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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프를 위한 워너비 인테리어]
[광진구 최고요 씨]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으로 완성한 인테리어

군자동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평범한 다세대 주택 1층에 절대 평범하지 않은 최고요 씨의 집이 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신발장에서부터 선반 하나, 액자 하나까지 자신의 취향을 듬뿍 담아 직접 만들고 골랐다. 그래서 이곳은 집주인을 그대로 닮아있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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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요 씨의 집은 여느 원룸과는 달랐다. 우리가 흔히 원룸 인테리어 노하우로 알고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넓어 보이려고 애쓰거나 수납공간을 늘리려고 하지 않았다. 좁은 공간은 좁은 대로 사용하고 들어갈 곳 없는 물건들은 오히려 밖으로 꺼내두었다.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조건들은 과감히 포기하고 수용하는 것이 최고요 씨만의 인테리어 방법이란다.

 

최고요 씨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호주에서 셰어하우스를 운영할 때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녀가 호주 시드니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집을 구해 셰어하우스를 운영했다. 초기자본금을 아끼기 위해 외곽의 낡은 집을 구해 발품을 팔아 가구를 구입하고 직접 쓸고 닦으며 인테리어를 했다고. 그 때부터 생긴 사는 공간에 대한 애착이 지금의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탄생시켰다.

 


1 프리랜서 디자이너 최고요 씨

2 주방에 놓인 수납장. 예쁜 병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높였다.

 

군자동 원룸 인테리어는 디테일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공간이 좁은 부엌에서 고요 씨의 인테리어 감각이 잘 드러난다. 답답한 느낌을 피하기 위해 시선이 닿는 벽과 수납장, 가스레인지와 접시꽂이까지 하얀색으로 맞췄다. 거기에 문고리와 수납장의 손잡이는 검은색으로 통일시켰다. 하얀색 바탕에 포인트가 될 뿐만 아니라 산만한 장식을 줄여 넓어 보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부 수납장 문엔 검은색의 칠판을 덧댔다. 메모를 적는 기능뿐 아니라 칠판 자체로도 인테리어 효과를 낸다.

주방창문의 공간도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벽에서 20cm정도 들어간 창문 앞에 나무상판을 올려 식기도구를 보관하고 위에는 키친타월을 끼우는 봉을 달았다. 그리고 수납공간의 배경이 되는 주방창틀을 밝은 노란색으로 칠해 산뜻한 느낌을 냈다. 또한 눈길을 끄는 것은 아기자기한 병들이다. 공간이 부족해 안에 넣어두지 못하고 밖에 꺼내어 두는 물건은 진열된 상태로 예뻐 보일 수 있게 특이한 디자인의 병이나 물건을 고른다고. 실제로 주방세제를 초록색 음료수병에 옮겨 담아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방 내부. 직접 만든 소품으로 개성을 드러냈다.

 

 

가구의 용도를 구분해 공간을 분리

최고요 씨의 방엔 테이블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디자인 작업을 하는 큰 책상과 다른 하나는 미니 테이블. 좁은 원룸에 왜 굳이 테이블을 두 개 두었냐고 물었더니 최고요 씨는 테이블 두 개는 용도가 다르다고 대답했다. 생활공간과 작업공간을 분리하고 싶지만 공간이 협소해 힘들었단다. 대신 책상에선 작업만 하고 식사나 휴식 등 다른 생활은 일체 하지 않아 심리적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벽 곳곳에 걸린 액자도 눈에 띄었다. 직접 그리거나 잡지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오려 액자를 만들어 걸었다. ‘The lightness of being’. 거울 위에 놓인 액자가 예쁘다고 칭찬했더니 최고요 씨가 평소 좋아하는 문구를 표현한 것이라고. 직접 그린 그림만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소품이 또 있을까. 큰돈을 들여 새 가구를 사거나 좋은 소품을 이용하지 않고도 저렴하게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방법이다. 굳이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평소에 마음에 둔 사진이나 그림을 재구성해 만들 수도 있으니 따라해볼만 하다.

 

집은 영감을 주는 곳이라는 최고요 씨. 이곳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마음껏 펼쳐 보이며 자신만의 집을 만들어 가고 있다.

 


1 민트색 콘솔은 중고가게에서 구입해 페인트칠을 했다. 식사는 미니테이블에서 한다.

2 침대 헤드부분에 행거를 놓았다. 지저분한 행거 아랫부분은 침대가 가려준다.

3 옷장을 벽에서 살짝 띄우고 생긴 공간에 청소기를 수납했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수납공간이다.

 

 

Q. 지금 집 선택 이유

지금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 1층은 낡아서 좋았다. 집을 구하다보면 물론 외관이 깨끗하고 시설이 좋은 소위 풀옵션 원룸도 보게 된다. 그러나 그런 곳은 내가 손댈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내가 고른 가구를 들여놓을 필요도, 공간도 없고 완비된 가구의 위치를 바꿀 수도 없다. 벽에 못을 박거나 벽지를 바꾸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없는 집은 선택하지 않는다. 내 취향이 반영되지 않는 곳은 아무리 편리해도 내 공간이라는 애착이 생기지 않는 달까. 다행히 집주인께서 지금 집은 낡고 오래돼서 원하는 대로 바꿔도 된다고 했다. 동네도 조용하고 안전한 편이라서 1층이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Q.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

나만의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 첫 번째는 ‘내 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에 대한 애착이 있다. ‘내 집, 내가 살 곳을 꾸며야지’하고 인테리어를 시작하면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나 역시 내 집을 꾸민다고 생각했으면 쉽게 인테리어를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거창하게 집을 꾸민다는 생각보다는 가고 싶은 카페나 레스토랑처럼 상업공간을 꾸민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부담을 덜어내고 나면 더 쉽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또 진짜 내 집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떠오른 아이디어를 편하게 펼쳐보이게 된다.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꿔야지, 다음에 이사 가면 다르게 해봐야지’ 하는 생각들. 멋있는 집을 만들겠다고 고민하는 시간이 아깝다. 부담은 덜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셀프 인테리어의 첫걸음이다.

