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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은 집]
보석을 품은 집 까사 다이아몬드

자연 그대로의 원석에서 단단하고 아름다운 광채가 나는 보석을 만들어내는 작업 이상으로, 이종갑·변채근 부부에게 집짓기란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보석의 이미지를 구현한 독특한 지붕이 돋보이는 50대 부부의 집, ‘까사 다이아몬드’를 공개한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1 숨바꼭질 같은 집짓기. 

이종갑·변채근 부부가 지금의 집을 얻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8개월에 걸친 긴긴 설계 작업과 20차례가 넘는 설계미팅을 통해 마음에 쏙 드는 설계안을 받아들고서도, 잠시 호흡을 골라야 했으니까.

 


마당에서 바라본 집은 손을 오므린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완공된 부부의 집은 독특한 생김새로 인해 충주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 주택이 되었다

 


 

청주시내의 밀폐된 아파트를 벗어나 조용한 공간을 얻고 싶었던 아내는 마음이 다급했지만, 도심과 가까운 주택단지에 살고 싶다는 남편의 청에 따라 이미 구입한 땅을 처분하고 새 터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아파트단지와 가깝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계명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지금의 터를 찾자, 이번에는 건축가 류철이 스페인으로 떠나버려 착공에 어려움을 겪었다. 건축가가 남겨놓은 설계안을 받아드는 시공사들마다 난생 처음 보는 지붕 형태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인데, 결국은 건축가가 찾은 노련한 시공사를 만나고서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숨바꼭질 같은 집짓기 과정을 거쳐 지난해 10월 ‘까사 다이아몬드’에 입주했다.

 




 


집 앞으로 펼쳐지는 넓은 마당은 잔디로 조성하고 갖가지 나무와 유실수를 심었다. 보석모양처럼 솟아오른 지붕으로 인해 보는 방향에 따라 다채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1층 외벽은 일본산 세라믹소재로 마감하고 지붕에는 컬러강판을 덮었다.

 


1 2층의 테라스를 길게 빼내자, 1층 안방 앞에는 깊숙한 테라스가 만들어졌다. 도로변에서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다. 2 엄지처럼 튀어나온 부분은 식탁이 있는 자리로 마당을 전망할 수 있는 창을 마련한 것이 보인다.

 


 

 

#2 ‘까사 다이아몬드’에 숨은 뜻은...

‘까사 다이아몬드’는 집 모양을 본 딴 이름이기 이전에,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부부의 외아들을 향한 각별한 사랑과 희망을 함축해 놓은 이름이다. 집주인의 삶과 가치관을 담겠다는 신념 하나로, 건축가는 보석 모양의 지붕 모형을 만들고 부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지난 23년간 부모로서 지극정성의 헌신을 다해온 부부에게 헌사하는 집을 지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구부러진 형태의 배치 덕분에 가까이 다가서야만 보이는 내밀한 안마당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안마당을 사이에 두고 거실과 주방이 서로 마주보게 된다.

 

건축가는 ‘넉넉한 원석 위로 솟아오른 보석’이라는 콘셉트로 공간을 만들어나갔다. 보석의 재료가 되는 원석이자 부모의 존재를 의미하는 1층은 긴 직육면체를 구부려 손으로 보석을 감싸안은 듯한 포즈로 배치했다. 원석에서 태어나는 보석이자 아들의 존재를 의미하는 2층은 매끈하게 연마된 다면체 보석의 단면들을 연상시키는 복잡한 지붕구조가 솟아올라있다. 지붕공사에만 한달을 꼬박 쏟아 부었을 정도로 난이도 높은 지붕은 목구조로 실현할 수 있었다. 집주인이 목조주택을 짓겠다는 의지도 있었지만, 목구조가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힘든 공사이기도 했다.

 


 다채로운 공간감을 주는 거실의 전경이다. 너른 잔디마당과 내밀한 안마당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누가 봐도 지난한 집짓기 과정이었지만, 아내는 만족스럽다.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건축가를 믿었다고 말하고, 건축가는 아집을 버리는 대신 건축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고 말하고 있다.

