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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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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준비생의 외국어능력 활용한 ‘1석2조 창업’ ]
역삼동 단독주택 타이거하우스

역삼동 단독주택 2층에 자리한 타이거하우스는 영어에 능통한 유학준비생이 운영 중이다. 가정집 같이 편안한 분위기의 게스트하우스를 꾸며놓은 주인장은 활달한 성격을 무기로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타이거하우스(www.tigerhouseinseoul.com, 070-4645-4339)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단독주택 2층에 입점한 타이거하우스. 실내 계단을 통해 2층에 오르면 3개의 침실과 거실, 넉넉한 크기의 주방, 오픈된 테라스를 만난다.

 

“일주일간 머물렀는데 자유롭고 재밌었어요! 내 집에 있는 것처럼 말이죠. 특히 쌤슨이 만들어준 팬 케이크가 아주 맛있었어요. 한국에 다시오면 타이거하우스에 꼭 머물고 싶어요!”

 

평일 오전 11시 역삼동 741-8번지 주택 앞. 인도인 관광객 5명이 주택 2층에 자리한 타이거하우스를 빠져나가며 주인장에게 시끌벅적한 인사를 건넨다. 소란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배낭을 들쳐 맨 젊은 인도 청년이 2층 게스트하우스로 다시 들어선다. 취재진에게 숙박 소감을 전하고 싶어서란다.

 


1 인도 뱅갈로에서 온 청년 손님 테쥬 존(Teju John·25) 씨. 타이거하우스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또 다시 올 것을 약속했다. 2 타이거하우스의 인기 공간 테라스. 안방, 거실에서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손님들은 이곳에서 벌이는 바비큐파티를 특히 즐거워한다.

 

인도 뱅갈로에서 왔다는 청년 테쥬 존(Teju John·25) 씨는 쌤슨과 포응 후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집을 나섰다. 쌤슨은 타이거하우스 매니저 오세민(31) 씨의 영어 이름이다. 오 씨는 그들이 한국 기업의 초청으로 방문한 인도의 IT인재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초청한 팀에게 통째로 집을 빌려주면 수익 면에서도 도움이 돼요. 여러 손님을 상대하는 것보다 더 집중해서 서비스할 수 있어서 반응도 좋고요.”

 

오 씨는 오래된 단독주택 2층을 수리해 올해 7월 오픈하고, 타이거하우스라고 작명했다. 타이거를 좋아해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는 그의 우람한 체격은 남달라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대학 4학년 큰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육상선수(해머던지기)로 활약했다.

 

“어려서부터 해오던 운동을 못하게 되니까 아무것도 할 게 없더군요.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고 지금은 스위스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 와중에 영어에 흥미를 붙이게 되어 영어 강의도 하고 체육수업도 하면서, 동시에 게스트하우스까지 창업하게 됐네요.”

 

말로만 듣던 투잡, 쓰리잡 청년이다. 혹시 지나친 체력소모가 있는 건 아닐까.

“저는 100% 예약제로 운영해요. 그래야 미리 청소를 해놓고 손님도 컨트롤하고 제 시간도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거든요. 아직까지는 병행할만 합니다.”

 


 침대를 배치한 1인실과 2인실.

 

 

타국에서 만난 ‘내 집 같은 집’ 타이거하우스

타이거하우스는 오래된 단독주택 가정집의 일반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처음 이 집을 보았을때 1층에서는 식당영업이 이뤄지고 있었고, 2층은 비워둔 채로 사용하지 않아 심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그러나 오 씨는 이 낡은 집에서 여러 장점들을 찾아냈다.

 

“가정집처럼 편안한 느낌으로 가면 되겠다 싶었죠. 강남 도심 속 단독주택 2층인데도 오픈된 넓은 테라스가 있어서 답답하지 않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게 큰 장점으로 보였어요.”

 

그의 예상대로, 타이거하우스는 넓은 야외 테라스 덕에 손님을 끈다. 이곳에서 즐기는 바비큐 파티도 인기다. 바비큐 그릴을 사용하고 싶어서 예약하는 손님이 의외로 많다는 것. 바비큐 파티를 원할 경우 추가요금 15만원을 받는데, 수입이 쏠쏠하다.