 

또 하나 조언하자면 고치기 어려운 것들은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 지금 이 집도 낡은 느낌을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 빈티지한 감성이 느껴지도록 했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니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너무 힘을 쏟을 필요는 없다.

 


주방창문 앞에 나무 판을 올려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창문틀의 색깔까지 신경 쓴 디테일이 돋보인다.

 

 

Q. 처음 가구 리폼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저렴한 가구를 찾다보니 중고 가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민트색 화장대도 중고 가게에서 구입한 것이다. 콘솔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지만 겉의 색이 까지는 등 문제가 있어 리폼을 결정했다. 가구를 리폼한다고해서 대단한 작업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나 같은 경우엔 주로 페인트칠로 중고 가구를 변신시킨다.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이다.

 

화장대를 리폼할 때 민트색을 먼저 결정하고 페인트를 구입했다. 빈티지 느낌을 살리고 싶어 거친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페인트 전에 바르는 프라이머는 생략했다. 붓질하는 것이 어려워도 걱정할 필요 없다. 엉성한 붓질도 그대로 디자인이 될 수 있으니까.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기보단 나만의 것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비법이다.

 

 

Q. 자신만의 수납 노하우

나 역시 수납이 고민 중 하나다. 필요한 만큼 수납장을 두면 좋겠지만 좁은 원룸 여건상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물건을 바닥에 쌓아두자니 지저분해보이는 것이 문제다. 그럴 땐 기존의 가구를 이용해 수납공간을 만든다. 예컨대 옷장을 배치할 때 벽에 바짝 붙이지 않는다. 벽과 옷장 사이에 30cm 정도 틈을 두는 것이다. 그러면 그 부분에 훌륭한 수납공간이 생긴다. 나는 거기에 청소기나 선풍기 등을 넣어둔다. 옷장이 수납물건을 가리고 있으니 집에 놀러온 사람들이 잘 눈치 채지 못한다. 침대도 마찬가지다. 나 같은 경우엔 침대 헤드를 조금 띄워 생긴 공간에 행거를 높게 세웠다. 행거 아래쪽에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둔다. 이 역시 침대 헤드에 가려져 지저분한 수납품이 보이지 않는다.

 

가릴 수 없는 물건들은 오히려 과감하게 내보이는 것도 나만의 수납 방법이다. 물건을 가리면 가릴수록 공간이 답답해 보이기 마련이다. 좁은 원룸에서 지저분한 수납만큼 피해야 하는 것이 답답한 공간감이다. 그래서 때로는 공간감을 해치지 않도록 내보이는 수납을 택한다. 대신 예쁘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하우다. 예쁜 통에 담긴 양념을 사서 밖에 진열해놓으면 그 자체로 인테리어 오브제가 된다. 부피가 큰 쌀은 예쁜 통에 담아 보관한다. 촌스러운 쌀 포대보단 유리병에 담긴 쌀이 훨씬 보기 좋지 않은가? 가릴 수 없다면 당당히 드러내는 것도 좋은 수납방법이다.

 


주방은 하얀색과 검은색만 사용해 깔끔해 보이도록 했다. 벽에 나무 선반을 붙인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Q. 못 하나 박기 어려운 전·월세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꿀 수 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좋다. 집을 변화시키는 인테리어보단 최대한 원상복귀가 가능하게 인테리어를 한다. 집 구조나 벽지, 바닥 등은 집을 구할 때 최대한 원하는 곳을 찾도록 하고 일단 집을 구한 이후엔 내가 손댈 수 있는 부분만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집 구조를 바꾸지 않고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는 소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침구와 커튼으로 집안 분위기를 살리는 것. 원룸에서 침대와 창은 넓은면적을 차지하는 만큼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데 적격이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이나 심플한 프레임의 액자를 두는 것도 좋은 인테리어 방법이다. 벽에 못을 박을 수 없다면 그림을 바닥에 내려놓거나 서랍장이나 공간박스 위에 기대어 두는 것도 좋다. 갤러리나 작업실 같은 느낌을 낸다.

 

 

Q. 집을 꾸미고 싶은 싱글족에게 조언한다면

일단 시작해라. 집을 꾸미는 것이 사실은 돈이 많이 들거나 힘든 일이 아니다. 나도 처음엔 고민하고 걱정만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진작 하지 못한 것이 아쉽더라. 인테리어를 완전히 바꾸거나 가구를 새로 살 필요는 없다. 깨끗이 청소하고 자신이 고른 소품을 놓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싱글라이프 인테리어라는 것도 결국 그곳에서 살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바꾼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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