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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케치]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를 가다

서울 중구 을지로 281. 옛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새로 지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이하 DDP)가 오는 3월21일 개관한다.

개관을 두달여 앞둔 지난 1월10일, DDP 운영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은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사전 공개행사를 열었다.

 80년 넘게 한국 근현대사의 빛과 그림자를 담아온 동대문운동장을 대신해,철거에서부터 건축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DDP가 서울시민의 품에 성공적으로 안길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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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P 항공 사진 전경



응답하라 동대문! 응답하라 DDP!

고개가 갸웃해진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이하 DDP)라는 명칭의 이 건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머리속은 미래공상과학영화에서 봄직한 미확인비행물체들을 조합해 내느라 분주해진다. 어느 구석에서도 일상적인 직선과 대칭은 찾아볼 수 없고 외장에서부터 내피까지 모두 곡선이나 사면 혹은 비대칭으로 이뤄진 3차원 건축물은, 건축가 스스로 표명한 ‘외계적 건축미’라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다.

 


 DDP 외부 동선과 주변 지역을 연계하는 다리

 

혁신적인 건축물이라는 점에는 공감할 수 있을지언정, 해체된 옛 기억의 서러움과 새로운 존재의 낯설음이 얽히는 불편함을 막을 도리는 없어 보인다. DDP는 서울시 신청사 만큼이나 많은 논란을 낳은 공공건축물이다.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는 문제에서부터 반대여론이 거셌다.

 

결국 강행하듯 빠르게 진척된 DDP계획은 국제지명초청 현상설계, 문화재 발굴과 복원작업, 5000억 가까운 막대한 공사비와 설계 변경 등 숱한 문제와 고비를 맞았다. 오는 3월21일 개관을 앞두고 공개된 DDP에 대한 여론은 기대감보다는 반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배움터로 연결되는 경사형 잔디광장

 

1925년 건립된 후 2007년12월 철거를 시작할때까지 팔십해가 넘도록 근현대사의 희노애락이 깃든 공간이자 대표적인 근대건축물로 존재하던 동대문운동장이다. 워낙에 상징성이 컸던 그의 부재와 맞바꿀 만큼 DDP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러한 여론을 인식하지 못 했을 리 없는 서울디자인재단은 개관 보다 두 달이나 앞선 지난 1월10일 기자초청투어를 개최하는 등 서둘러 DDP 홍보전을 개시했다.

 


각종 비즈니스 홀로 사용되는 알림터

 

 

디자인·창조산업의 발신지 기약

DDP는 디자인·창조산업의 발신지를 꾀한다. 세계 디자인 트렌드와 디자인 혁신사례를 소개하는 장이자 대한민국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새로운 생각, 다양한 인재, 더 나은 생활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배움터(어린이체험공간)

 

총사업비로 4840억이 투입된 DDP는 대지면적 6만2692㎡, 연면적 8만6574㎡, 지하3층~지상4층 규모에 5개 공간과 15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5개 공간은 알림터, 배움터, 살림터, 디자인장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으로 나뉜다. 4개층에 달하는 층고를 개방해 눈길을 사로잡은 알림터(Art Hall)는 문화산업을 런칭하는 비즈니스홀이다. 국제회의, 연회, 페스티벌, 신제품발표회, 패션위크 등이 열린다. 배움터(Museum)에는 국내 최초의 어린이 체험놀이터와 디자인박물관, 디자인전시관, 디자인둘레길, 박물관카페가 들어선다. 살림터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소통하고 공유하는 비즈니스장으로 활용된다. 건물의 외부공간은 디자인장터로 쓰인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소통공간 살림터

 

24시간 개방되는 문화콘텐츠와 체험, 숍인숍이 결합된 복합시설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첫 론칭 상대로 간송미술관을 선택했다. 3년간 국보급 미술 소장품을 DDP에서 순차적으로 만나게 함으로써 ‘한국디자인의 원형’을 찾아보자는 의도다. 그밖에 디자인 스포츠전, 자하 하디즈 특별전, 엔조 마리 디자인전을 비롯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패션문화 비즈니스 사업인 제28회 서울패션위크가 개관에 맞춰 열린다. 명품건축을 지향하며 대형사업비를 감수한 DDP의 숙제가 바로 명품 콘텐츠 확보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 있는 살림터

 

 

세계 최대 규모 3차원 건축물

DDP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정형 건축물이다. 자하 하디드가 제안한 DDP설계안인 ‘환유의 풍경’은 동대문 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문화적·사회적·경제적 토대 위에 새로운 미래적 가치와 비전을 더한 동대문의 새 풍경을 담았다. 이를 위해 자하 하디드는 이른 새벽부터 밤이 저물 때까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해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으로 이뤄진 특유의 건축언어로 자연물과 인공물이 이음새 없이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DDP에는 초대형 지붕트러스와 3차원 구조가 적용돼 실내에 기둥이 최소화된 거대한 우주공간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을 취한다. BIM기술공법(빌딩정보모델화기술)이 핵심이다. 기존의 평면설계방식을 탈피해 3D설계방식을 적용해 정교한 곡선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완만한 내부 곡면부분에는 석고보드를, 급격한 곡면에는 GRG라는 천연석고반죽에 특수유리섬유를 첨가한 마감재를 적용해 내외부 공간을 일관성있게 완성해냈다.

 


 지하2층에서 지상4층까지 연계되는 계단실

 

DDP의 독특한 외관을 실현한 것은 1만4000여 장의 평판과, 3만1000여 장의 곡면판이다. 각기 다른 크기와 곡률이 적용된 알루미늄 패널이 처음 시도되는 특수공법과 첨단 설비와 만나 웅장함을 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세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녀의 혁신적인 디자인 감각으로 동대문이 갖는 상징성에 DDP라는 새로운 풍경을 더했다지만, 그녀의 설계의도가 대한민국 시민의 생각과 일치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앞으로 DDP가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 과연 서울시민과 호흡하며 어떤 역사를 만들어나갈지 역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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