 


 지붕의 구조를 훤히 드러낸 거실. 나무로 마감한 지붕이 쾌적한 느낌을 준다. 지붕이 모이는 곳의 우뚝 솟은 기둥에 녹슨 철판의 느낌이 물씬한 스페인산 페인트를 칠하고 그 앞으로 벽난로를 설치해 인테리어 효과를 냈다.

 

 

#3 좀 남다른 집에 살고 싶었죠.

아름다운 집은 사람을 위로한다. 까사 다이아몬드 실내로 들어서면 그런 생각이 더욱 짙어진다. 회랑처럼 구부러진 동선을 따라 쏟아지는 햇살에서 전해지는 따뜻함과 나무로 뒤덮인 천장이 주는 안락함 때문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그런 집이다.

 

긴 매스를 구부려 ㄷ자처럼 전개되는 1층은 개방감이 좋다. 전면의 통창을 통해 너른 마당이 내다보이고, 구부러진 안쪽에는 사적인 안마당이 자리잡고 있다. 집안 어느 곳에서나 바깥이 잘 조망되는 구조여서 막힘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2층은 아들의 생활공간이다. 침실에서 나갈 수 있도록 동쪽으로 넓게 빼낸 테라스가 마음을 탁 트이게 만드는 그런 공간이다. 부부에게 보석 같은 존재인 아들은 보석 모양의 지붕 사이로 난 창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내일을 꿈꿀 것이다.

 


 주방에서 거실이 건너다 보인다. 동선을 따라 정오까지 햇살이 가득 들어찬다.

 


 1층의 메인욕실. 천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이 특별한 느낌을 준다. 바닥과 벽 전체를 타일 대신 방수기능이 있는 스페인산 친환경페인트로 칠했다.

 

아내는 가족이 머물고 사용하는 모든 것에 친환경자재와 원료를 고집했다. 나노기술로 만든 스페인산 천연페인트로 벽면을 마감했고, 지열시스템으로 냉난방을 해결했다. 목조주택을 고집했던 이유도 환경에 대한 확고한 신념 때문이었다. 도통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아내가 이 집에 살면서 움츠린 어깨를 활짝 펼 수 있게 된 것도 목조주택의 높은 단열성능 덕분이라고 여기고 있다.

 


 



1 2층 아들의 생활공간. 보석 모양으로 솟아오른 지붕 부분에 해당된다. 2 2층 욕실이다. 다른 욕실과 마찬가지로 페인트로 마감하고 천창을 내어 자연채광을 즐길 수 있게 했다.

 

 

#4 집보다는 정원.

아내가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은 집보다는 정원이다. 정원을 얻을 방도로 집짓기를 생각했던 것이다. 지금은 집이 더 부각되어 보이지만 새 봄이 되면 역전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호언한다. 20년 넘게 아이를 키우는 일에 집중하느라 많은 소망을 접어두어야 했던 아내는 집 짓는 내내 나무를 구하러 다니며 그동안 꿈꿔온 정원의 모습에 다가서기 시작했다. 정원은 그런 아내에게 새로운 안식처이자 놀이터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러는 사이 아들은 엄마의 품을 떠나는 홀로서기를 연습하게 된다.

 


 아들의 서재와 침실을 분리했다. 벽의 모양을 따라 서재의 창 모양에도 변화를 주었다.

 

바지런해 보이는 아내는 이미 멋드러진 배롱나무와 과실수들을 너른 마당 주변으로 심어 놓았고, 긴 벤치와 의자도 만들어 놓았다. 도자로 화분 굽는 방법을 직접 배워 예쁜 화초를 심어볼 생각으로 새 봄이 오기만을 벼르고 있다.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지붕 구조가 다채롭다.

 

 

류철

홍익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에서 건축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MA:AR건축디자인랩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교통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지내며 2011년 한국교통대학교 최우수교수상(외래교수부문)을 받기도 했다. 부산 THE PARK 동물원 프로젝트, 장안 힐스테이트 환경디자인, 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 마리스칼전 전시기획을 총괄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나비픽쳐스, 파고다 본사리모델링, 삼천동주택, 송첨재, 까사 다이아몬드 등이 있다. 건축과 인테리어, 조경, 전시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컬처믹스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www.maar.co.kr, 02-228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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