 판매건수는 5000여 가구로 지난 해 동기 대비 무려 77.3%나 증가했다. 수도권 신규맨션 판매량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오사카 등 지방 대도시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오사카 고베 등지의 맨션 판매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85%나 늘었다.

 

이 연구소는 앞으로도 부동산경기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맨션 분양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니시마 고준(高島 準司) ‘스미토모(住友) 부동산’ 사장도 “경기회복 기대심리와 도쿄올림픽 개최라는 호재가 겹쳐 부동산경기는 당분간 활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분야도 주문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의 트렌드는 에너지 프리 주택. ‘히가시니혼(東日本) 하우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에너지 프리 주문주택 공급에 적극적인 회사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태양열을 이용해 자체 전력 공급을 가능케 함으로써 전기요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되는 ‘솔라 제로(Solar Zero)’라는 브랜드의 주택 시리즈를 공급해 인기를 끌고 있다. 세키스이 하우스도 ‘그린 퍼스트’라는 브랜드로 제로 에너지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프리 주택은 주거비용이 적게 들 뿐 아니라 고성능 단열자재를 사용하고 청결한 주거환경을 보장하는 시공법을 채용한 건강주택이란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그에 따라 공급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고령자 대상 배리어 프리 주택 리폼 늘어

 

일본 후생성은 지난 해 12월 2013년 자국내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5만4391명이라고 발표했다. 100세 이상 인구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다. 그리고 이미 초고령화 사회가 된 지 오래이며 계속 심화되어 가는 중이다.

일본 인구는 2007년 이래 자연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2013년의 경우 전년 대비 24만4000명 줄어들었다. 반면 65세 이상의 인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약 45%가 65세 이상의 초고령자로 구성될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사회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와 장치들이 마련되고 있다. 나라가 늙어가는 것은 나라의 활기를 잃어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은 일본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이다.

 

이는 당연히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일본 주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세대가 바로 중장년층과 고령자들이다. 이들의 다양한 주거욕구를 해결해 주기 위한 주문주택시장과 리폼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사는 물론 대부분의 주택건설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중장년 이후 주택수요자들의 시장을 공략 중이다.

 

좀 더 크고 멋진 새 맨션을 사서 이사하기 힘든 중장년층들은 기존 주택의 재건축이나 리폼을 선택한다. 최근 들어서는 배리어 프리 주택으로의 리폼이 일반화되고 있다. 배리어 프리란 장애인 및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 심리적 장벽을 없앤다는 것. 복도와 계단에 난간을 설치하고 실내의 단차를 해소하는 등 나이가 들어서도 사는 데 불편함이 없는 집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배리어 프리 주택으로의 리폼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위한 상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택설비업체인 ‘릭실(LIXIL)’은 고령자의 계단사고가 많은 점에 착안해 사람이 통과할 때 점등되는 안전 손잡이를 개발, 연간 매출액을 20~30% 신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와이케이케이캡(YKKAP)’은 휠체어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출입문을 개조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휠체어로 출입 가능한 창문을 발매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욕실전문업체 ‘토토(TOTO)’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해 전원만 연결하면 침대 옆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수세식 변기 등 다양한 고령자 대상 욕실용품을 개발했다. 이 회사의 일본내 매출액의 70%는 주택개조와 관련된 매출이 차지할 정도가 됐다. 이밖에도 고령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화면을 크게 한 인터폰 등 배리어 프리 주택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배리어 프리 주택을 리폼하는 세대와 건설업체에 대한 저리 융자 등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75세 이상 가구가 크게 증가할 것을 감안하면 배리어 프리 리폼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2025년의 리폼 수요는 412만호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고령자들을 위한 그룹 리빙홈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75세 이상의 부모를 50대의 아들이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고령자가 초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일본에서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구는 급격하게 줄고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도 다를 바 없다. 이 때문에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있으며 고독사나 자살, 정신질환 등 초고령자들의 복지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는 2001년 ‘고령자 거주안정 확보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먼저 민간 임대주택을 노인에게 적합하게 리폼한 후 공급하는 시스템이 시도됐다. 하지만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의 경우 고령자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고령자들의 입주를 기피하는 사례가 늘어났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고령자들을 받아들이는 민간 주택사업자에게 임대료 채무를 보증해주는 제도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고령자용 임대시장에 정부가 정한 기준을 밑도는 조잡한 물건들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거주 시설의 안전을 책임질 ‘서비스 포함 등록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고령자 서비스 포함 주택 한 채를 짓는 경우 1천만 엔을 보조해 주고 있다. 이렇게 되자 주택건설회사와 부동산회사 그리고 의료법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 임대주택 공실률은 20% 정도. 이 임대주택을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 포함 주택으로 바꾸어 공급하는 시장이 생긴 것이다. 고령자 주택은 오는 2020년쯤에 연간 6만호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룹 리빙홈’이란 주거형태도 제안되고 있다. 기존의 실버타운이나 요양원 등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한 아이디어 상품인데 ‘오래 살던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안심하고 살고 싶다’는 노인들의 마음을 최대한 반영한 주거상품이다.

 

그룹 리빙홈은 그 지역의 60대~80대의 혈연관계가 없는 노인(특히 여성)들이 대상이 된다. 여성 위주로 이루어지는 것은 고령자 가운데 남자만 독신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남편을 사별하고 여자 혼자 남아 있는 노인들이 많은데 각자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면서 함께 살아간다는게 그룹 리빙홈의 컨셉트이다.

 

그룹 리빙 홈은 도시 교외의 자연환경이 좋은 지역에 지어진다. 의료시설이 가깝고 편의시설과도 가까운 곳이 적지다. 건물은 가정을 연상시키는 단독주택 형식으로 지어진다. 고령자들에 맞게 배리어 프리 설계를 채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규모가 커지면 그런 주택을 추가로 더 지으면 된다.

그 안에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을 두며 가능한 한 개인생활을 제한하지 않고 공동생활을 하도록 한다. 각자 취미생활을 골라 할 수 있고 복지시설과는 달리 애완동물도 자유롭게 기를 수 있다. 말하자면 고령자들의 쉐어하우스인 셈이다.

 

그룹 리빙홈은 평균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로 꼽히며 머지않아 인구의 40% 이상이 초고령자로 구성될 일본에서 노인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대안 가운데 하나로 꼽히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복지시설과 연계해 그룹 리빙홈을 지어 공급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일본의 주택업계는 앞으로 신규 분양 주택의 비율은 저하되는 한편 재건축, 리모델링, 리폼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고령자에 대한 대응도 바뀔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 노인 주거 요구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것을 주택수요로 표면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자와 장애인 대응 설비를 충실하게 해야 하며 중장년 세대의 교체 수요, 노인가구의 리폼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선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우리 나라 주택업계의 경우도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성큼 앞에 다가와 있는 머지 않은 장래의 일이다. 뭔가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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