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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임대주택의 새로운 도전03]
[방학동 두레주택] 따로 또 같이

서울시가 도봉구 방학동에 국내 최초로 셰어하우스형 임대주택을 선보였다. 각각 2세대, 6세대를 공급하는 2개동의 두레주택이 그것이다. 거실과 주방은 함께, 방과 욕실은 따로 쓰는 새로운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이다. 두레주택은 방학동 일대 주거환경관리사업과 더불어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서울시가 추진하는 임대주택 8만호 공급 계획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셰어하우스형 임대주택 ‘두레주택’이다. 두레주택이란 입주한 세대가 방이나 화장실은 개별로 사용해 사생활은 보장하되 주방 및 거실 등 주택의 일부를 건물 내 이웃 세대와 공유하는 주택을 말한다.

 

셰어하우스는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이나 북유럽 등지에선 일반화된 주택형태로, 국내에서도 2011년 처음 시도된 바 있다. 서대문구 연희동에 지하1층~지상5층 규모에 37개실로 이뤄진 ‘수목 마이바움 연희’가 그곳이다. 이후 2013년에 민간사업자들을 통해 10채 이상의 셰어하우스가 공급되면서 그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셰어하우스를 공공임대주택에 도입한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셰어하우스가 주는 이점은 여러 가지로, 전용공간을 축소해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공동체 생활이 홀로 사는 1~2인 가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세대주택 매입해 리모델링, 순환주택도 있어

방학동 두레주택은 서울시가 방학동 주거환경관리사업 구역 내에 위치한 단독주택을 매입해 고친 것이다.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떨어진 주택 2채를 총 8세대가 입주하는 셰어하우스형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했다.

그중 한 채는 136㎡면적에 지하1층~지상2층 규모다. 1층과 2층에 각각 한 세대가 입주해 개인공간을 사용하고 1층의 주방과 거실을 공유한다. 2층은 방 2개로 구성돼 2인 가구나 영유아를 동반한 신혼부부가 넉넉히 사용할 수 있다.

 


  소형 두레주택의 외관. 층별로 입주자가 생활하고 1층의 주방과 거실을 공유한다.

 

나머지 한 주택은 313㎡면적에 지하1층~지상2층으로 이뤄진 대형 단독주택이다. 층별로 방 3개가 배치돼 있고 화장실은 각 방마다 개별적으로 설치됐다. 출입문 하나를 사용하며 총 6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1층에 위치한 101호는 순환주택으로 쓰인다. 순환주택이란 방학동 내 도시재생사업 등 재개발로 지역민이 잠시 이사를 해야 할 때 내어주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두레주택의 입주자들 뿐 아니라 방학동 지역주민과의 소통도 가능해져 더 넓은 의미의 공동체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2층의 테라스 공간이다. 공간이 충분해 빨래를 널거나 평상을 놓아 휴식공간을 삼아도 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테라스와 이어진 201호와 203호의 창호엔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가림막을 달았다.

 


 대형 두레주택 2층 공용 거실

 

 

지역민 우선 선발, 면접 통해 최종 입주자 결정

두레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울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여야 하고 본인과 세대원 전체 소득의 합계가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의 110% 이하여야 한다. 이를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 가구의 경우 소득이 월 평균 181만1916원 이하여야 한다.

그 외 예비 입주자는 도봉구 방학동 주거환경관리사업 구역 내 거주자가 1순위, 도봉구 거주자가 2순위, 서울시 거주자가 3순위로 결정된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최초 신청자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최장 10년 임대가 가능하다. 보증금은 세대별 면적에 따라 1500만에서 4000만원 선이고, 월 임대료는 10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70% 수준이다. 입주자가 원하면 보증금과 임대료는 상호 전환할 수 있다.

 


1 대형 두레주택 201호. 투룸 구조로 2인가구가 생활할 수 있다.

2 1층에 위치한 방은 안전을 위해 방범창을 설치했다.

 

지난해 4월 두레주택이 시범주택으로 첫 선을 보일 때, 2가구를 우선 선발했다. 직장인 1인 가구는 개인 사정으로 입주를 포기했고 신혼부부가 소형주택 2층에 입주했다. 신혼부부는 두레주택 프로그램의 처음부터 참여해 리모델링 설계와 두레약속 초안 작성에 대해 의견을 활발하게 제시했다. 현재 남아 있는 6세대는 2013년 12월 말 입주자 신청을 시작해 올 1월 초 예비 입주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다른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두레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바로 입주민의 면접이다. 서류심사를 통해 선발가구 2배수의 예비 입주자를 선정하면 이들을 대상으로 워크숍과 면접이 이뤄진다. 공동체 생활을 성실히 해나갈 수 있는지 심사하는 자리다. 서울시 담당 공무원과 전문가, 지역 복지관 위원, 함께 생활할 입주민과 지역주민 등이 참여한다. 일상생활의 상당부분을 공유하는 만큼 선발과정이 까다롭다. 단순히 주거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입주자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3개월 내 입주를 마무리해야 한다.

 


1 화장실을 방안에 두어 사생활을 보장한다.

2 현관 및 신발장. 현관 안쪽 신발장은 잠금장치가 돼있다.

 

두레주택 입주자들은 입주자 생활 약속인 ‘두레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는 성공적인 공동체 생활을 위해 입주민 간 지켜야 할 사항을 말한다. 한 집에서 살아야 하는 만큼 생활규칙 준수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마련한 약속이다. 구체적인 약속 내용은 모든 입주자가 합의해 정할 수 있고 지키지 않았을 때 부과되는 패널티도 입주자가 자율적으로 정하게 된다.

 


 공용공간으로 사용되는 주방

 

 

활발한 입주자 소통과 수요파악이 남은 과제

두레주택이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한 새로운 주거모델이라는 점에서 각계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서울시는 “두레주택은 이웃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자율적인 주거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새로운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는 두레주택을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두레주택 2개동의 지하를 지역민을 위한 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방학동을 기반으로 예술 활동을 펼치는 작가를 입주시켜 오픈 스튜디오로 활용할 계획으로 입주 작가 선정에 나섰다. 두레주택에 사는 사람간의 소통만이 아닌, 지역 주민과의 소통과 문화 복지에도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1 2층에 달린 테라스.

2 6인용 테이블이 있어 입주자끼리 모여 식사할 수 있다.

3 대형주택의 지하공간. 방학동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

 

그러나 셰어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이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셰어하우스형 주거에 대한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셰어하우스의 국내도입사례도 적은데다 지금까지 민간사업자가 공급한 셰어하우스는 모두 대학생이나 2~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주택이었다. 이들은 고시원이나 기숙사 등 공유 생활에 익숙한 편이지만 30대 이상 중장년층에겐 아직 생소한 주거형태다. 연령과 직업, 관심사가 다양한 이들을 소득기준으로 선발해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사생활 보호와 보안도 문제요인으로 꼽힌다. 방음 등 완전한 사생활 독립이 불가능하고, 특히 남녀 입주자가 함께 사는 경우 보안이 취약할 수 있다. 방학동 두레주택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선 서울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모니터링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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