 

유난히 넓은 안방도 수익창출 면에서 효자 노릇을 한다. 기준 인원 4인이 초과되면 인원당 추가요금이 붙기 때문에 단체 손님을 받을 경우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타이거하우스의 1인당 숙박요금은 5만원이고, 단체의 경우 추가 인원당 1만5000원씩 받는다.

 


오세민 씨는 게스트하우스 오픈 이후 요리와 살림이 부쩍 늘었다. 음식으로 오고가는 정이 만만치 않아서 간단한 조식이라도 팬케이크 같은 즉석요리를 차려낸다.

 

“옛날집이라 안방이 엄청 커요. 대신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처음엔 이곳에 이층 침대를 놓으려 했는데, 잘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더라고요. 그래서 비싼 이층 침대 대신 라텍스를 4~5겹씩 쌓아서 침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단체손님이 올 경우 인원에 맞게 펼쳤다 겹쳤다 하면 이 방에서 10명 이상도 거뜬히 자거든요.”

 

부엌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놓았다. 주인장이 팬케이크 같은 조식 요리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가죽소파와 긴파우치를 배치한 거실은 일반 가정집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타이거하우스의 또 다른 강점은 주인의 소통능력이다. 오 씨는 유명 어학원의 영어카페에서 대화방식으로 수업할 정도로 실력자다. “영어가 재밌어서 즐기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데는 사실 그렇게 큰 실력이 필요치 않아요. 친밀하게 회화가 되지 않아도 기본 정보만 전달할 수준이면 괜찮아요. 그보다는 손님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 마케팅을 잘해야 하죠.”

 


 넓은 안방은 많은 인원의 단체숙박객을 흡수할 수 있어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된다.

 


주인장 영어실력보다 마케팅이 더 중요해

오세민 씨가 생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성패는 영어실력보다는 마케팅에 달려 있다. 오픈 4개월간 그는 손님유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타이거하우스 홈페이지에 매달 업로드하는 정보는 그야말로 알짜다. 매주 열리는 서초동 벼륙시장 쇼핑법을 꼼꼼히 안내한다. 과천 경마장 이용방법과 즐기는 팁도 알려준다. 외국에서 흔치 않은 경험거리라 인기가 있다. 한옥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을 위해 한강변에 자리한 대장장이 마을을 발굴해 소개하기도 한다. 이 정보는 페이스북에 연동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초청 비즈니스맨들을 유치하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인의 요청으로 외국 인사들의 의전을 맡아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씨는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위해 도시민박업 코디네이터 과정도 수료했다. 함께 수료한 수강생 대다수가 40~50대에, 70~80대까지 분포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창업지원금을 저리로 대출해준다고 해서 갔는데, 일반 신용대출과 조건이 다르지 않아서 실제 대출은 잘 일어나지 않더군요. 그 대신 수업을 들어보니, 망하지 않는 법을 잘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집 물색하고 한달 만에 오픈했지요.”

 

도시민박은 꼼꼼하게 준비할수록 성공 확률도 높다고 당부한다. 얼렁뚱땅 넘어가려하면 안되고, 하나에서 열까지 정확하게 준비하고 손님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 시작 전 걱정했던 사소한 일들이 나중에는 문제가 되어 게스트하우스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침실은 하룻밤만 자도 무조건 커버를 벗겨서 세탁해야 한다. 한번 지나치기 시작하면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다. 날파리 한 마리에도 손님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청소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작은 원칙들을 지켜나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집의 컨디션이나 집주인의 성향을 잘 알고 그것이 좋아서 오는 손님을 받아야 주인도 편안해요. 저의 활달한 스타일을 알고 그것이 좋아서 찾아온 손님을 만났을 때 제일 행복하답니다.”

 

7월2일 오픈 이후 월평균 수익은 200만원대. 물론 성수기에 오픈해서 무난한 출발을 했다. 처음 오픈할 때만 해도 역삼동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는 3~4곳에 불과했는데, 몇 달 사이 배 이상 늘어났다. 앞으로의 변수는 주중 손님 유치다. 게스트하우스 수익률은 알려진 시간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기에 오 씨는 큰 조바심을 갖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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